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게임, 내수 졸업했다…1분기 실적이 보여준 '글로벌 전환' [엑's 이슈]

(엑스포츠뉴스 유희은 기자) K게임 빅게임사들의 해외 매출 비중이 일제히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13일 엔씨의 실적 발표를 끝으로 막을 내린 2026년 1분기 어닝 시즌에서, 펄어비스·넷마블·엔씨·웹젠 등 주요 게임사들이 전 분기 대비 해외 매출 비중을 동시에 끌어올린 것이다.
K게임의 매출 구조가 내수에서 해외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다.

방아쇠를 당긴 것은 펄어비스다. 펄어비스는 2026년 1분기 매출 3,285억 원, 영업이익 2,121억 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세웠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9.8%, 영업이익은 2,584.8% 늘었다. 신작 '붉은사막'이 모든 숫자를 견인했다.
1분기 붉은사막 단일 매출만 2,665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81%에 달했고, 해외 매출 비중은 94%까지 치솟았다.
이 중 북미·유럽 비중이 81%로, K게임 콘솔·PC 대작이 서구권에서 통한다는 사실을 숫자로 보여줬다. 펄어비스가 7년에 걸쳐 자체 개발한 게임 엔진 '블랙스페이스 엔진'의 기술 경쟁력이 입증된 결과다.

다른 게임사들도 비슷한 흐름을 탔다. 7일 실적을 발표한 넷마블은 1분기 매출 6,517억 원, 영업이익 531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 대비 해외 매출 5,122억 원으로 비중 79%를 차지했고, 그중 북미가 41%로 가장 컸다. 한국 비중은 21%까지 내려갔다.

4월 30일 발표한 크래프톤은 매출 1조3,714억 원, 영업이익 5,616억 원으로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펍지(PUBG) IP 프랜차이즈 매출이 분기 기준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어섰는데, PUBG가 본질적으로 글로벌 IP인 만큼 매출 대부분이 해외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인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BGMI)의 결제 이용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17% 늘며 신흥 시장 공략도 성과로 이어졌다.

엔씨도 흐름에 올라탔다. 13일 발표한 1분기 실적은 매출 5,574억 원, 영업이익 1,133억 원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070% 급증했다. 해외 매출 비중은 지난해 1분기 35%에서 올해 42%로 7%포인트 확대됐다.
'아이온2'와 '리니지 클래식' 흥행이 PC 게임 부문 역대 최대 분기 매출(3,184억 원)을 만들었고, 하반기 아이온2의 북미·남미·유럽·일본 글로벌 서비스 개시를 앞두고 있어 해외 매출 비중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웹젠은 빅게임사 중 매출 규모는 작지만 변화 폭은 컸다. 12일 발표한 1분기 매출 393억 원, 영업이익 53억 원으로 절대 수치는 감소했지만, 해외 매출 비중이 처음으로 51%를 돌파해 국내 매출을 추월했다.
한편 일본 도쿄증권거래소 상장사인 넥슨은 발표 시점이 한국 게임사와 다르지만, 가이던스 기준 1분기 매출 1조3,973억~1조5,229억 원, 영업이익 4,752억~5,675억 원을 제시한 상태다.
4분기 출시한 '아크 레이더스'의 서구권 흥행이 이어지면서 북미·유럽 매출이 4배 가까이 늘어난 점도 같은 맥락을 따른다.
K게임의 해외 매출 신기록 행진은 단순한 한 분기의 깜짝 성과로 보기 어렵다. 펄어비스의 '붉은사막', 넥슨의 '아크 레이더스', 크래프톤의 PUBG와 인도 BGMI까지, 콘솔·PC·모바일 전 플랫폼에 걸쳐 해외 이용자를 노린 작품들이 동시에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게임 시장이 둔화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글로벌에서 통하는 IP를 만들어내지 못한 중견 게임사들은 같은 분기 적자를 기록하며 양극화가 심화된 점도 이런 변화를 보여준다.
콘솔·PC 대작의 글로벌 흥행, 라이브 서비스 운영 노하우, 신흥 시장 진출이 동시에 작용하며 K게임의 매출 구조가 바뀌고 있다.
하반기 엔씨 '아이온2'의 북미·유럽 진출, 펄어비스 '붉은사막' DLC, 넷마블 신작 라인업 5종 출시 등 글로벌 무대에서의 성과 확장이 예고된 만큼, K게임의 해외 매출 비중은 한층 높은 수준에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사진 = 펄어비스, 넷마블, 크래프톤, 엔씨, 웹젠
유희은 기자 yooheeki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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