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민심 선택은…‘새로운’ 김상욱·‘익숙한’ 김두겸 맞대결 [민심 르포]
기성 정치 실망감 ‘새인물’ 찾기…민심 흔드는 ‘파란 바람’

“이번에는 더불어민주당이랑 국민의힘 중에 누가 할랑가 잘 모르겠네예”
12일 울산 남구 신정시장에서 만난 직장인 정모씨(40대·남)는 선거 판세를 묻자 고개를 갸웃거리며 쉽게 답하지 못했다. 울산 시민들은 “원래 하던 대로 국민의힘이 될 거다”, “민주당이 할 수도 있지 않겠냐”며 저마다 엇갈린 전망을 내놨다.
울산은 부산, 경남 등과 함께 전통적으로 보수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다. 역대 울산 시장 선거에서 2018년 민주당 송철호 후보가 당선된 이변을 제외하면, 보수 정당이 1995년 민선 1기부터 시장을 배출하고 있다. 현재도 국민의힘 인사인 김두겸 울산시장이 자리를 맡고 있다.
김 시장은 국민의힘 울산시장 후보로서 재선에 도전한다. 민주당에서는 앞서 국민의힘에서 당적을 옮긴 김상욱 후보가 출사표를 내밀었다. 울산역, 신정시장 등에서 만난 민심은 ‘익숙함’ 대 ‘새로움’ 구도로 두 후보의 대결을 바라보고 있었다.

보수 지지세가 강한 지역답게 ‘익숙한’ 국민의힘을 지지한다는 바닥 민심이 감지된다. 후보 개인의 특성을 떠나 보수 정당 자체에 우호적인 감정을 품고 있는 것이다. 신정시장에서 야채 가게를 운영하는 한모씨(50대·여)는 “지역 특성상 보수 지지자들이 많다. 하늘이 두 쪽 나도 무조건 국민의힘을 찍겠다는 사람이 꽤 된다”며 “무너져가는 보수를 우리가 살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책의 일관성을 위해 현직인 김 후보가 재임에 성공하는 게 안정적이라는 현실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택시 기사로 일하는 박모씨(70대·남)는 “트램 설치나 울산 역세권 개발 등 현재 추진 중인 정책이나 사업들이 있는데, 민주당 후보가 시장이 되면 중단될지도 모를 일”이라면서 “김 후보가 당선되면 원래 하던 정책들을 그대로 이어갈 수 있는 게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정권 견제 차원에서 민주당에 시장 자리를 내주면 안 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6·3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전반적으로 우위를 보이고 있는 만큼, 울산에서 국민의힘이 당선돼 최소한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취지다. 울산역 인근에서 만난 직장인 진모씨(30대·여)는 “너무 민주당으로 쏠려 있는 것도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보수가 살아있어야 건강한 정치가 이뤄질 수 있다”며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다른 한쪽에선 ‘새로운’ 민주당 바람이 불어 울산 정치가 달라져야 한다는 의견이 고개를 들고 있다. 기존 정치에 효능감을 느끼지 못한 시민들이 민주당으로 돌아서고 있다는 평가다. 신정시장에서 그릇을 파는 오모씨(60대·여성)는 “국민의힘이 울산에서 오래 정치를 했는데 뭐가 달라졌는지 잘 모르겠다. 내가 낸 세금을 엉뚱한 데 쓰는 것 같다”며 “이쯤이면 새로운 시장이 나올 때가 됐다”고 말했다.
‘뉴페이스’인 김 후보가 인물 경쟁력 측면에서 돋보인다는 의견도 있었다. 택시 기사로 일하는 김모씨(70대·남)는 “울산 바닥이 좁아 한 다리 건너면 서로 다 아는 사이여서 소문이 빠른데, 김 후보 됨됨이가 좋다는 얘길 들었다. 엄청나게 인기가 많은 것 같다”며 “젊은 감각으로 시정을 잘 운영할 거 같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을 향한 우호 여론이 김 후보 지지로 이어지는 모습도 포착된다. 신정시장에서 반찬 가게를 운영하는 신모씨(70대·여)는 “이재명 하는 게 예뻐 보인다. 국민 마음을 정확하게 알고 가려운 곳을 잘 긁어주는 것 같다”며 “정부가 잘하니까 김 후보도 믿어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박맹우 “김두겸 단일화 안해”…보수 표심 분열 ‘변수’
울산시장 선거의 최대 변수로 보수 진영 후보 단일화 여부가 떠오르고 있다. 전임 시장 출신의 보수계 인사인 박맹우 무소속 울산시장 후보가 국민의힘과의 단일화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보수 표심 분산 우려가 커지면서다.
울산 남구 신정동에 사는 김모씨(50대·남)는 “그래도 현역인 김 후보가 유력하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박 후보가 무소속 출마 선언을 했다”며 “어부지리로 민주당이 될 수도 있겠단 생각”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결국 보수 단일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울산에 거주 중인 권모씨(20대·남)는 “박 후보가 과거 울산대공원, 태화강 정비 사업 등 굵직한 성과를 냈기 때문에 울산에서 굉장히 유명하다”면서도 “박 후보가 무소속으로 (선거를) 뒤집을만한 사람은 아니라 생각한다. 결국 단일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예측했다.

이은서 기자 euntto0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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