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사 6년새 1.6배 늘어… 외로움 이제 국가 관리 과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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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서울 도봉구의 한 원룸에서는 유품 정리가 한창이었다.
불과 몇 주 전까지 이곳에 살던 사람은 50대 후반 A씨였다.
숨을 거둔 A씨 옆에는 수급 신청을 위해 동 주민센터 담당자한테 건네받은 '금융정보제공동의서'가 있었다.
정부가 사회적 고립 전담 차관을 지정하는 등 고독사 문제를 국가적 예방 과제로 관리하겠다고 선언한 건 A씨처럼 고립이 관계 단절과 동시에 돌봄 공백이 누적된 문제라고 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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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서 벗어나려 애쓴 흔적 많아”
정부, 관계 단절·돌봄 공백 문제 판단

지난 10일 서울 도봉구의 한 원룸에서는 유품 정리가 한창이었다. 불과 몇 주 전까지 이곳에 살던 사람은 50대 후반 A씨였다. 주변 이웃과 왕래하지 않고 가족과도 교류하지 않던 그는 냄새로 죽음을 이웃에게 알렸다. 숨진 지 4~5일이 지난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었다.
A씨 집에는 먹다 남은 소주병이 널려 있었다. 사인은 간경화로 추정됐다. 홀로 살다 쓸쓸한 죽음을 맞았지만 그가 남긴 흔적은 온통 ‘살고 싶다’는 메시지였다. 숨을 거둔 A씨 옆에는 수급 신청을 위해 동 주민센터 담당자한테 건네받은 ‘금융정보제공동의서’가 있었다. 서명까지 해 둔 서류는 끝내 세상에 닿지 못했다.
그의 고립이 시작된 건 2024년 무렵이었다. 관공서를 중심으로 작은 공사를 해 왔던 그는 다른 회사 명의를 빌려 입찰을 따내고 공사를 담당해 왔다. 실제 공사는 A씨 몫이었다. 명의 대여 수수료를 제외하고 공사 금액을 돌려받는 방식으로 계약을 맺었지만 명의를 빌려준 업체는 약속과 달리 돈을 주지 않았다. A씨 업체는 결국 부도를 맞게 됐고, 그는 공사 대금 2억원가량을 돌려달라는 반환 소송에 매달렸다. 결국 돈은 돌려받지 못했다. 변호사 선임 비용이 없어 직접 전자소송을 하며 준비한 서류가 그의 마지막 순간 옆에 놓여 있었다.
A씨는 사회와의 끈을 놓지 않으려 했다. 은행에 가서 압류되지 않는 생계비 통장도 만들고 도움을 요청할 서류도 준비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로 홀로 죽음을 맞게 된 것이다.
그의 집을 정리한 유품정리 업체 바이오해저드 김새별 대표는 13일 “사회적 고립 상태에서 죽음을 맞은 사람의 빈집에는 의외로 삶의 의지를 다지거나 위기에서 벗어나려 애쓴 메모나 흔적들이 많다”며 “특히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청년·중년 고독사가 늘어난다는 걸 현장에서 체감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사회적 고립 전담 차관을 지정하는 등 고독사 문제를 국가적 예방 과제로 관리하겠다고 선언한 건 A씨처럼 고립이 관계 단절과 동시에 돌봄 공백이 누적된 문제라고 보기 때문이다. 1인 가구가 늘고 지역 공동체가 약화하는 사회 구조적인 문제에 더해 고용 불안, 주거 취약과 같은 복합적 요인이 맞물리면서 나타난다는 진단이다. 2017년 2412명이던 고독사 규모는 2023년 3924명으로 약 1.6배 증가했다.

사회적 관계망이 느슨해지면서 고독사 규모도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 국가데이터처가 조사한 ‘사회적 고립도’에 따르면 2009년 31.8%였던 이 지표는 2023년 33.0%로 상승했다. 사회적 고립도는 ‘집안일을 부탁하거나’ ‘이야기 상대가 필요한 경우’ 둘 중 하나라도 도움을 받을 곳이 없는 사람의 비율을 뜻한다. 특히 19~29세 청년의 경우 같은 기간 22.3%에서 24.5%로 증가했고 50~59세 역시 34.6%에서 35.0%로 상승했다. 코로나19가 심각했던 2021년에는 각각 26.7%, 37.1%까지 오르기도 했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1인 가구가 늘고 공동체가 붕괴하면서 유독 한국의 고독사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외로움이라는 개인적 문제를 넘어 고립은 국가가 관심을 갖고 살펴봐야 하는 문제가 됐다”고 지적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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