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 서울 2시간 내내 서서 가기도"…'보조석 쟁탈' 피터지는 KTX, 상시 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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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오후 서울역 승강장.
고속열차가 플랫폼에 들어서자 각 호차 앞에 대기하던 승객들이 기다렸다는 듯 일제히 올라탔다.
서울역에서 만난 승객들은 주말마다 명절 같은 전쟁을 치른다고 불평했다.
지난해 기준 고속철도 좌석 공급은 KTX 하루 평균 약 20만2000석, SRT 약 5만2000석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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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처럼 일상 돼…선로 용량은 한계
"이동시간 안정…출근·관광·통근 흡수"
지난 7일 오후 서울역 승강장. 고속열차가 플랫폼에 들어서자 각 호차 앞에 대기하던 승객들이 기다렸다는 듯 일제히 올라탔다. 평일임에도 객실 연결부에 설치된 보조좌석 두 자리를 확보하려는 다툼이 치열했다. 출발 시간이 임박하면서 입석 칸은 혼돈 그 자체였다. 보조좌석 하나를 둘러싸고 벽에 기대 휴대전화를 보는 승객, 가방 위에 걸터앉은 승객까지 뒤섞였다.
올해 1분기 철도 이용객이 4200만명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운 가운데 고속열차의 경우 명절·연휴뿐만 아니라 평시에도 상시 포화 상태를 보이고 있다. 도심 접근성과 정시성이라는 KTX의 강점으로 일시적인 수요 증가를 넘어 이동 패턴 자체가 바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열차 예매 애플리케이션 코레일톡에 따르면 서울역과 용산역을 오가는 주요 열차는 대부분 매진 상태다. 금요일인 15일 정오 이후와 16일 오후 4시 이전 주요 하행선은 전석 매진됐고, 일요일 상행선도 대부분 예약이 완료됐다.
코레일·에스알(SR) 통계를 종합하면 올해 1분기 KTX·SRT·KTX-이음·ITX-새마을·무궁화호 등 전체 철도 이용객은 4211만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4125만명보다 2.1% 증가한 수치로,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이 중 KTX 이용객은 2039만명으로, 2004년 개통 이후 분기 기준 처음으로 2000만명을 넘어섰다. SRT 이용객도 616만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서울역에서 만난 승객들은 주말마다 명절 같은 전쟁을 치른다고 불평했다. 대학원생 오민진씨(25)는 "일정을 조금만 촉박하게 잡아도 예매 자체가 전쟁"이라며 "입석 칸은 얼마나 치열하고 혼잡한지, 대구에서 서울까지 2시간 가까이 서서 온 적도 있는데 보조좌석에는 한 번도 못 앉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고속철도가 과거처럼 특별한 장거리 이동수단이 아니라 일상형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한 결과다. 김정화 경기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도심 접근성이 뛰어나다 보니 의료 시스템 등을 이용하기 위해 지방에서 이동하는 인원이 많아진 영향도 있다"고 진단했다.
정시성이라는 강점도 승객들을 끌어모으는 요소가 되고 있다. 김양수 송원대 철도운전시스템학과 교수는 "고속버스보다 이동 시간이 안정적이라는 점에서 철도로 수요가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며 "출장과 관광, 통근 수요까지 폭넓게 흡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기준 고속철도 좌석 공급은 KTX 하루 평균 약 20만2000석, SRT 약 5만2000석 수준이다. 입석 수요까지 포함한 이용률은 KTX 110.5%, SRT 131.0%에 달한다. 코레일은 경부선을 주중 187회·주말 211회, 호남선을 주중 96회·주말 97회 운행 중이지만 주요 시간대 좌석난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선로 용량도 한계에 근접해 추가 증편도 쉽지 않다. 경부선과 호남선이 모두 지나는 경기 평택시~충북 청주시 구간은 대표적인 병목 구간으로 꼽힌다. 정부는 평택~오송 구간을 2복선(복복선)으로 확장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하에 추가 터널을 건설해 선로를 늘리는 방식이다. 사업이 완료되면 하루 최대 352회까지 운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코레일 관계자는 "수요 집중 시간대에는 안전에 지장이 가지 않는 범위에서 임시 증편을 시행하고 있다"면서 "평택~오송 구간 2복선화가 완료되면 공급 부족 문제가 일정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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