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천만 컴퓨터실 교사가 치우겠다는데 '안 된다'는 학교...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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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일, 설레는 마음으로 충남 부여의 A중학교에 발령받은 교사 B씨.
B씨는 "모든 교육감 후보가 교사를 행정 업무에서 구하겠다고 공약하지만, 정작 이를 실현할 구체적인 방법을 말하는 후보는 없다"라며 "법과 제도를 아무리 만들어도 학교 현장의 무사안일과 관행이 바뀌지 않는 한 교사들은 여전히 '행정 독박'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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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규상 대전충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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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여 A중학교 컴퓨터실에 쌓여 있는 노후 기자재. 하지만 노후기자재 처리를 놓고 해당 학교 교사와 학교 측이 2개월 넘게 갈등을 벌이고 있다. |
| ⓒ 제보사진 |
B씨는 부임 직후 2주간 청소와 정리, 노트북 세팅에 매달렸다. 수업 환경을 복구하기 위해서였다. 문제는 '고철 덩어리'가 된 노후 기자재의 처리였다. B교사는 3월 중순부터 컴퓨터실 내 노후 기자재의 불용 처리와 창고 이동을 정식 요청했다. 학생들의 통행 불편과 안전사고 위험이 크다는 판단에서였다.
'충청남도 교육비특별회계 소관 물품관리 조례'에 따르면 불용품 처리의 결정 권한은 '물품관리관'에게 있다. 그러나 행정실 측은 B교사에게 "불용 처리의 근거가 될 업체 견적서를 직접 확보해 오라"고 요구했다. 또한 견적서 첨부를 통한 불용 결정이 나기 전까지는 기자재를 컴퓨터실 밖으로 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B씨는 "교사가 불용 의뢰를 하면 행정실에서 상태를 판단해 폐기나 매각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상식"이라며 "수천만 원대 기자재의 불용 여부를 결정할 '전문가 의견(견적서)'을 교사에게 받아오라는 것은 권한 밖의 일을 강요하는 부당한 요구"라고 반발했다.
갈등이 2개월 넘게 지속되던 가운데, 지난 8일 교장의 지시에 따라 우여곡절 끝에 불용 의뢰 공문을 시행했으나, 이번에는 해당 학교 행정실장이 '결재 라인에서 자신을 제외하라'라며 결재를 거부했다. 이유는 조례에 명시된 '물품관리관'이 누구인가에 대한 해석의 차이였다. 행정실 측에서는 조례에 있는 '물품관리관'은 학교장이라는 의견이다.
결국 B씨는 교육청과 국민신문고에 해당 관리자들을 '소극 행정'으로 민원을 제기했다. 학생들의 학습권과 안전을 위해 시작한 일이 두 달간의 감정 소모와 갈등으로 번진 것이다.
학교 측은 뒤늦게 부여교육지원청에 조례상 '물품관리관'의 범위에 대한 유권해석을 의뢰했다. 다만 수업 방해와 안전사고 위험을 고려해, 내주 중 업체에 의뢰해 해당 기자재를 다른 공간으로 옮기기로 했다.
학교 측 "정확한 판단 위해 유권해석 의뢰... 비품 옮긴 뒤 후속 절차 밟을 예정"
학교 관계자는 "학교 측에서 갈등조정을 위해 행정실장과 교사를 면담하고 정확한 판단을 위해 다른 학교 사례를 알아봤지만 제각각이어서 유권해석을 의뢰한 것"이라며 "일단 학생 안전을 위해 비품을 이동시킨 뒤 상급 기관의 유권해석 결과에 따라 후속 행정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여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현재 경리팀과 총무팀이 관련 조례 및 법령 검토를 통해 업무 분장과 절차에 대한 유권해석을 진행하고 있다"라며 "가능한 신속하게 판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B씨는 "모든 교육감 후보가 교사를 행정 업무에서 구하겠다고 공약하지만, 정작 이를 실현할 구체적인 방법을 말하는 후보는 없다"라며 "법과 제도를 아무리 만들어도 학교 현장의 무사안일과 관행이 바뀌지 않는 한 교사들은 여전히 '행정 독박'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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