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브리핑 하루 만에... 한화솔루션 유상증자 '무기한 연기'
[류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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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화솔루션은 17일(현지시간)까지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와이어·케이블 전시회 '와이어(WIRE) 2026'에 참가한다고 15일 밝혔다. 사진은 독일 '와이어 2026'에 마련된 한화솔루션 부스 전경. |
| ⓒ 한화솔루션 |
"당사는 본 유상증자를 지속 추진할 예정이나 구체적인 증자 일정은 현재 미정이며 추후 세부 일정이 확정되는 대로 공시할 예정입니다."
한화솔루션이 대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사실상 무기한 연기했다. 금융감독원이 "유상증자 외 달리 자금을 조달할 방법이 정말 없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며 공개적으로 압박한 지 단 하루 만에 나온 결정이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지난 3월 제출한 유상증자 결정을 담은 증권신고서를 정정 공시하며 기존에 확정됐던 모든 일정을 '미정'으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오는 14일로 예정됐던 신주배정기준일을 비롯해 6월 말 청약, 납입 등 유상증자 절차 전체가 잠정 중단됐다. 유상증자란 기업이 신주를 발행해 자본을 확충하는 방식이다. 다만 기존 주주들이 가진 주식 가치가 희석되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악재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번 결정은 전날(11일) 황선오 금감원 부원장이 자본시장 현안 브리핑에서 두 차례에 걸친 정정 요구의 배경을 이례적으로 공개한 게 '트리거'가 된 걸로 보인다. 황 부원장은 한화솔루션이 "유동성 리스크의 실체와 실적 전망에 대한 근거, 유상증자 외에 달리 자금을 조달할 방법이 정말 없는 것인지 그런 부분의 (설명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증권 신고서에 투자 판매에 필요한 정보가 제대로 기재가 안 됐다고 판단할 때는 계속해서 정정 요구를 요구할 수밖에 없다"고도 경고했다.
앞서 한화솔루션은 지난 3월 처음 2조 4000억 원 규모의 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조달 자금의 60% 이상인 1조 5000억 원을 빚을 갚는 데 쓰겠다고 밝혀 '주주에게 부담을 전가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금감원의 1차 정정 요구(4월 9일)에 증자 규모를 1조 8000억 원으로 낮춰 잡고 채무 상환액도 9000억 원대로 줄였지만, 당국의 눈높이를 맞추기엔 역부족이었다. 금감원이 4월 30일 두 번째 정정 요구를 내리며 다시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특히 금감원은 한화솔루션이 보유한 부동산·계열사 지분 등 약 5조원대 자산을 문제 삼았다. 현금화 가능한 자산이 충분함에도 자산 매각 등 자구노력 없이 주주들에게만 손을 벌리고 있다는 판단이다.
당국과의 관계 악화도 사태를 키웠다. 애초에 이번 사건이 여론 주목을 받은 건 한화솔루션 경영진이 주주 간담회에서 유상증자와 관련 "금감원에 사전에 유상증자 계획을 논의했다"고 말하면서다. 증권신고서 제출 전부터 당국과 내용을 조율해 온 것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는 발언이다. 이후 금감원이 즉각 "사실무근"이라며 공식 사과와 소명을 요구하면서 관련 임원이 대기발령 조치되는 등 내부 진통을 겪기도 했다. 결국 신뢰관계에 금이 가면서 금융당국의 '현미경 심사'를 자초했다는 분석이다.
그런 만큼 한화솔루션이 세 번째 정정신고서를 내놓을지 여부에 시장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과 투자자를 동시에 만족시킬 구체적인 자산 매각 계획 등이 포함되지 않을 경우, 유상증자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 오는 7월 30일까지 정정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해당 증권신고서는 법령에 따라 철회된 것으로 간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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