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1조4000억 대박 터졌다…‘한끼 만원’ 런치플레이션에 웃은 이곳

지난 13일 오전 11시30분 서울 종각역 인근 롯데리아는 점심을 먹으러 온 주변 직장인들로 붐볐다. 회사 동료 4명과 함께 이곳을 찾은 이민정(31)씨는 “주변 식당 점심 가격대가 1만~1만5000원 정도인데 매일 먹어야 하니 부담이 안 된다면 거짓말”이라며 “햄버거 세트는 1만원 이하로 즐길 수 있어 가성비 좋은 한 끼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몇년간 ‘런치플레이션’(점심 외식비 상승)이 심화하면서 햄버거가 가성비 메뉴로 새삼 주목받고 있다. 14일 행정안전부 외식비 가격 현황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 지역의 칼국수 1인분 평균 가격은 1만38원으로 두달째 1만원을 웃돈다. 냉면(1만2615원), 비빔밥(1만1692원) 등은 이미 1만원을 넘어선지 오래다. 지난해 외식 물가는 2020년 대비 24.7%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 물가 상승률(16.6%)보다 높다.
버거매장을 찾는 소비자들은 할인 혜택이 집중된 점심시간대를 적극 활용한다. 롯데리아는 지난해부터 ‘리아런치’ 운영 시간을 30분 연장해 오전10시30분부터 오후2시까지 정상가보다 약 14% 할인된 가격에 제공한다. 가장 저렴한 데리버거의 경우 단품이 3700원, 세트도 5400원에 불과하다. 맥도날드도 대표 메뉴인 빅맥 세트를 점심 시간에는 15% 할인된 6500원에 판매한다. 치즈버거 세트는 5000원이다. 버거킹에서 가장 저렴한 상품은 비프불고기 세트로 5500원이다. 시그니처 메뉴인 와퍼 세트는 9600원인데 신규회원에게는 50%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이는 버거업계가 저가 할인을 내세워 가성비 수요를 흡수하려는 마케팅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명목 소득보다 외식비 부담이 더 크게 늘다 보니 소비자들이 지출을 계획적으로 통제하기 위해 가성비 메뉴를 더 찾는 것 같다”며 “1인ㆍ맞벌이 가구 수요를 중심으로 외식 시장은 계속 커지겠지만, 가성비를 만족시켜야 살아남기 유리한 환경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햄버거를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버거업계 실적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 한국맥도날드는 지난해 매출 1조4310억원, 영업이익 732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각각 14.5%·523% 가량 증가한 수치다. 롯데리아 운영사인 롯데GRS는 지난해 매출 1조1189억원, 영업이익 511억원으로 각각 12.4%·30.6%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롯데리아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선 건 2017년 이후 8년 만이다. 버거킹을 운영하는 BKR도 지난해 매출 8922억원, 영업이익 429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2.6%, 영업이익은 11.7% 늘었다.

외식업계 지형도도 변화 조짐이다. 국가데이터처 전국사업체조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국 외식 사업체는 78만 8862개로 2023년(79만 3586개) 대비 0.6% 하락했다. 2021년부터 4년 연속 감소하는 추세다. 한편 피자·햄버거 및 치킨 전문점은 6만6326개로 전년 대비 0.1% 증가했다.
식사와 후식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실속형 뷔페도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 종로의 한 대기업에 재직 중인 김선호(41)씨는 13일 부서원 15명과 회사 인근의 뷔페 ‘테이크’를 찾았다. 이곳의 평일 점심 가격은 성인 기준 2만3900원. 김씨는 “요즘은 저녁보다 점심 회식을 선호하는 추세인데 인당 2만원대에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종종 뷔페를 찾는다”고 말했다.
BC카드에 따르면 올해 1~4월 뷔페업종 가맹점 카드매출액과 매출 건수는 각각 전년동기 대비 23.5%, 21.2% 증가했다. 2022년 이후 연평균 15%, 9%씩 증가하며 높은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같은 기간 국내 요식업종 가맹점 전체 카드매출액이 연평균 2.3%씩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세종=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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