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황금폰’ 약관에 “출시 보장 없음”… 사기 논란도

강창욱 2026. 5. 12.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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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금 100달러 사전주문 60만명 대기 중
작년 8월 배송 예정이었지만 출시도 아직
“미국서 제조” 자랑했지만 금세 표현 수정
“허위·과장 마케팅 비판도…점점 골칫거리”
“3월 인증 완료…곧 출시될 가능성” 보도도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제작한 이미지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붙인 황금색 스마트폰, 일명 ‘트럼프 황금폰’이 아예 세상에 나오지 않을 수 있다고 약관에 명시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의 두 아들이 발표한 이 폰은 이미 1년 가까이 출시가 미뤄진 채 다음 일정이 불투명한 상태다. 현재 100달러(약 15만원)의 예약금을 받는 사전 주문에는 60만명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사기 의혹까지 제기됐다.

해당 ‘T1 폰’ 제작·판매사인 트럼프 모바일은 지난달 6일(현지시간) 웹사이트에 갱신한 예약금 약관에서 “나중에 전적인 재량에 따라 해당 기기를 판매하기로 결정할 경우에 한해 조건부 기회를 제공할 뿐”이라고 밝혔다.

또 “예약금은 구매나 주문 승낙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기기가 생산되거나 구매 가능하게 제공될 것임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네 번째 조항에서는 ‘출시, 배송 또는 시기에 대한 보장 없음’이라고 다시 한 번 분명히 했다.

업체는 “예상 배송일, 출시 일정 또는 예상 생산 일정은 구속력 없는 추정치일 뿐”이라며 보장하지 않는 사항으로 상업적 출시, 규제 승인, 통신사 인증 확보, 생산 시작 및 계속, 특정 기간 내 배송을 명시했다.

일종의 알뜰폰 사업자인 트럼프 모바일은 지난해 6월 자사 통신요금제 이용자를 위한 대표 상품으로 T1 폰을 발표했다. 예약금을 받기 시작한 것도 그때부터다. 이 제품은 ‘프로모션 가격’ 기준 499달러로 표시돼 있다.

이 제품은 원래 지난해 8월 배송 예정이었지만 출시가 여러 차례 지연됐다. 현재까지도 공식 출시일이 정해지지 않았다.

고객 서비스 담당자들은 정부 셧다운 문제와 인증 문제 때문에 배송이 늦어졌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모바일은 T1 폰에 대한 설명도 몇 차례 바꿔 왔다. 당초 ‘미국에서 자랑스럽게 설계·제조된 세련된 금색 스마트폰’이라고 소개됐지만 발표 후에는 미국에서 제조된다는 표현이 사라졌다.

12일 현재 웹사이트에는 ‘미국적 가치를 염두에 두고 설계됐다’ ‘미국의 혁신으로 빚어졌다’는 식으로만 표현돼 있다. 변경된 문구는 이 폰이 중국에서 제조되거나 중국산 수입 부품을 사용할 수 있다는 추측을 낳았다.

앞서 일부 매체는 실제 T1 폰이 중국에서 생산될 예정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 폰은 대만 스마트폰·VR 기기 제조사 HTC가 2024년 6월 공개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HTC U24 Pro와 외관과 사양이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웹사이트에 게시된 설명에 따르면 T1 폰은 6.78인치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 5000만 화소 메인 카메라, 고속충전 배터리, 지문인식 센서 등을 탑재할 예정이다.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다.

외관은 디스플레이와 후면 카메라 부분을 제외한 모든 바탕이 금색이다. 뒷면에는 성조기가 새겨져 있다. 바로 아래에 회사명 ‘Trump Mobile’이 들어가 있다.

제품 이미지에는 ‘변경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 달려 있다.

디지털 매체 (IBT)는 지난 10일 ‘트럼프 황금폰 사기?’로 시작하는 제목의 기사에서 “약 60만명의 구매자가 T1 폰을 사기 위해 100달러의 예약금을 냈지만 여러 차례 약속된 배송일에도 불구하고 아직 아무도 이 기기를 받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IBT는 “약속된 배송일이 명확한 설명 없이 계속 밀리면서 비판론자들과 불만을 품은 고객들은 이 사업이 오도성 마케팅을 했다고 비난하고 있다”고 전했다.

T1 폰은 발표 당시 애플과 삼성 기기에 맞서는 ‘애국적 대안’으로 소개됐다. IBT는 “초기 마케팅은 이 휴대전화가 미국에서 제조될 것이라는 점을 반복적으로 강조했다”며 “이는 이 기기를 사전 주문한 많은 보수 성향 지지자에게 중요한 판매 포인트였다”고 설명했다.

당시 전문가들은 이 제품을 미국 내에서 실제로 제조할 수 있는지에 의문을 제기했다. 미국에는 대규모 스마트폰 조립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IBT는 “자랑스러운 미국산 스마트폰을 기대했던 많은 지지자에게 원산지를 둘러싼 불확실성과 반복된 출시 지연은 경제 민족주의의 상징으로 홍보됐던 제품을 점점 커지는 정치적·사업적 골칫거리로 바꿔놓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날 일간 USA투데이는 T1 폰이 지난 3월 북미 지역 이동통신망 호환성과 관련된 PTCRB 인증을 받았다며 조만간 출시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트럼프 모바일 측 관계자가 T1 폰과 관련한 질문에 즉각 답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약관에는 더 이상 기다리기를 원하지 않는 고객은 예약금을 전액 환불받을 수 있는 것으로 돼 있다. 예약금을 취소하거나 환불을 요청하려는 사람은 트럼프 모바일 고객지원센터나 안내된 전화번호로 연락하면 된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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