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다섯 개 올려두던 아이... 결국 마음의 문 열었죠"

서준석 2026. 5. 14.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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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스승의 날 맞은 이혜경 논산계룡교육장 "교육은 사람을 살리는 종합예술"

[서준석 기자]

 이혜경 논산계룡교육지원청 교육장
ⓒ 서준석
"요즘 교육 현장이 참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묵묵히 교단을 지키며 아이들에게 사랑과 열정을 쏟는 선생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제45회 스승의 날을 앞둔 지난 13일, 이혜경 논산계룡교육지원청 교육장은 인터뷰 내내 '교사'라는 단어 앞에서 여러 차례 말을 고쳐 가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교권 침해와 학령인구 감소, AI 교육 전환 등 교육 현장이 거센 변화를 겪고 있는 가운데, 그는 "학교의 중심은 결국 사람이고 수업"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육장은 "선생님이 행복해야 우리 아이들도 행복할 수 있다"며 "1년 365일 교사와 학생 모두가 함께 웃을 수 있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스승의 날을 맞아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참된 배움은 선생님을 존경하는 마음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며 "늘 곁에서 애써주시는 선생님들께 감사 인사를 전해보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많은 선생님들이 학생들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점도 꼭 기억해 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 교육장의 교육 철학에는 자신의 학창 시절 경험도 깊게 배어 있다. 그가 가장 존경하는 스승으로 꼽은 이는 고교 3학년 담임이었던 김준택 교사다.

"집안 형편이 어려웠던 시절, 선생님께서 '한글새소식' 배부 심부름을 맡겨 용돈을 벌 수 있도록 도와주셨어요. 당시에는 몰랐는데, 훗날 제 자존심이 상하지 않도록 일부러 일을 만들어주셨다는 걸 알고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는 "포기하지 않도록 붙잡아 준 선생님 덕분에 초등교사의 길을 걸을 수 있었다"며 "지금도 마음속 가장 큰 스승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직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제자 이야기를 꺼낼 때는 잠시 말을 멈추기도 했다.
 논산계룡교육지원청 이혜경 교육장
ⓒ 서준석
내동초 재직 시절 만난 한 학생이었다. 1학년 내내 학교에서 한마디도 하지 않았던 아이였다. 이 교육장은 말 대신 '사랑의 수첩'을 통해 글로 아이와 소통했다. 어느 날 아이는 검은 비닐봉지에 고구마 다섯 개를 담아 조용히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그는 "아이의 마음속 상처를 알게 됐고, 친구들의 따뜻한 도움 속에서 결국 아이가 마음의 문을 열었다"며 "지금도 그 제자가 어떻게 성장했을지 가장 궁금하다"고 말했다. 당시 사례는 생활지도 실천사례 연구대회 우수사례로도 소개됐다.

최근 지역 내에서 발생한 교권 관련 사안에 대해서는 무거운 책임감도 드러냈다.

이 교육장은 "피해 교원을 비롯한 학생·교직원들의 심리 회복과 안정적인 교육활동을 위해 맞춤형 치유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며 "교육활동 보호 예방교육과 홍보를 강화해 정서적 안전망이 있는 학교 환경을 만드는 데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미래교육에 대한 구상도 분명했다.

논산계룡교육지원청은 지난해 논산AI미래배움터를 개관한 데 이어 지난 7일 계룡AI미래배움터도 문을 열었다. 이를 중심으로 교사들의 에듀테크 역량 강화와 학생 맞춤형 AI 교육을 확대하고 있다.

이 교육장은 "AI 교육은 기술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디지털 윤리 의식을 함께 키우는 과정이어야 한다"며 "관내 7개 이끎학교를 중심으로 미래교육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사회와 연계한 교육사업도 눈에 띈다. 올해 문을 연 'EBS 충남 자기주도학습센터'는 충남 최초로 논산·계룡에서 운영되는 사례다. 그는 "학생과 학부모 만족도가 높다"며 "지자체와 협력해 자기주도학습 기반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학령인구 감소 시대 작은 학교의 경쟁력에 대해서는 "학교 간 경계를 허무는 공동교육과정과 특색교육 지원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작지만 강한 학교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는 설명이다.

올해 논산·계룡교육의 키워드로는 '한뜻이지'를 제시했다. 학생 한 명, 한 명의 성장을 중심에 두고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자는 의미다.

그는 "인성교육과 온학력, 미래교육과 생태전환교육까지 모두 연결해 아이들이 품격 있는 미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 자신의 좌우명을 묻자 이 교육장은 한참 생각 끝에 조용히 답했다.
 이혜경 논산계룡교육지원청 교육장
ⓒ 서준석
"결국 제 삶의 기준은 '최선을 다하자'였던 것 같습니다. 순간순간 후회하지 않도록, 내가 할 수 있는 역량을 다 쏟아보자는 마음으로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그는 교육을 이렇게 정의했다.

"교육은 사람을 살리는 종합예술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논산포커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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