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학생수당 연 120만원” 이정선 “1:1 AI 가정교사” [전남광주 교육감 선거]

“5·18 영령들의 뜻을 이어받아 대한민국 K-교육, 민주교육을 이뤄내겠습니다.”
김대중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교육감 예비후보가 지난 11일 오전 광주광역시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의 방명록에 남긴 글이다. 현 전남도교육감인 그는 제4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일주일 앞두고 “민주시민 교육 확대”를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그는 ▶인공지능(AI) 튜터와 협업하는 ‘1교실 n교사’ 시스템 도입 ▶AI 기반 스마트 미래교실(2030교실) 구축 ▶민주주의교육 전당 건립 ▶학생교육기본수당 120만원 확대 지급 등을 약속하며 통합특별시 교육감 선거에 뛰어들었다.

현 광주시교육감인 이정선 예비후보는 “실력광주의 자부심을 전남으로 확대하겠다”며 지지세를 넓혀가고 있다. 그는 지난 12일 광주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AI 진학 컨설팅과 강남 수준의 입시 데이터를 활용해 학생들의 대입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학생 1인 1AI 가정교사 운영 ▶서울대 10개, 내 집 앞 명문고 50개 만들기 ▶우리 아이 1000 드림(Dream) 펀드 조성 ▶어르신을 위한 ‘청춘학교’ 운영 등 핵심 공약을 발표했다.
초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교육감을 뽑는 선거가 후보 4명의 맞대결로 압축됐다. 한때 10명 안팎까지 거론됐던 후보들이 단일화와 지지세 결집 등 합종연횡을 통해 세를 불리는 모양새다.

광주시와 전남도의 행정 통합에 따라 치러지는 통합교육감 선거에는 김대중 현 전남도교육감, 이정선 현 광주시교육감, 강숙영 김대중재단 전남지부 탄소중립위원장, 장관호 전 전교조 전남지부장 등 4명이 뛰고 있다.
전교조 출신 장관호 예비후보는 ▶K-특별시 기본교육수당 연 120만원 지급 ▶사회출발 지원금 등 청소년 씨앗보험 추진 ▶학생 맞춤형 진로교육원 설립 등을 공약했다.

강숙영 예비후보는 ▶‘책임 5일 돌봄학교’ 운영 ▶미래형 ‘5(초등)-4(중등)-3(고등)’ 학제개편 ▶전남·광주형 EBS 공영방송국 설립 등을 공약하며 세를 넓혀가고 있다.
초대 통합교육감 선거는 후보들간 단일화 및 이합집산 여부가 변수로 작용해왔다. 특히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각 후보를 둘러싼 리스크들이 핵심 변수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김대중 후보는 출장 업무 중 제기된 도박과 출장비 부풀리기 의혹에 휩싸였다. 김 후보는 이에 대해 “불법 도박을 해본 적이 없다. 호텔 카지노에는 한 차례 들렀다”며 “과장된 마타도어”라고 반박했다. 그는 “호주 왕복 비즈니스 항공권이 1100만원으로 부풀려졌다고 하는데, 국내선 4차례 이동이 포함된 총액”이라고 해명했다.

이정선 후보는 ‘고교 동창 감사관 채용’ 논란이 발목을 잡고 있다. 이 후보는 2022년 광주시교육청 감사관 채용 과정에서 자신의 고교 동창인 특정 후보자가 최종 선발되도록 관여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불구속 기소된 상태다.
두 시·도의 행정 통합 과정에서 통합교육감 선거가 치러지면서 교육 현장도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교사들 사이에선 현재 광주시 지역과 전남도 지역 간 인사이동 가능성 등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3월 국회를 통과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에 따르면 ‘통합특별시 설치 이전 임용된 공무원(교원·교육공무원)은 종전의 관할구역 안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고 명시돼 있다. 다만 ‘교육행정상 필요하다고 인정하여 관할구역 간 인사를 교류하는 경우 본인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규정돼 사실상 인사 이동의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두 현직 교육감은 “누구에게도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교육 현장에서는 “특별법상 ‘본인 동의’ 조항만으론 근무지를 보장받기가 어렵다. 근거리 배치 원칙을 명문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광주에서 근무 중인 교사가 전남 지역으로 발령이 나는 사례 등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는 취지다.
학부모들은 대학 입시 때 영향력이 큰 ‘농어촌 학생 특별전형’ 등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특히 농어촌 특별전형을 위해 광주에서 전남 지역으로 유학을 보낸 학부모들의 걱정이 커지는 분위기다.
학부모 정모(46)씨는 “아이들 입시 때문에 6년 전 광주에서 화순으로 이사했는데, 갑자기 행정 통합이 이뤄져 당황스럽다”며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행정 통합 후로도 교육 정책이 변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과 ‘달라질 수도 있다’는 등 의견이 분분하다”고 말했다.

농어촌 학생 특별전형은 지역 간 교육 격차를 완화하고 농어촌 학생의 대학 진학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도입됐다. 농어촌 지역 소재 학교에 다니고, 해당 지역에서 고교 졸업 일까지 거주한 학생이 지원할 수 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에 농어촌 특별전형과 관련한 별도의 특례 조항을 담지 않은 점도 혼선을 키우는 부분이다. 다만 이번 선거에 출마한 현직 교육감들은 특별법의 ‘불이익 배제의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불이익 배제란 ‘행정통합으로 인해 종전에 누리던 행정상·재정상 이익이 상실되거나 그 지역 주민에게 새로운 부담이 추가되어서는 아니 된다’라는 특별법상 원칙을 말한다. “행정 통합 후에도 농어촌 특별전형 등은 현행대로 변동 없이 유지될 것”이라는 취지다.
이정선 후보는 “농어촌 특례 입학의 기준이 변하지 않기 때문에 대학에서 정한 기준에서 농어촌 특례 입학 불이익 등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중 후보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에 따라 (교육 현장의) 많은 부분이 현행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광주광역시=최경호·황희규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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