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위원회 61%, 성별 기준 미달... 즉각 개선하라"

장재완 2026. 5. 14.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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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여성단체연합 "여성위원, 0% 위원회도 23개... 양성평등기본법 외면한 구조적 차별"

[장재완 기자]

 대전광역시청사
ⓒ 오마이뉴스 장재완
대전여성단체연합이 대전광역시 각종 위원회의 성별 불균형 운영 실태를 지적하며, 대전시에 즉각적인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전여성단체연합은 14일 성명을 내고 "대전광역시는 양성평등기본법을 외면한 성별 불균형 위원회 운영을 즉각 개선하라"며 "위원회 61%가 법정 기준에 미달하고, 여성 위원이 단 한 명도 없는 위원회가 23개나 운영되고 있는 현실은 여성 시민의 정책 참여를 가로막는 구조적 차별"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성명은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가 지난 13일 발표한 '대전광역시 위원회 운영 실태 분석 및 회의공개 조례 제정 촉구 보고서'를 바탕으로 나왔다.

대전여성단체연합은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보고서는 충격적인 현실을 드러냈다"며 "대전광역시 위원회 여성 위원 참여율이 5년째 법정 권고 기준인 40%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성평등기본법 제21조 2항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위원회를 구성할 때 위촉직 위원의 경우 특정 성별이 위촉직 위원 수의 10분의 6을 초과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전여성단체연합은 "이는 권고가 아니라 법적 의무"라며 "그럼에도 대전광역시는 이를 5년째 묵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전시 위원회의 평균 여성 위원 참여율은 2021년 30.6%에서 2026년 31.5%로, 5년 동안 0.9%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여성 위원 비율이 40%에 미달한 위원회는 위원 구성 정보가 확인된 198개 위원회 가운데 121개로, 전체의 61.1%에 달했다. 또한 여성 위원이 한 명도 없는 0% 위원회도 23개, 전체의 9%로 나타났다.

반면 여성 위원 비율 40% 이상을 달성한 위원회는 2021년 32.9%에서 2026년 30.2%로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대전여성단체연합은 "5년이 지났음에도 자율적인 개선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은 대전광역시가 성별 균형을 위원회 운영의 실질적 원칙으로 삼을 의지 자체가 없음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라며 "이는 더 이상 행정의 사소한 미비가 아니라 여성 시민의 정책 참여를 조직적으로 가로막는 구조적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자치구 위원회 설치 조례보다 대전시 본청이 더 미흡"

또한 대전광역시 본청 조례가 자치구 조례보다 미흡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대전여성단체연합은 "대전 중구·동구·유성구·대덕구의 위원회 설치 및 운영 조례는 위촉직 위원 구성 시 특정 성별이 60%를 초과하지 않도록 명시하고 있다"며 "그러나 정작 대전광역시 본청의 위원회 설치 및 운영 조례는 성별·지역별·직능별로 위원이 균형 있게 포함되도록 해야 한다고만 규정할 뿐, 특정 성별 60% 초과 금지라는 수치 기준은 두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자치구에서도 지키는 것을 광역시가 외면하고 있다는 것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책임 포기의 문제"라고 비판했다.

대전여성단체연합은 위원회가 도시계획, 보건복지, 환경관리, 산업경제 등 시민의 일상과 직결된 정책을 심의·자문하는 핵심 기구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들은 "특히 건설교통, 도시계획, 안전관리 등 여성 참여가 저조한 분야는 여성의 생활 안전, 이동권, 돌봄 인프라와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며 "이러한 의사결정 구조에서 여성의 목소리를 배제하는 것은 대전 시민 절반의 필요와 관점을 정책에서 지워버리는 행위"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성 위원의 부재는 단순한 구성의 문제가 아니라 정책 품질의 저하이며, 그 피해는 시민 전체가 떠안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성 위원 비율 40% 의무화, 조례로 명문화해야"

대전여성단체연합은 대전시에 네 가지 조치를 요구했다.

우선 여성 위원 비율 40% 의무화를 조례로 즉각 명문화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양성평등기본법에 명시된 법적 의무를 대전광역시만 거부할 권한은 없다"며 "'권고'로 둔갑시킨 채 5년을 방치한 것에 대해 시는 즉각 응답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여성 위원 0% 위원회 23개에 대한 실태 조사와 구체적 개선 계획 수립, 위원회별 성별 구성 현황의 정기적 공표와 개선 목표치 명시, 여성 전문가 풀 구축 등 적극적 조치 시행도 요구했다.

대전여성단체연합은 "시민이 감시할 수 없다면 행정은 책임도 지지 않는다"며 "선언만으로는 부족하고, 여성 위원 발굴과 참여를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제도적 장치를 지금 당장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앞으로도 위원회 성별 균형 현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대전광역시의 제도적 개선을 촉구할 것"이라며 "시민을 대표하는 위원회가 시민의 절반인 여성을 실질적으로 대표해야 한다는 원칙은 협상의 대상이 아닌 민주주의의 기본 요건"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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