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잭슨' 의 반쪽짜리 성공담인데... 반응이 심상치 않네

장혜령 2026. 5. 14.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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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마이클>

[장혜령 기자]

(*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화 <마이클>은 <보헤미안 랩소디>의 아성에 도전할 수 있을까. 마이클 잭슨을 추억하는 팬들에게는 최고의 팬 서비스지만, 평면적인 인물과 반쪽짜리 서사로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얕게 압축된 일대기
 영화 <마이클> 스틸컷
ⓒ IMDB
영화는 마이클 잭슨이 10살 무렵 잭슨 파이브로 데뷔한 후 정점에 오르기까지의 시간을 다룬다. 애초 전기 영화로 알려졌지만 2시간 내외에 모든 생을 다루기에는 한계점이 명확하다. 인물의 복잡한 심리는 제거되고 평면적으로 갈등 구조가 단조롭게 전개된다. 상처와 압박을 견디고 아티스트로서 야심과 성공 등을 거친 복잡한 내면보다는 모든 원인을 '아버지'로 한정한다.

아버지 조셉은 어릴 적부터 재능을 착취하고 아동 학대를 일삼던 묘사를 내내 반복한다. 아버지는 폭압적 안타고니스트이며 어머니는 전형적인 모성애적 인물로 양분했다. 마이클 잭슨과 유독 친했던 자넷 잭슨이나 영감을 주고받았던 다이애나 로스는 등장하지 않는다. 마이클 잭슨의 노래 대부분의 가사는 개인사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는데 이를 유추할 수 있는 서사는 몇 장면 없다. 퍼포먼스 위주의 음악 영화로 단순하게 만들어진 이유가 궁금해질 정도다.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걸까. 영화는 <더 이퀄라이저> 시리즈, <사우스포>의 감독인 안톤 후쿠아로 인해 기대감이 높았고 순조로워 보였다. 하지만 아동 성 추문 사건과 연결된 챈들러 가족의 서사가 법적 문제로 지적되었고 촬영된 영상을 편집하고 재촬영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마이클 잭슨의 이야기 중 민감하고 불편한 부분은 다수 편집되었고, 서사의 구멍을 가족 간의 불화 중심의 바꾸게 됐다는 후문이다.

그래서일까. 서사는 플레이 리스트를 따라 연대기 순으로 짧고 빠르게 흐른다. 팝의 황제를 신격화한 방대한 일화와 등장인물을 압축했다. <보헤미안 랩소디>의 제작진의 참여로 스타일이 비슷하다. 후반부는 콘서트의 재현으로 채워지며 '마이클 잭슨의 이야기는 계속된다'는 완곡한 자막으로 끝난다. 마이클 잭슨의 일대기를 한 편의 영화에 다루기엔 부족했다고 판단했는지, 후속편의 여운을 남기며 끝난다. 후속편이 만들어진다면 성형 수술, 각종 루머 등 어두운 개인사와 사건사고를 반드시 다뤄야만 한다.

영화광 마이클 잭슨

마이클 잭슨은 영화광이었다. 극 중에서도 어머니와 함께 영화 보는 장면이 자주 등장할 정도다. <바보 삼총사>(1938), <사랑은 비를 타고>(1952), <모던 타임즈>(1936)를 즐겨 보고 동화 <피터 팬>을 읽으며 훗날 네버랜드 랜치의 초석을 만들어 갔다. 네버랜드는 몸이 불편하거나 아픈 아이들이 마음대로 뛰어놀 수 있는 테마파크다. 어릴 적 아버지를 후크선장에, 자신의 피터 팬과 동일시하며 가정 폭력을 견디던 어린아이는 훗날 네버랜드를 재현할 수 있는 재력이 생긴다.

스스로 영화 연출, 제작, 연기에도 뜻이 있어 영화 <문워커>를 만들기도 했고, 좀비 영화에서 영감받아 '스릴러'의 뮤직비디오 콘셉트를 구상하기도 했다. 학교 공부보다는 노래, 춤 연습과 공연에 매진했기 때문에 또래 친구들을 사귈 기회가 부족했고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았다.

성공한 이후로는 엔시노 저택을 동물원으로 꾸렸다. 라마, 침팬지, 뱀, 기린, 앵무새, 거미 등을 곁에 두며 친구가 되었다. 사람으로부터 받은 사랑도 컸지만 그만큼 상처도 많은 만큼 외부와 단절된 생활은 고립감을 키웠다. 순수한 성정은 난치병을 앓는 아이들을 향했으며, 피부색으로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꿈꾸며 평화와 공존의 메시지도 설파했다. 이 모든 일화는 음악으로 승화되었다.

관객의 입맛 저격 형식
 영화 <마이클> 스틸컷
ⓒ IMDB
영화의 만듦새와는 다르게 관객 반응은 폭발적이다. 무거운 주제를 덜어내고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로 꾸려 남녀노소, 서대, 성별, 인종을 불문하고 부담 없이 보기 좋아서다. 현재 상업 영화 문법이 어떻게 관객을 사로잡을지 보여준 예시다.

마이클 잭슨이 히트곡 제조기였던 만큼 큰 화면에서 음악을 듣고 퍼포먼스 무대를 감상하는 만족감도 크다. 영화 내내 명곡이 쉴 새 없이 흘러나와 손과 발을 가만히 둘 수 없을 정도다. 팬이 아니더라도 20세기 팝 황제의 음악은 흥분과 도파민을 폭발시킨다.

특수관 관람이 필수이며 N차 관람도 아깝지 않다. 2년 동안 혹독한 훈련과 연습에 매진한 친조카 자파 잭슨의 연기는 거의 빙의 수준이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의 증명하는 마이클 잭슨의 부활이라 불릴 만하다. 그저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춤과 노래를 선보이며 이질감 없는 몰입도를 선사한다.

후반부의 콘서트를 직관하는 경험이 필요하다면 IMAX 관람을 추천하고, 음악 감상에 치중한다면 돌비 시네마를 추천한다. 한국에서도 천만 관객 가까운 흥행을 기록한 그룹 퀸의 전기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스코어에 충분히 도전할 만하다.

이미 마이클 잭슨의 열풍은 시작되었다. 음원차트 역주행은 물론이고, 한국보다 먼저 개봉한 북미 반응이 심상치 않다. 개봉 후 싱얼롱 버전으로 만들어진다면 극장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관객은 수는 훨씬 많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쿠키는 없지만 명곡이 흘러나와 극장을 빠져나오기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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