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가뭄인데 서울 정비사업 이주 가구 어디로 가나

한이임 기자 2026. 5. 13.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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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주택만 73만호, 정비사업으로 쏟아질 때 대책 없어

조정대상지역 지정에 비아파트주택 민간임대 유인 떨어져

[출처: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한이임 기자 = 지난해 서울 전역이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이면서 민간 임대 공급 유인이 위축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법상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취득할 경우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더라도 주택 수 배제 혜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세제 장벽은 향후 정비사업 이주 수요 증가 시 비아파트 임대차 시장의 공급 대응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 되고 있다.

◇ 서울 전세 매물 넉 달 새 27% 증발…"이주 수요 흡수 어려워"

13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올해 1월 1일 2만3천60건에서 이날 기준 1만6천768건으로 27.3% 급감했다.

월세 매물 역시 같은 기간 27.9% 줄어들며 임대차 시장 전반에서 매물 가뭄이 심화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5월 첫째 주 기준 서울 전세가격지수 누계 상승률은 2.61%에 달했다.

전세 매물 부족과 가격 상승이 동반되는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향후 본격화될 정비사업 이주 수요를 비아파트 시장이 충분히 수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국토연구원은 제3차 장기주거종합계획 수립연구에서 서울 내 30년 이상된 노후주택을 약 73만호로 추산했다.

서울시 정비사업 정보시스템 '정보몽땅'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현재 서울의 이주 단계에서 발생하는 멸실 가구 수는 7천776가구인 만큼, 향후 정비사업 본격화에 따라 현재보다 수십 배 이상의 잠재적 이주 수요가 쏟아져 나올 수 있다.

이 때문에 도시정비사업뿐만 아니라 이 과정에서 나오는 이주 수요를 효과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서울시의회에서도 제기됐다.

최재란 서울시의원은 최근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2.0' 계획상 2026년부터 2031년까지 철거되는 기존 주택은 22만1천호라면서 공급보다 가파른 멸실이 가져올 수급 불균형에 대한 주의를 촉구한 바 있다.

권대중 한성대 교수는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 기조가 여전한 상황에서 빌라나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부문의 민간 공급이 살아나기는 역부족"이라며, "정비사업 이주 수요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소형 비아파트를 주택 수 산정에서 배제하는 등의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서울 조정대상지역 규제에 가로막힌 8·8대책

정부는 지난 2024년 8·8대책을 통해 등록임대사업자가 신축 소형주택 또는 기축 소형주택을 취득할 경우 주택 수 제외 기간을 2027년 12월까지 연장하며 세제 혜택을 제공했다.

다만 지난해 서울 전역이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이며 해당 정책의 실효성은 급격히 위축된 상태다.

소득세법 시행령 제167조의3에 따르면,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구입해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더라도 3주택 이상 양도세 중과 예외 사항에 해당하지 않게 된다.

최왕규 세무사는 "서울이 여전히 조정대상지역인 만큼, 양도세 혜택 등 공급 주체에 부여되는 유인책이 실질적인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세제 실익이 없는 한계가 신규 임대 물량의 시장 유입을 차단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익성 악화와 경직된 행정 규제도 비아파트 임대 공급을 가로막는 주요인이다.

등록 임대주택은 전월세 가격 급등기에도 임대료 증액이 5% 이내로 제한된다.

이로 인해 현재처럼 전월세값이 급등하는 국면에서도 등록 임대주택은 임대료를 시장 가격에 맞춰 조정하는 것이 불가능해, 시장가와의 격차가 점차 벌어지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또한 법제처는 지난 2024년 임차인이 중도 해지한 잔여기간에 새 임차인을 들일 경우, 종전 계약 시작일로부터 1년이 경과하지 않았다면 임대료를 증액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를 사실상 '묵시적 갱신'과 유사한 것으로 간주하며, 임대인의 임대료 조정 주기가 개별 계약의 특수성과 관계없이 고착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장에서의 어려움도 지속되고 있다.

최왕규 세무사는 "보증금과 월세가 혼재된 반전세의 경우 5% 증액 상한 계산 방식이 복잡하지만, 별도의 교육이 부족해 개인이 직접 법적 리스크를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과태료 부과로 이어지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신규 공급 주체의 진입 유인이 저하되고 있다"고 말했다.

yyhan@yna.co.kr<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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