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500 또 사상 최고지만…잘 보면 반도체만 올랐다 [마켓무버의 국장 힌트]

신인규 2026. 5. 14.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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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신인규 기자]
간밤 미 증시, 다우지수가 0.14% 내렸고 S&P500과 나스닥 지수는 각각 0.58%, 1.2% 상승 마감했습니다.


경제지표는 증시에 우호적이지 않았습니다. 미국의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비 1.4%, 1년 전보다는 6% 뛰었습니다. 연간 기준으로는 4년 만에 최대 상승폭입니다. 중동 문제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이 생각보다 길어지는 상황에서 나오는 데이터입니다.

유가가 잡히지 않아 고물가 국면이 더 길어질 수 있다면 미국의 기준금리는 쉽게 내려가지 않을테고, 그러면 돈 빌려 투자하는 미국 기업들에겐 불리한 환경이니 높게 나온 물가지표는 증시엔 악재가 된다는 게 그 동안의 논리였습니다. 다만 최근은 그런 논리가 좀 약해지는 측면이 보입니다.

미국의 고물가, 인플레이션이 불안한 것은 맞습니다. 그런데 오늘 채권시장을 보면 통계상 예외적으로 높아진 만큼 채권시장이 반응했는가, 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붙습니다. 10년물 미 채권수익률은 PPI가 나온 뒤 오르다 다시 내려가며 전날보다 1.2bp 하락했습니다.


물가 불안해지면 미래 채권수익률, 10년물이나 30년물이 튀는데 그렇지 않았던 것이지요. 이것은 잠시 뒤 있을 미중 정상회담 등의 이슈를 기다리는 움직임일 수도 있겠습니다. 또 하나, 지금의 채권 수익률 정도로는 위험자산, 특히 성장주에 투자한 자금들의 머니무브 요인이 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점도 생각해볼 부분입니다.

중요한 것은 S&P 500 지수가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점입니다. 지수 내 구성종목 3분의 2가 하락했지만, 반도체를 필두로 한 기술주 강세에 힘입은 상승이었습니다. 이러한 기술주 급등은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을 CNBC에서는 내놓았고요. 하루 전 AI 국민배당 이슈를 보도한 블룸버그에 대해 이 내용이 과장됐다는 한국 정부의 수습이 어제의 하락을 만회하는 데 도움이 된 것 아니냐는 반응도 월가 일부에서는 있었습니다.

지금의 월가는 반도체가 가장 안전한 투자라는 인식이 확산하는 듯합니다. 최근 나온 투자의견들을 살펴보면요.

오펜하이머는 엔비디아의 2026년 잉여현금흐름이 2,000억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보며 목표가 265달러와 '수익률 상회' 의견을 유지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역시 목표가를 320달러로 높여 잡으며, 다음 주 실적과 컴퓨텍스에서의 신제품 발표가 강력한 촉매제가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마이크론에 대해서는 목표가를 500달러에서 950달러로 거의 두 배 가까이 점프시켰는데, AI 때문에 메모리가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 2028년까지 이어질 거란 분석입니다.

장 마감 후에는 네트워크 장비 기업 시스코의 실적이 주목됐습니다.

시스코 (CSCO)
시스코는 매출과 주당순이익(EPS)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습니다. 특히 매출이 지난해보다 12% 늘면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는데요. 이런 흐름을 바탕으로 다음 분기 매출 전망과 연간 EPS 전망도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제시했습니다. CEO는 제품 전반에서 강한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AI가 확산될수록 이를 연결하고 보호하는 네트워크 장비 중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겁니다. 이런 호실적에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한때 19% 이상의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네비우스 (NBIS)
AI 클라우드 기업 네비우스도 실적이 굉장히 강했습니다. 매출이 지난해보다 약 8배 급증하면서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는데요. 기업들의 AI 투자 열풍 속에 AI 서버와 클라우드 인프라 수요가 크게 늘어난 영향입니다. 네비우스는 지금도 수요가 공급 가능한 용량보다 더 많다고 설명했는데요. 그래서 GPU와 데이터센터 투자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습니다. 실제로 1분기 자본지출만 약 25억 달러에 달했고, 펜실베이니아에는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런 빠른 확장 속도만큼 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다는 점은 우려하고 있는데요. 그래도 애널리스트들은 데이터센터 용량 확대와 함께 앞으로 매출 성장세는 계속 이어질 걸로 보고 있습니다. 이 소식에 주가는 상승 마감했습니다.

알리바바 (BABA)
알리바바는 이번에 투자 이익 덕분에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거의 두 배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내용을 자세히 보면 아주 좋지만은 않았는데요. AI 인프라와 기술 개발, 또 퀵커머스 사업 투자까지 크게 늘리면서 대부분의 실적 지표는 시장 에상치를 밑돌았습니다. 특히 시장에서는 매출보다도 수익성과 현금흐름이 더 아쉽다는 반응이 나왔는데요. 한 애널리스트는 “실적이 전반적으로 엇갈렸지만, 부정적인 색깔이 더 강했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경영진은 이런 투자들이 앞으로 성장으로 이어질 거라고 자신감을 보였고요. 여기에 미·중 정상회담 기대감 속에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전반이 강세를 보이면서, 알리바바도 결국 낙폭을 되돌리고 상승 마감했습니다.

신인규기자 ikshi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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