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전!” 순식간에 사라진 탄도미사일…중동 스타 된 천궁 부대
“전투대기! 전투대기!”
13일 오후 3시 50분, 적 탄도미사일 발사 탐지를 뜻하는 요란한 사이렌 소리가 귀를 때렸다. 사이렌이 울리자마자 미사일방어사령부 예하 방공부대의 발사반 요원 세 명이 천궁-Ⅱ 발사대로 전력질주했다.
“교전!”
작전통제장교의 발사 명령에 따라 교전통제소가 모의 발사 버튼을 눌렀다. 레이더 속 가상의 탄도미사일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란 전쟁에서 첫 실전 데뷔한 천궁은 우리 군 대북 방어의 주축이다. 공군은 이날 경남 사천기지의 천궁-Ⅱ 운용 부대를 취재진에 공개했다.
공군 관계자는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된 천궁이 올해 초 중동 전쟁에 투입돼 이란의 대규모 탄도 미사일 복합 공격에 대응했다”면서 “한국 무기 체계가 실전에서 적 미사일을 직접 격추한 첫 사례”라고 밝혔다. 이란 전쟁에서 천궁이 이란의 미사일 요격에 성공했다는 사실을 군 차원에서 공식 확인한 건 처음이다. 천궁의 요률은 90%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이란전을 기점으로 UAE 외에도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주요 국가들의 천궁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고 한다.
중동에서 위력을 확인한 천궁-Ⅱ는 적의 항공기·탄도미사일 대응이 가능한 중거리·중고도 지대공 유도무기체계다. 15~20㎞ 상공에서 미사일 요격을 시도한다. 콜드런치 방식으로 비행 중 측추력기로 자세와 방향을 조정해 전방위 교전을 하고, 고기동 표적에도 대응할 수 있다.

전국 30여곳의 군 부대에 분산 배치된 천궁-I·Ⅱ포대는 이미 패트리엇 포대를 넘어서 명실상부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DM)의 주축이다.
다만 북한이 타격 수단을 자폭드론과 순항미사일 등으로 다양화하고 있는 건 유의할 대목이다. 이들의 동·서해를 통한 대규모 침투는 여전히 위협적일 수 밖에 없다. 이와 관련, 공군 고위 관계자는 “우리 군은 자폭드론 피해가 컸던 우크라이나와 달리 대공포 등 근접 방어 체계가 부대별로 촘촘한 편”이라며 “군도 최근 전장 환경을 반영해 10년 전 도태시키려 했던 대공포들을 재배치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C-130 수송기로 사천 이동…KF-21 시험 비행도

같은 날 공군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국산 초음속 전투기의 시험 비행 장면과 양산 조립동도 공개했다.
오후 2시 27분, 제3훈련비행단의 활주로 끝에는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 시제기와 KF-16 전투기가 나란히 서 있었다. 곧이어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 블록 II의 시험 비행과 KF-16의 비행 시연이 동시에 이뤄졌다. KF-21 블록 II는 양산에 돌입한 블록 1에 비해 공대지 무장력을 강화한 게 특징이다.
“클리어 포 테이크 오프(Clear for Take-off)!”
관제탑의 이륙 허가가 떨어지자 KF-21 전투기 쌍발 엔진이 순식간에 출력을 높였다. ‘쏴아아-’하며 심장을 두드리는 엔진 굉음과 함께 활주로를 질주한 KF-21은 10여초 만에 가뿐히 하늘로 솟아 올랐다. 곧이어 KF-16도 단발 엔진의 화염을 뿌리며 KF-21의 뒤를 따랐다.

4.5세대급 다목적 전투기인 KF-21은 양산 1호기가 지난 3월 25일 출고됐고, 최근 전투적합판정을 받았다. 오는 9월 공군 인도를 앞두고 있다. 공군은 올해 생산된 8대의 초도 물량을 받게 된다. 내년 노후 기종인 F-5 전투기가 퇴역하면, 전투기 세대 교체를 본격적으로 이끌 전망이다.
이날 공군 비행단과 다리 하나 건너 사이 거리에 있는 제조사 KAI의 양산 조립동에선 20대 KF-21이 제작되고 있었다. KF-21은 기수와 몸통, 꼬리 등 세 개 파트를 각각 만든 뒤 접합한다. 접합부를 A4용지 4분의 1 얇기 오차로 연결할 만큼 정교한 기술을 보유했다는 게 KAI의 설명이다. 국산화율 65% 이상으로, KAI는 “엔진 빼곤 거의 국산 기술”이라고 밝혔다.
KAI 김종출 사장은 “인도네시아 수출 분을 비롯해 KF-21의 잠재 수출 물량은 200대 이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KAI는 향후 항전 장비와 스텔스 기능을 강화한 KF-21EJ, K-21EX 까지 개발하겠다는 구상이다.
KF-21 개발로 한국이 세계 8번째 초음속 전투기 개발 국가가 됐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그러나 이제 막 첫 단추를 꿴 거란 시각도 군 안팎에는 있다.

미국의 F-15 기종과 같이 반세기에 걸쳐 성능을 검증·개선해 온 ‘형님 전투기’들에 비하면 KF-21은 이제 갓 사회에 첫 발을 디딘 초년생으로 볼 수 있어서다. 전력화 이후 공군의 실제 운용을 거쳐 꾸준히 성능 개선과 안정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KF-21 블록 I은 현재 공대공 무장만 국산화돼 있다. 북한의 지상 표적을 제거하기 위해선 공대지 능력이 핵심인데, 이를 보완한 블록 II는 2029년부터 2032년까지 전력화할 계획이었다. 그나마도 예산 압박으로 방위사업청은 2036년까지 블록 II의 전력화 완료 시점을 늦춰달라고 공군에 요청한 상황이다.
■ 더중앙플러스-이런 기사도 있어요
「 “전쟁 끝나도 30년은 오른다” ‘K방산 ETF 아버지’ 계좌 깠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17581
」
사천=이유정·심석용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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