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용돌이치는 걸프국…네타냐후 “극비 방문”에 진땀 난 UAE
중동 전쟁의 불안한 휴전 속에서 이란을 겨냥한 걸프국의 움직임이 잇따르는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했다는 이스라엘 측 발표가 나왔다. 그러나 UAE 측은 이를 전면 부인하며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중동 정세가 그만큼 복잡해졌단 방증이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13일(현지시간) “‘포효하는 사자(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군사작전) 작전’ 기간 네타냐후 총리가 비밀리에 UAE를 방문해 모하메드 빈 자야드 알 나흐얀(MBZ) 대통령과 회담했다”고 발표했다. 2020년 UAE·바레인이 이스라엘과 국교를 맺은 ‘아브라함 협정’ 이후 양국 정상 간 첫 공식 대면 회담이다.
총리실은 “이번 방문은 이스라엘과 UAE 관계의 역사적 돌파구를 마련한 것”이라며 양국 간 안보 협력을 과시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지브 아그몬 전 총리실 대변인은 “MBZ 대통령이 직접 차를 몰고 비행기 앞까지 마중 나와 궁전까지 총리를 안내했다”며 “왕의 예우를 받았다”고 밝혔다. 방문 날짜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로이터통신은 회담이 지난 3월 26일 오만 접경 도시 알 아인에서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주목할 점은 UAE 측 반응이다. UAE 외교부는 즉각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과의 모든 관계는 아브라함 협정이라는 투명한 틀 안에서 공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네타냐후의 ‘극비 방문’을 전면 부인했다. 이어 “공식 발표 없는 비공개 방문 주장은 근거 없는 낭설”이라며 거세게 경고했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주도의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탈퇴하는 등 미국·이스라엘과 밀착하는 모습을 보여온 UAE가 이스라엘 측 발표를 공개 반박한 것은, 더욱 복잡해진 중동 정세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불안한 휴전 속에서 걸프국들이 이란 본토를 공격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어 중동 전체가 전쟁에 더욱 깊숙이 빨려들어가는 양상이다. 미·이스라엘과의 ‘돈독한 관계’가 부각될수록, 휴전 종료 시 UAE는 이란의 강한 보복을 받을 수 있다. UAE는 전쟁 발발 이후 이란의 공격을 가장 많이 받은 걸프국이기도 하다.

실제 지난 1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UAE가 4월 초 이란 라반섬 정유시설을 공습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 사우디가 지난 3월 말 이란의 공격에 대응해 이란 본토를 여러 차례 비밀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쿠웨이트, 바레인에서도 크고 작은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이란도 보복 가능성을 직접 언급했다.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X(옛 트위터)를 통해 “(이스라엘과의 만남은) 지역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는 어리석은 도박”이라며 UAE를 강하게 비난했다.

내부 불만도 문제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은 “가자 전쟁 이슈가 UAE 국내 정치에 부담이 되고 있다”며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민간인까지 집단 처벌해 너무 많은 사상자를 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UAE 국민의 반이스라엘 정서가 꽤 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란의 드론·미사일 공격을 막는 과정에서 이스라엘 측 방공 지원이 실질적 도움이 됐기에 “양가감정이 존재할 것”이라고 장 센터장은 짚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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