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폼 시대 역행하는 엔믹스, 묵직한 사운드로 차별화
[김상화 기자]
|
|
| ▲ 미니 5집 'Heavy Serenade'를 발표한 엔믹스(NMIXX) |
| ⓒ JYP엔터테인먼트 |
"실력은 좋지만 난해하다", "대중성이 부족하다" 등의 부정적 평가가 뒤따랐지만, 엔믹스는 자신들만의 방법론을 끝까지 고수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Blue Valentine'을 통해 비평가와 대중 모두를 자신들의 편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이제는 "믿고 듣는 그룹"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한 엔믹스가 새로운 도전을 담은 작품으로 또 한 번의 도약에 나섰다.
지난 11일 발매된 미니 5집 <Heavy Serenade>는 제목부터 제법 의미심장하다. 좀처럼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단어를 하나로 묶은 이름처럼, 이번 음반 역시 다양한 장르를 관통하는 실험이 이어진다. 오히려 전작의 성공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기보다 새로운 화법으로 스스로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음을 입증하고 있다.
|
|
| ▲ 엔믹스 'Heavy Serenade'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
| ⓒ JYP엔터테인먼트 |
빠른 중독성과 숏폼 챌린지에 최적화된 단순 반복형 구성이 주류가 된 요즘 케이팝 시장에서 엔믹스는 오히려 묵직한 사운드와 밀도 높은 악곡 전개로 차별화를 시도한다. 심장 깊숙한 곳에서 터져 나오는 벅찬 감정을 담아낸 후렴구 멜로디는 음악팬들의 뇌리에 "엔믹스표 믹스팝이란 이런 것이야!"를 뚜렷하게 각인시킨다.
"커진 심장 소릴 들어봐 / 영원히 기억될 이 순간 / 가사가 된 꽃잎들을 봐 / 이미 넌 불러본 멜로디"
특히 대세 싱어송라이터 한로로가 단독 작업으로 완성한 노랫말은 'Heavy Serenade'가 지닌 서정성을 극한까지 끌어올린다. 사실상 팝송에 가까울 정도로 영어 위주로 구성되는 최근 케이팝 흐름과 달리, 곳곳에 배치된 우리말의 아름답고 시적인 표현은 엔믹스의 서사와 결합되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
|
|
| ▲ 엔믹스 'Heavy Serenade'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
| ⓒ JYP엔터테인먼트 |
그동안 엔믹스는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본인들의 노래 뿐만 아니라 다양한 명곡 커버에 도전한 아카펠라 콘텐츠를 종종 선보여왔다. 돌이켜보면 이러한 시도는 단순한 팬서비스가 아니라, 지금의 엔믹스를 완성하기 위한 일종의 과정처럼 느껴진다.
선공개곡 'Crescendo'는 이와 같은 방향성을 가장 노골적으로 드러낸 트랙이다. 전통적인 오르골 사운드와 현대적인 신시사이저를 차례로 배치한 뒤, 점차 사운드의 크기를 키워 마침내 거대한 폭발로 연결한다. 이 과정에서 믹스팝 특유의 다채로운 장르적 교집합이 포착되지만, 데뷔 초반의 산만함 대신 촘촘한 곡 설계가 중심을 잡아준다. 덕분에 '크레센도'라는 악상 기호의 의미("소리를 점점 크게 연주하라")를 청각적으로 완벽하게 구현해낸다.
|
|
| ▲ 미니 5집 'Heavy Serenade'를 발표한 엔믹스(NMIXX) |
| ⓒ JYP엔터테인먼트 |
대중성과 음악성의 경계에서 한동안 혼란을 겪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엔믹스는 어려움을 현명하게 극복했고, 위기의 순간마다 자신들의 능력으로 흡수하는 영리한 방식의 진화를 거듭했다. 새 음반 <Heavy Serenade>는 음악적 실험과 대중성이 결코 따로 떨어진 것이 아니라 하나로 합쳐진 존재임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준다.
하루가 멀다 하고 신작이 쏟아지고, 대부분은 제대로 소비되기도 전에 잊혀지는 시대다. 그런 흐름 속에서 엔믹스의 음악은 오히려 더욱 선명한 빛깔로 음악 팬들의 귀를 사로잡는다. 정교한 사운드와 빈틈없이 공간을 채우는 6인의 보컬 하모니는 2026년 케이팝이 나아갈 방향을 확신에 찬 방식으로 제시한다. 엔믹스의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가 더욱 기대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동아리 활동만 했을 뿐인데... 사교육 없이 전국 수석 차지한 3인방
- '마이클 잭슨' 의 반쪽짜리 성공담인데... 반응이 심상치 않네
- '서부지법 난동 사건' 후 죄인 된 감독의 영화, 설득력을 잃다
- 스크린으로 부활한 마이클 잭슨, 왜 논란의 시기는 외면했나
- 기도와 데이팅 앱 사이... 독실한 무슬림 소녀의 이중생활
- '우영우' 팀과 재회한 박은빈 "이렇게 빠를 줄 몰랐지만..."
- 나치 경례로 독일 예술계 뒤집은 작가의 특별한 작업실
- B급 코미디인데 의외로 현실적이네? 안정적인 전입신고
- "우린 늘 선을 넘지"'... 정체성 뚜렷했던 전주영화제 이모저모
- 뻔하지 않은 조선 악녀의 생존기, '대군부인' 위협하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