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없었다” 정원오 폭행사건 녹취 튼 주진우…정 “허위조작”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31년 전 폭행 사건을 둘러싼 진실 공방이 서울시장 선거 돌발 변수로 급부상했다. 당시 폭행 동기를 놓고 정 후보는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견해 차이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국민의힘 측에서 이를 부정하는 의혹을 잇따라 제기하고 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1995년 발생한 폭행 사건 피해자의 육성 녹취를 공개했다. 주 의원은 “정 후보는 피해자가 5·18과 관련해 잘못된 언행을 해 때렸다고 변명한다”며 “피해자를 두 번 죽이는 2차 가해”라고 주장했다. 35초 분량의 녹취에는 “5·18 논쟁이 붙었던 건 없다. (정 후보가) 사과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담겼다. 국회 보좌진 출신인 피해자가 최근 지인과 나눈 대화 내용을 주 의원이 제보받은 것이라고 한다.
정 후보는 지난해 12월 폭행 사건이 논란이 되자 “5·18 관련 언쟁이 벌어져 폭행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당시 정 후보는 출동한 경찰관 2명에게도 폭력을 행사해 폭행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에 대해 주 의원은 “5·18 관련 언쟁 때문이 아니라 술집 여종업원에 대한 정 후보의 외박 요구가 범죄의 동기로 보인다”며 “성매매 요구를 한 것인가, 그것 때문에 민간인을 폭행하고, 공권력을 짓밟은 것인가”라고 공격했다.
국민의힘 투톱도 거들었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주폭’ 후보도 안 되지만 거짓말까지 하면 즉각 퇴출 대상”이라고 후보 사퇴를 요구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정 후보가 폭력을 미화하기 위해 5·18을 이용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성평등가족위원회 위원들은 “성매매 강요 의혹 규명을 위해 국회 회의를 즉각 소집하라”고 촉구했다.
전날에는 김재섭 의원이 1995년 10월 양천구의회 속기록을 근거로 정 후보의 ‘유흥업소 여종업원 외박 강요’가 폭행 동기였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14일 페이스북에 “정 후보는 5·18을 명분 삼았던 자신의 변명이 거짓임을 알고, 허위사실 공표 처벌을 두려워한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는 “허위 조작”이라고 일축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그는 이날 오전 한국신문방송편집인회의 포럼에서 ‘5·18 논쟁은 없었다’는 피해자 녹취록에 대해 “명백히 (판결문 등에) 나와 있다. 조작해서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겠지만, 돌아오는 것은 법의 심판”이라고 했다. 그는 성매매 강요 의혹에 대해선 “(구의회 속기록에 있는) 일방적인 주장이 법원 판결문보다 더 높은 효력을 갖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정 후보 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인 이해식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 판결문과 당시 언론 보도는 해당 사건이 5·18 관련자 처벌을 둘러싼 정파 간 다툼에서 비롯됐음을 명백히 입증하고 있다”며 “판결문 어디에도 없는 성매매 운운하며 허위 사실을 덧씌웠다”고 했다. 이어 “김재섭 의원을 허위사실 공표죄로 고발했고, 주 의원 망언 역시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1996년 7월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에서 선고한 정 후보 판결문에는 ‘정치 관계 이야기 등을 나누다가 서로 정파가 다른 관계로 언성이 높아지면서 다툼이 됐다’고 쓰여 있다.
폭행 사건 당시 동석했던 김석영 전 양천구청장 비서실장도 이날 입장문을 통해 “당시 5ㆍ18을 둘러싼 논쟁 끝에 폭행을 주도한 것은 저였다”며 “정 후보는 상황을 수습하려다 사건에 휘말린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도 정 후보를 엄호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이날 “거짓에 거짓을 더하는 흑색선전”이라고 했고,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거짓으로 선동하고 정 후보에게 어떻게든 부정적 이미지를 씌우려 한다”고 비판했다.

김규태 기자 kim.gyut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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