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그룹] '그림책 작가 10인' 창작의 힘은 어디서 나올까?

이혁진 2026. 5. 12.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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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 책은 최근 작은도서관 독서프로그램 진행자가 그림책이 단순히 아동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며 추천한 책이다.

권정민 작가는 "그림책은 글은 이렇게 말하고 그림은 저것을 보여주지만, 독자는 다른 것을 생각할 수 있는 책, 눈에는 보이지 않는 뒤편을 건드리는 책을 좋아한다"며 예찬이 이어진다.

좋은 그림책을 만들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는 작가들의 삶과 열정을 들여다보는 것은 색다른 독서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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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글 최혜진 사진 해란 <한국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

[이혁진 기자]

 책 <한국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 표지.
ⓒ 한겨레출판
<한국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 책은 최근 작은도서관 독서프로그램 진행자가 그림책이 단순히 아동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며 추천한 책이다. 도서관에는 그림책 코너가 크게 자리하고 아이들이 좋아한다. 책은 부제처럼 그림책 작가 10인의 '돌파하는 힘'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작가들과 심층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도전과 지혜를 전하고 있다.

책은 작가들의 작업일지이며 성장기를 겸하고 있다. 모두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그림책 분야에서 나름 일가를 이룬 작가들이다. 저자 말대로 이 책은 그림책 작가들에게 보내는 '팬레터'이기도 하다.

먼저 솔직하게 고백할 것이 있다. 나는 그림책을 유심히 본 적이 없다. 어렸을 때 그림책을 본 경험이 거의 없고 즐거움도 느끼지 못했다. 그림보다 글을 먼저 읽는 습관이 몸에 배었다. 이 책을 통해 비로소 '그림책 문법'을 조금 이해하게 됐다.

도식을 '배반'하는 그림책 만들고 싶어

소윤경 작가의 그림책에 대한 평가는 그 자체가 충격이었다. 그간 내가 가진 잘못된 편견을 바로잡는 것 같았다.

"요즘도 많은 어린이책이 세계를 도식적으로 그려내요. 그림책에 등장하는 동물도 개, 고양이, 곰, 토기 등 몇 종에 쏠려있고 모두 호감 가는 외양으로 도식화되어 있지요. 도식을 취한다는 건 그것에 대해 더 이상 생각하지 않겠다는 뜻이에요. (,,,) 캐릭터화한 표현, 대상화된 표현에 너무 많이 노출되면 현실 인식도 왜곡될 수 있어요. 제가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그림은 도식을 배반하는 그림이에요."(64쪽)

노인경 작가는 그림책에 대해 보다 쉽게 설명했다.
"그림책은 얇고 짧아서 독자가 만만하게 자주 꺼내 볼 수 있지만, 작가 입장에서는 만드는 데에 아주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해요. 대신 시간이 흘러도 가치가 크게 변하지 않아요. 그림책 시장은 다른 도서 시장에 비해 유행에 민감하지 않아요. 30년 전 베스트셀러가 여전히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는 시장이에요."(249쪽)

그럼 그림책만의 매력은 무엇일까. 권정민 작가는 "그림책은 글은 이렇게 말하고 그림은 저것을 보여주지만, 독자는 다른 것을 생각할 수 있는 책, 눈에는 보이지 않는 뒤편을 건드리는 책을 좋아한다"며 예찬이 이어진다.
"짧은 책 한 권이 완벽하게 완결된 고유한 세계라는 점이 좋아요. 또 그림책은 소장할 수 있잖아요. 가질 수 있고, 만질 수 있고, 생각날 때마다 펼치면 종이들이 와락 쏟아져 나오는 느낌이 참 좋지요."(284쪽)

그림책 작가는 최고 하나를 고르는 '도자기 장인'과 비슷

하지만 그림책 작가들의 고통은 크다. 수십 가지 버전의 원고를 만들고 그중에서 하나를 고르는 도자기 장인과 유사하다. 작가들은 기다림에 단련된 사람들이다. 권정민 작가는 "하루하루 오래 쌓아야만 겨우 한 권을 내놓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유준재 작가는 또 이렇게 말했다.

"그림책 작가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어른, 아이 모두 공감하도록 바꿔내야 하기에 고통스러울 정도로 고민을 많이 해야 해요,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면서 최선의 길을 찾지요. (...) 쉽고 편하게 읽히는 책일수록 작가의 고통이 크다고 보면 돼요."(219쪽)

그러면서도 작가들은 책 속에서 웃음을 결코 잃지 않는다. 특히 박연철 작가는 책의 '작가 소개란'마저 '판타지'로 승화시켰다. 이런 식이다. "너무 멀어 자세히 안보면 잘 안 보여 별의왕, 아이들을 잡아먹는 푸른 수염의 못생긴 예술가, 수다 떠는 걸 아주 좋아하는 개똥지빠귀가 들려준 이야기를 전달하는 전달자" 등으로 익살스럽게 표현했다.

그는 천편일륜적인 경력 대신 픽션을 활용하는 창의력을 발휘했다. 새 책이 나오면 작가소개란을 먼저 펼치는 독자들에게 흥미를 유발하려는 것이다. 이러한 판타지가 그의 그림책 곳곳에도 숨어있을 것이 분명하다.

이처럼 그림책 작가들은 발상을 바꾸고 통념을 깨는 세상을 추구하고 있다. 그들은 아마도 귀로 듣는 음악도 그림으로 표현하지 않을까 싶다. 또한 작가들은 외롭더라도 혼자 가는 사람들이다. 언뜻 작업정신은 경제논리에도 초연해 보였다.

우리나라 도서시장에서 단행본 도서는 30%를 차지하고 있다.(2019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보고서) 단행본 시장은 성인도서(87%)와 아동도서(13%)로 나뉜다. 그림책은 아동문학에서도 하위 카테고리라고 한다. 척박한 도서시장에서 그림책 작가들이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상을 휩쓸고 있다니 이들의 뚝심과 돌파력이 존경스럽다.

책은 작가의 애정 어린 비평에다 작가 작업실 사진들도 곁들여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좋은 그림책을 만들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는 작가들의 삶과 열정을 들여다보는 것은 색다른 독서경험이었다. 다음 읽을 책은 아래 그림책 작가 10인의 대표작 목록 중에서 고를 예정이다.
 10인 그림책 작가 대표작 목록
ⓒ 이혁진
《 group 》 시니어그룹 : https://omn.kr/group/senior_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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