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버터] “장애인 고용, AI로 새로운 전환점 맞았다”
이종성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인터뷰

“AI는 장애인의 일자리를 빼앗는 기술이 아니라, 노동시장 참여 문턱을 낮추는 기술입니다.”
이종성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은 AI 시대를 장애인 고용의 위기가 아닌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접근성 장벽이 낮아지면서 장애인이 수행할 수 있는 직무의 범위가 넓어지고, 지금껏 노동시장 문밖에 머물렀던 이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6일 경기 성남시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본사에서 만난 이 이사장은 “AI가 빠르게 확산되는 지금이 기업과 사회의 인식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며 “AI를 통해 장애인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포용 사회를 앞당기는 것이 공단의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
Q : 정부가 ‘AI 3대 강국’ 비전을 강조하고 있다. 장애인 고용 정책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A : “장애인 고용정책도 공급자 중심 지원에서 ‘AI 기반 맞춤형 통합서비스’로 전환되고 있다. 노동시장과 산업 구조가 빠르게 바뀌는 만큼 정책도 과거 방식에 머물 수 없다. 공단은 장애인이 변화의 수혜자에 머무르지 않고 미래 산업의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방향을 바꾸고 있다.”
Q : 공단이 추진하는 핵심 사업은.
A : “장애인의 AI 활용 역량을 높이는 직업훈련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공단에서는 단계를 세분화한 AI 훈련을 제공하고, 장애인들의 직무 영역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AI 기술 접근성이 낮은 시각장애인과 발달장애인은 전용 커리큘럼을 별도로 구성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한다. 산업 현장의 수요에 맞는 AI 기반 신규 직무모델도 개발 중이다. 교육과 직무 개발, 채용 연계가 함께 이뤄져야 실질적인 고용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
Q : 채용 환경 변화에 따른 장애인 취업지원 방안은 무엇인가.
A : “최근에는 장애인 채용 과정에서 AI 화상면접을 활용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공단은 ‘AI 모의면접’을 통해 구직자가 실제 면접과 유사한 환경에서 연습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 ‘AI 잡케어’를 활용해 이력서, 자기소개서, 직무역량 등을 분석하고 개인에게 적합한 직업훈련과 일자리를 추천한다. 구직자의 강점과 보완점을 데이터 기반으로 파악해 보다 정밀하게 취업을 지원하려는 취지다.”
Q : AI와 데이터 기반 컨설팅이 실제 기업 현장에서는 어떤 변화를 만들고 있나. 민간 부문의 장애인 고용률도 처음으로 의무 기준인 3.1%를 달성했다.
A : “사업주들이 장애인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공단은 컨설팅을 통해 그 부담과 불안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접근했다. 기업 내 직무를 전반적으로 분석해 장애인이 수행 가능한 직무를 진단하고, 훈련부터 취업, 직장 적응까지 종합적으로 지원한다. 최근에는 AI·빅데이터를 활용해 기업의 장애인 고용 현황을 정교하게 진단하고 맞춤형 고용 전략을 제시하는 스마트 컨설팅도 하고 있다. 기업들이 조금만 관심을 갖는다면 장애인을 고용할 여건은 충분히 만들어질 수 있다.”
Q : 보조공학기기 분야에서도 변화가 있나.
A : “AI 보조공학기기 보급을 통해 근무환경의 물리적 장벽을 낮출 수 있다. 오는 28·29일에는 고용노동부가 주최하고 공단이 주관하는 ‘제21회 대한민국 보조공학기기 박람회’가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AI 기술이 접목된 보조공학기기가 큰 주목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웨어러블 로봇, AI 탑재 안내 로봇, 산업 현장에서 활용되는 협동 로봇 등 AI 기술의 현장 적용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들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이런 기술은 단순한 보조수단을 넘어 로봇 운영, 유지보수 같은 새로운 장애인 일자리도 만들어낼 수 있다. 기술 발전이 장애인 고용의 새로운 기회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기대하고 있다.”
Q : AI 시대가 장애인 고용의 전환점이 되기 위해 정부와 기업이 각각 해야 할 역할은.
A : “정부는 제도를, 기업은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정부는 AI 시대에 기업이 안정적으로 장애인을 고용할 수 있도록 직무 발굴, 고용 컨설팅, 환경 개선 등 지원제도를 촘촘하게 마련해야 한다. 기업은 장애인이 충분히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업무 구조와 조직문화를 새롭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 장애인 고용을 단순한 의무 이행이 아니라 미래 경쟁력을 높이는 투자로 바라보는 인식 전환이 중요하다.”
Q : 임기 동안 이루고 싶은 목표는.
A : “AI가 빠르게 확산되는 지금이 기업과 사회의 인식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고 본다. AI를 통해 장애인의 일자리 진입 장벽을 낮추고 포용 사회를 앞당겨야 한다. 장애인 고용이 의무 이행을 넘어 우리 사회의 성장과 혁신을 이끄는 가치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 장애를 차이가 아닌 다양성으로 바라보고, 능력과 의지가 있다면 누구나 함께 일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성남=최지은 더버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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