“AI는 자동화가 아닌 조직 지능”… 기계연, 일본 제조 AX 전략 주목

이재형 2026. 5. 14.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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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동차 산업 AX·DX 전략 분석 보고서 공개
토요타·혼다, 사람·AI·현장 결합한 협업형 AI 확산
생성형 AI 활용해 설계·품질검사까지 적용 범위 확대
일본 정부, SDV·AI·반도체 통합한 국가 전략 추진
혼다 멀티 AI에이전트가 지식을 선택・갱신하며 협업적 추론을 수행하는 동적 지식 통합 개념도. 한국기계연구원

일본 제조업이 인공지능(AI)을 공장 자동화 도구에서 조직 운영체계로 바꾸는 전략에 속도를 내는 등 AI가 진화하면서 글로벌 제조업 경쟁도 기술 중심에서 조직 지능 중심으로 이동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기계연구원은 일본 자동차산업의 AI 전환(AX)과 디지털 전환(DX) 전략을 분석한 ‘기계기술정책 제123호, 일본 제조 AX 현황과 시사점 - 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를 14일 공개했다.

보고서는 일본 자동차산업이 AI를 단순 자동화 기술이 아닌 보조지능(Auxiliary Intelligence)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제조업의 핵심 변화는 ‘사람×AI×현장’ 결합 구조로, 미국과 중국이 플랫폼·데이터 중심 AI 경쟁에 집중하는 반면 일본은 현장 지식과 조직문화를 AI와 결합하는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다.

대표 사례로 토요타는 현장 작업자가 직접 앱과 AI를 개발하는 ‘시민개발(Citizen Development)’ 체계를 도입했다.

이는 현장 엔지니어가 외부 개발자 없이도 필요한 AI 도구를 직접 만드는 구조다.

토요타 타하라 공장은 마이크로소프트 파워 플랫폼 기반으로 현장 중심 디지털 전환을 추진, 현재 40개 이상의 앱을 작업자들이 직접 개발·운영 중이다.

이에 보전 작업관리 앱은 기존 평균 작업시간을 16분에서 7분으로 줄고 월 95시간의 작업시간 절감 효과도 거뒀다.

위험 제안서 관리 앱은 종이 기반 업무를 디지털화해 사고 위험 패턴을 자동 분석하도록 바꿨다.

혼다는 현장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현장 DX’를 추진하고 있다.

생산 현황과 품질 데이터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가시화 시스템을 구축했고, 전사 기준 약 242만 시간의 공수 절감 효과를 기록했다.

특히 일본 제조업은 AI를 조직문화와 결합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토요타는 ‘오오베야(O-Beya)’라는 집단 토론 문화를 생성형 AI로 재현했다.

숙련 엔지니어들의 암묵지를 AI에 축적해 설계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800명의 엔지니어가 실제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혼다 역시 ‘와이가야(Waigaya)’라는 자유토론 문화를 멀티에이전트 AI 시스템으로 구현했다. 복수 AI가 서로 토론하듯 협업하며 설계 문제를 해결하는 구조로, 이 기술을 국제 AI 학회 ICLR 2025에 발표해 기술 경쟁력도 인정받았다.

AI 활용 범위도 공장 자동화를 넘어 제품 설계 단계로 확대되고 있다.

혼다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자동차 전면부 디자인을 자동 생성한다.

자연어 지시만으로 수분 안에 다양한 3차원 설계안을 만들 수 있다.

토요타는 ‘CAE×AI’ 기반 설계 자동화 체계를 구축했다.

설계 데이터와 시뮬레이션 결과를 AI가 학습해 새로운 차량 형상의 성능을 빠르게 예측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설계 반복과 재작업을 줄이고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있다.

생산 현장에서는 AI 품질검사도 확대되고 있다.

토요타는 자동변속기 핵심 부품 균열 검출에 AI를 적용해 누락률 0%를 달성했고, 기존 2교대 시각검사 인력도 없앴다.

혼다는 소량 데이터만으로 학습 가능한 저샘플 AI 검사 기술을 도입, 엔진 부품 결함 검출에서 100% 검출률과 88% 분류 정확도를 기록했다.

일본 정부도 자동차 산업 AX를 국가 전략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모빌리티 DX 전략 2025’를 통해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AI, 반도체, 데이터 인프라를 통합 지원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2035년까지 일본 자동차 기업의 글로벌 SDV 시장 점유율 30% 달성이 목표다.

보고서는 한국 제조업이 현재 로봇과 디지털트윈 중심 ‘피지컬 AI’ 전략에 집중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일본식 인간 중심 AX 모델과 결합한 하이브리드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철후 기계연 책임연구원은 “일본은 AI를 도입한 것이 아니라 조직 자체를 AI 중심으로 재설계하고 있다”며 “앞으로 제조 경쟁력은 기술 자체보다 조직이 AI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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