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특수 노린 군수공장 ‘풀가동’…김정은 ‘포무기 생산 종합체’ 주문

정영교 2026. 5. 13.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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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1일 군 간부들과 함께 박격포·곡사포탄 및 총알 생산 공장을 둘러보는 모습. 노동신문,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총포탄 생산공장을 방문해 군수 공업 부문에 생산설비 현대화와 포병전력 강화를 지시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중동 전쟁에 따른 특수를 노려 주요 군수 공장을 ‘풀 가동’하겠다는 뜻을 다시 확인한 것이다. 무기 수출에 따른 수익 창출에 더해 신속한 재래식 전력 현대화를 통해 한·미를 겨냥한 핵·재래식 전력 통합(CNI) 체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노동신문은 13일 김정은이 지난 11일 여러 군수공업기업소를 시찰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김정은이 “총탄 생산공장의 생산 정형을 요해(파악)하면서 구경별 고정밀 다목적탄과 특수 기능탄, 훈련탄의 수요와 그에 따르는 생산체계 확립을 위한 중요과업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특히 김정은은 이 자리에서 ‘박격포와 곡사포 무력 강화에 대해 거듭 강조’하면서 “우리 무력의 전망적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전문화된 포무기 생산종합체와 저격무기 생산공장을 설립하며 총포탄 생산공장들의 생산구조와 현대성,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한 일련의 주요 과업들”을 제시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1일 여러 군수공업기업소를 방문해 군수 공장의 현대화와 포병 전력 강화에 대한 주문을 내놨다. 사진은 김정은이 간부들과 함께 박격포·곡사포탄 및 총알 생산 공장을 시찰하는 모습. 노동신문, 뉴스1

김정은의 지시는 최근 북한이 전방 지역에 수도권을 직접 겨냥한 박격포와 곡사포 부대의 배치를 확대하는 동향과 연관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탄도미사일보다 상대적으로 생산·운용 비용이 저렴한 고정밀 총·포탄을 대량으로 생산해 가성비 높은 전쟁 억제력을 갖추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이란 얘기다.

앞서 김정은은 지난 2월에 열린 9차 당대회 사업 총화(결산) 보고에서 “우리는 달라진 능력에 맞게 그리고 전망적인 목표에 상응하게 대상과 사명에 따르는 각이한 핵무기들의 군사적 효용성을 높이기 위한 보충적인 타격 수단들과 운용 지원 체계들을 갱신할 것”이라며 기존 ‘핵-상용(재래식)무력 병진 노선’에 따라 북한판 CNI 체계를 구축할 것임을 시사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핵무기라는 ‘비대칭 전력’이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판단 아래 국지전이나 전면전에서 타격 능력을 과시할 수 있는 재래식 전력에 집중하는 모습”이라며 “김정은의 ‘적대적 두 국가론’에 따른 대남 군사 우위 확보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1일 총포탄을 생산하는 군수공업기업소를 방문해 관련 시설을 살펴보는 모습. 노동신문, 뉴스1

또 김정은은 이 자리에서 군수공업 생산구조 갱신과 생산공정 합리화 등의 현대화를 통해 “생산의 효율성을 부단히 높여 나가기 위한 투쟁을 힘 있게 벌여나가야 한다”면서 제품검수공정 체계의 현대성 제고, 검수 지표 세분화, 군수 생산설비 현대화와 같은 주문도 내놨다.

이는 러시아 등지에 수출하는 포탄과 총탄의 상품 가치를 높일 수 있는 품질 개선과 함께 대량생산 시스템까지 구축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김정은이 앞서 언급한 ‘포무기 종합 생산체’ 신설은 군수산업을 자국 방어용을 넘어 외부 수요까지 충당할 수 있는 외화벌이용 전략 산업으로 키우려는 의도를 내비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신문이 이날 김정은의 주문에 대해 “군수 생산의 질량적, 기술적 변혁을 더욱 가속화해 당의 국방 건설 정책 실현에서 획기적인 전환을 가져오게 하는 중대한 이정표”라고 평가한 것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1일 군수 및 군 분야 주요 간부들과 총포탄 생산공장을 시찰하는 모습. 노동신문, 뉴스1

임을출 교수는 “단순한 무기 증산이 아니라 AI와 자동화 기술을 군수 공장에 도입해 생산 시스템의 최적화까지 주문하는 모습”이라면서 “군수공업 부문을 현대적인 군사 기업 형태로 발전시켜 만성적으로 부족한 외화와 자원을 조달하는 핵심 창구로 키우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정은은 최근 잇달아 군수공장을 방문하고 남측을 겨냥한 주요 무기의 성능시험을 참관하는 등 군사 관련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7일에는 5000t급 신형 구축함인 최현호에 탑승해 ‘기동능력 종합평가시험’을 참관했고, 6일에는 중요 군수공업 기업을 방문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을 사정권에 둘 수 있는 신형 155㎜ 자행평곡사포 무기체계(북한판 K9 자주포)를 올해 중 남부 국경에 배치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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