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저승사자’ 불렸던 공정위 조사국, 20년만에 부활한다

안효성 2026. 5. 12. 17:1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재계 저승사자’로 불렸던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국이 20년 만에 사실상 부활한다. 공정위는 조사국 신설과 대규모 인력 증원을 통해 담합·내부거래 등 주요 사건에 대한 직권조사 기능 강화에 나섰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국을 신설하는 등 조사 역량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달 2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12일 정부 부처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올해 하반기 조직개편 과정에서 정원 230여명을 추가 증원하는 방안을 기획예산처와 행정안전부 등 관계 부처와 협의하고 있다. 공정위는 올해 초 조직개편을 통해 167명을 증원했는데, 다시 대규모 증원이 이뤄지게 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말 공정위 업무보고에서 “인력이 부족해 일이 안 됐다는 말은 안 나오게 하라”며 추가 증원을 지시했다.

공정위는 조직개편을 통해 조사와 분석 기능을 대폭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공정위는 7명 규모의 중점조사팀을 대폭 확대해 30~40명 규모의 국(局) 단위 조직인 조사국으로 격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중점조사팀은 공정거래법이나 하도급법 등 소관 법률 구분 없이 주요 사건을 신속하게 조사하기 위해 2024년 신설됐지만, 인력 부족 등으로 대형 사건 대응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국 단위 조직으로 확대될 경우 기획 조사 기능 등이 강화될 수 있다. 이밖에 조사와 사건처리 지원 역량 강화를 위해 경제분석국도 신설된다.

공정위 내 조사 인력과 조직이 확대되면서 재계 긴장도 커지고 있다. 공정위는 담합 사건 등에 대한 과징금 부과 기준을 대폭 상향하는 등 법 집행 강도를 높이고 있다. 조사국까지 부활할 경우 대형 담합이나 내부거래 사건에 대한 직권조사가 한층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조사국은 1996년 설립돼 대기업의 부당지원 등을 집중 조사하며 ‘재계 저승사자’로 불리기도 했다. 기업활동을 과도하게 위축시킨다는 비판 여론에 2005년 12월 결국 폐지된 후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7년 기업집단국으로 일부 기능이 부활했다.

다만 공정위는 과도한 기업 옥죄기로 비치는 데는 선을 긋고 있다. 공정위는 올해 초 인력 증원을 통해 하도급·가맹 등 ‘갑을’ 분야 사건 처리 인력을 확대했지만, 최근에는 담합과 시장 감시 분야를 중심으로 사건 수요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 분야 별로 인력을 늘리기보다는 현안마다 탄력적으로 투입할 수 있는 별도 조사 조직을 확대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설명이다. 공정위는 이날 “중대 민생사건 등의 신속한 처리와 법 집행 역량 강화를 위해 인력 증원을 추진하고 있다”며 “증원 규모와 기능은 관계 부처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세종=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