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댓글 무심코 눌렀다 도박의 세계로?

문태현 2026. 5. 12.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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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불법 도박 온라인 광고 무방비 노출, 학교도 경찰도 '속수무책'

[문태현 기자]

안양 시내에 있는 한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한아무개(18)군은 최근 도박 사이트에 들어가 실제로 도박을 한 경험이 있다. 자주 방문하는 게임 관련 유튜브 채널의 댓글 창에 도박 사이트 링크가 반복적으로 올라와 호기심에 들어갔다가 도박을 하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본인의 돈을 쓸 필요도 없었다. 처음 가입하면 공짜 돈을 주는 데다 한 명을 추천하면 5천 원을 더 준다고 해 "딴 돈은 반으로 나누자"며 친구를 데려와 합류시키기까지 했다.

함께 했던 이아무개(18)군은 "처음엔 돈을 좀 딴다 싶더니 결국 다 잃어서 그만뒀어요"라고 전했다. 이군은 현재는 해당 사이트 이용을 중단한 상태다.

인터넷 환경에서 청소년들이 도박 사이트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고 이 중 일부가 실제 도박의 세계로 빠져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에서 실시한 2025년 청소년 도박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조사 대상 1만 3천 명 중 실제 도박을 경험한 학생은 4.0%로 전년도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조사에서 청소년의 절반 이상이 도박 광고에 노출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도박 경험 및 이용현황 최근 6개월(2025년 3월~8월) 동안의 청소년 도박 경험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그래프이다. (출처: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
ⓒ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친구가 실시간으로 계좌에 돈이 들어오는 것을 보여줘 용돈을 벌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겨 친구와 도박을 함께 해봤다"는 또 다른 고교생은 "쉬는 시간에 가끔 애들끼리 장난으로 돈을 모아 도박을 하기도 한다"며 교실의 분위기를 전했다. 큰돈을 잃은 한 친구는 "여기저기 돈을 빌리다 담임 선생님에 들켜 징계를 받았다"는 것이다.

기자가 만나본 10명의 청소년들에 따르면, 이처럼 초기 도박 자금 무료 지급과 가입 추천을 통한 추가 지원금은 이들을 쉽게 도박으로 유인하는 한 요인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도박 사이트들의 링크가 청소년들이 자주 찾는 유튜브의 댓글 창에 무작위로 올라오지만 이를 막을 명확한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주로 청소년들이 자주 시청하는 게임 리그오브레전드를 주제로 쇼츠를 만드는 한 유튜버는 AI를 활용, 특정 단어를 사용하는 댓글은 자동으로 차단이 되도록 했으나 "도박 사이트 링크는 기계처럼 계속 올라와 애를 먹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현실에 대해 춘천시의 한 고등학교 관계자는 4월 중순 기자와 한 인터뷰에서 "학생들이 도박을 하다 적발되더라도 최대한 학교 내부에서 해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해당 사안이 경찰로 넘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 역시 "이런 도박 문제는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되지만, 실제로는 학교 측이 약한 징계 수준에서 마무리하는 경우가 많아 경찰에 접수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정확한 자료 수집이 어렵고 관련 통계를 내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청소년 도박중독은 미래 사회 전반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안이므로, 관계 당국의 적절한 대책 마련이 절실해 보인다.

문태현 대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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