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치면 안 싸운대?" 부산 북갑 '보수 단일화' 이전에 따져봐야 할 것
[임병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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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와 무소속 한동훈 후보 |
| ⓒ 박민식·한동훈 후보 페이스북 갈무리 |
그래서 일각에서는 "박 후보와 한 후보가 합쳐야 한다", "보수 단일화를 해야 한다"며 단일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단순한 계산으로 보면 한동훈 후보와 박민식 후보가 단일화를 해서 두 사람의 지지율을 합치면 하 후보를 이길 수 있어 보입니다. 그런데 과연 두 사람의 단일화, 겉보기처럼 쉽게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현장의 분위기는 사뭇 다릅니다.
"배신자가 왜 왔노" 엇갈리는 민심
한동훈 후보가 가장 자주 찾는 곳 중의 하나가 바로 구포시장입니다. 구포시장에는 한 후보를 열성적으로 응원하는 팬클럽 지지자들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구포시장에는 한 후보가 SNS 등을 통해 적극 홍보하는 가게들도 꽤 많습니다. 그래서 상인들의 호감도도 높은 편입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많은 사람들이 한 후보를 모두 좋아할 것 같지만, 실제 구포시장을 걷다 보면 한 후보를 가리켜 "배신자가 왜 왔노"라며 비난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한동훈 후보는 한때 '윤석열의 남자'로 불리는 핵심 실세였으나,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면서 보수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는 '배신자' 낙인이 찍혔습니다. 실제로 '윤어게인'을 외치는 세력이나 보수 성향 유튜버 전한길씨 등은 한 후보를 향해 노골적인 비난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만큼 보수 지지자들 사이에서 '찬탄'과 '반탄'을 둘러싼 갈등의 골이 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덕천 지역 등지에서 만난 시민들의 반응 역시 극명하게 갈렸습니다. 한 후보를 가리켜 '제대로 된 정치인', '다른 사람과 다른 정치인'으로 치켜세우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보수에서 도대체 뭘 한 게 있느냐'라며 폄훼하는 경우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들의 모습을 보면 진보와 보수 지지자들이 서로를 비판하는 것보다 갈등 양상이 더 치열했습니다. 실제로 기자는 구포시장에서 한 후보 지지자와 그를 비난하는 사람들과의 말싸움도 여러 번 목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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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월 10일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 선거사무실 유리창에 붙어있는 피켓 |
| ⓒ 임병도 |
이날 두 후보의 선거사무소 앞에는 유튜버들도 꽤 많이 찾아와 라이브 방송을 했습니다. 한 후보 선거사무소 건물 앞에서 방송을 하는 유튜버들은 박 후보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고 강조했습니다. 박 후보 쪽 유튜버들은 장동혁 대표를 비롯해 박형준 후보 등 국민의힘 지도부가 모두 찾아와 힘을 실어주고 있음을 전했습니다.
박 후보 사무실 주변에는 입장하지 못한 지지자들도 많았습니다. 이들은 "한동훈이 부산 사람이냐"라며 그의 지역 연고를 문제 삼았습니다. 반면 덕천역 부근에서 만난 이들은 박 후보를 겨냥해 "명절 때만 얼굴을 비추는 철새"라며 싸늘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식의 지역 연고 논란은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그들이 누구를 지지하느냐에 따라 상대방을 바라보는 시선과 감정은 서울과 부산의 거리만큼이나 멀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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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지자들 사이에 있는 박민식 후보와 한동훈 후보 |
| ⓒ 임병도 |
탄핵과 계엄을 두고 국민의힘 내부는 물론 보수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여전히 갈등이 진행 중입니다. 특히 장동혁 대표를 중심으로 한 국민의힘 지도부와 친한계 의원들 사이에선 징계 등으로 계속 마찰을 빚어왔습니다.
한 후보는 11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박민식을 찍는 것은 결국 장동혁을 찍는 것"이라며 "박민식 후보가 당선되면 장동혁 대표 체제가 연장되고 보수 재건은 어려워질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단일화의 핵심은 화학적 결합입니다. 두 후보가 힘을 합쳐 시너지를 내야 하지만, 현장에서는 "그래서 합치면 안 싸운대?"라는 뼈있는 질문이 먼저 나옵니다. 물론 "제발 싸우지 말라"고 자제를 호소하는 말도 들었지만, 그 누구도 두 후보가 단일화를 할 경우 적극적으로 힘을 합친다고 장담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지금은 누가 단일화를 먼저 꺼내느냐도 관건입니다. 한 후보는 11일 인터뷰에서 "세상에 절대 안 되는 것은 없다"라며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두었지만, "지금은 말씀드린 민심의 열망을 우선할 때라는 생각을 한다"며 논의 단계는 아니라는 뜻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박 후보는 아예 "단일화는 없을 것"이라며 완주 의지를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단일화 논의가 본격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선거가 임박한 상황에서 뒤늦게 단일화가 성사된다고 하더라도, 지지층 간의 앙금을 씻어내기에는 물리적인 시간이 턱없이 부족해 보입니다.
결국 두 후보 간의 표면적인 단일화 논의에 앞서, '화학적 결합'이 과연 가능한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할 시점입니다. 만약 두 후보가 후유증 없이 단일화를 하고 갈등 없이 힘을 합쳐 선거를 치른다면 당선 여부를 떠나 국민의힘을 포함해 보수 진영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방법론' 없이 외치는 보수 재건 구호만으로 이 깊은 감정의 골을 메울 수 있을지, 유권자들의 표심은 여전히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인용된 여론조사]
부산 북갑 보궐선거 주요 후보 지지도
민주당 하정우 후보 39%, 무소속 한동훈 후보 29%,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 21%
조사의뢰 : 뉴스1
조사기관 : 한국갤럽
조사기간 : 2026년 5월 12일~13일 (2일간)
조사대상 : 부산 북구갑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8명
응답률 : 11.3%
표본오차 : 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오차 ±4.3%p
조사방법 :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통한 전화 조사원 인터뷰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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