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잡은 한동훈, 선거법 위반 논란... 선관위 "검토 예정"

곽우신 2026. 5. 12.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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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마 기자회견에서 마이크 잡고 지지 호소 논란... 선거법상 마이크 사용은 가능, 핵심은 '선거운동' 여부

[곽우신, 김보성 기자]

▲ 출마 기자회견 하는 한동훈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9일 오후 부산 북구 구포시장 인근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연합뉴스
부산광역시 북구갑 보궐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한동훈 예비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이 불거졌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 돌입하지 않았는데도, 출마 기자회견에서 확성기를 사용해 공약을 설명하면서 자신의 선거 승리 필요성을 반복해서 강조한 탓이다.

해당 사진과 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번지면서, 공직선거법이 금지하고 있는 '사전 선거운동'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미 국민신문고와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도 접수됐다. 시민단체 '촛불행동'은 고발까지 예고했다.

당초 '위반 소지가 없다'고 판단했던 선거관리위원회는 검토에 들어갔다. 부산북구선거관리위원회는 문제가 된 한동훈 후보의 지난 9일 기자회견과 10일 개소식 현장을 모두 참관했으며, 한 후보의 마이크 사용 및 발언 내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는 신고가 들어온 만큼, 위반 여부에 대해 정식으로 검토해 보겠다는 입장이다.

마이크 잡는 것 자체는 가능... 어떤 이야기를 했느냐가 중요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의 공식 선거운동 기간은 오는 21일부터 6월 2일까지이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 이전에는 규정이 더욱 엄격해 예비후보자를 포함해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말로 하는 선거운동'을 위해 '휴대용 확성장치'를 사용할 수 없다.

하지만 마이크를 잡는 장면이 나왔다고 해서 무조건 공직선거법 위반이 되는 것은 아니다. 후보자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아닌 때엔 장소와 성격, 그리고 확성장치의 종류와 수량 등 정해진 기준에 따라서만 마이크 유세가 가능하다. 핵심은 '선거운동이냐, 아니냐'이다. 마이크를 잡고 한 발언이 '선거운동'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문제가 없다.

예를 들어, 공직선거법은 선거에 관한 단순한 의견 개진, 입후보와 선거운동을 위한 준비 행위, 통상적인 정당활동 등은 선거운동으로 보지 않는다. 출마를 위한 기자회견 자체는 바로 이 '준비 행위' 등에 속한다. 한동훈 후보의 지난 9일 출마선언은 '기자회견'의 형식을 취했기 때문에, 실질적인 기자회견으로 볼 수 있는지 아닌지가 판단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형식을 가장한 채 실제로 '선거운동'을 한 것이라면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 기자회견이라고 하더라도 한 후보가 본인을 '찍어달라'라거나, 상대 후보를 '떨어뜨려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면 선거운동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한 후보의 출마 기자회견이 선거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는 쪽에서는 그가 당시 자신의 지역 공약을 제시하면서 본인의 승리 필요성을 반복적으로 강조했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들고 있다.

실제 한 후보는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한 '조작기소 특검' 등을 언급하면서 "제가 바로 이번 선거에서 승리해 국회에 들어가서 그 폭주를 막아내겠다", "그 각오로 국회 들어가서 무너진 균형추를 바로 이곳 북구갑에서 바로 세우겠다"라고 강조했다.

또 보수 재건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는 "보수 재건의 길, 여기서 제가 승리하는 것이다. 반드시 승리하겠다"라고 밝혔다.

한 후보는 또 공연과 전시, 스포츠 행사가 가능한 복합아레나 건립, 돌봄과 교육이 통합된 에듀타운 조성, 가변도로 입체도로망 구축, 어르신 노후 보장을 위한 기초연금 개선 등을 약속하면서 "부산 북구를 건강과 여가, 디지털서비스가 결합된 스마트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면서 "지난 20년간 이걸 못했다. 지금은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퀀텀점프가 필요할 때"라며 "저만이 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한 후보는 끝으로 "북구를 부산의 1순위 대한민국의 1순위로 만들겠다"라며 "6월 3일 제가 승리하면 우리 북구의 미래가, 보수의 미래가, 대한민국의 미래가 승리한다"라고 강조했다.

한 후보가 10일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마이크를 잡고 발언한 것도 논란이다. 실내 집회 역시 기본적으로 금지되기 때문이다. 선거운동을 목적으로 집회를 개최하여 마이크를 사용하는 것은 '선거법상 금지된 집회'에 해당할 수 있다. 다만, 관례적인 의정활동 보고회나 이미 개최된 모임에서의 단순 인사말 등은 사안별로 별도의 판단 기준이 적용된다.

선거사무소 개소식도 여기에 해당한다. 정당 관계자·가족·친지·평소 친교가 있는 인사 등을 초청하는 행위, 국회의원·정당 대표 등이 현장에 참석하는 게 가능하다. 의례적인 인사말이나 덕담도 허용 범위에 속한다.

한동훈 후보의 10일 개소식도 이런 기준에 준해서 판단될 것으로 보인다. 한 후보가 마이크를 잡을 수는 있다. 잡고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를 따져 봐야 한다. 선관위에서 현장 모니터링을 하는 이유이다. 참고로 이날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는 개소식에서 마이크를 잡았고, 하정우 민주당 후보는 잡지 않았다.

선관위 "충분히 검토해 답변하겠다"... 과거 사례는?
▲ 아내 진은정 변호사 소개하는 한동훈  무소속 한동훈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가 10일 부산 북구에서 열린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아내 진은정 변호사를 소개하고 있다.
ⓒ 연합뉴스
특정 발언이 선거운동으로 볼 수 있느냐 혹은 없느냐는 무 자르듯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잦다. 주관적 해석의 영역에 해당할 때도 있기 때문에 종합적임 검토가 필요하다.

과거 사례를 살펴 보아도 판단이 엇갈린다. 최재형 전 국민의힘 의원은 과거 대통령선거 출마를 준비하던 2021년 8월, 대구 서문시장에서 마이크를 들고 '정권교체를 이뤄내겠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 1심은 선거운동기간 전 확성장치를 사용한 '선거운동'으로 보고 벌금 50만 원의 유죄를 선고했다. 그가 항소하지 않으면서 형이 확정됐고, 의원직은 유지됐다.

2024년 국회의원 총선거 당시 서울 도봉갑에 출마했던 안귀령 전 민주당 대변인 또한 공식 선거운동기간 전 세 차례 마이크를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고,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벌금 70만 원을 선고받았다. 어르신문화센터·노래교실·선거사무소 개소식 등에서 마이크를 이용한 게 문제 됐고, 재판부는 당시 발언 내용을 두고 "3회에 걸쳐 선거운동 기간 전에 확성장치를 사용해 부정한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한 것"이라고 보았다.

2024년 총선에서는 이재명 대통령과 한동훈 후보 모두 마이크를 사용한 것을 두고 서로를 '맞고발'하기까지 했다. 국민의힘은 당시 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이 여러 지역구를 돌며 야외 기자회견 형식을 빌려 마이크를 쓴 게 사실상 '선거유세'라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하지만 이후 기소되지는 않았다.

반대로 당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맡았던 한동훈 후보는 대구광역시 달서구을의 윤재옥 의원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마이크를 잡은 게 문제가 됐다. "우리는 이번 총선을 반드시 이겨야 한다", "민주당을 심판해야 한다" 등의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관련 기사: "우리는 반드시 이겨야" 마이크 쓴 한동훈, 선거법 위반일까 https://omn.kr/27xi1).

당시 녹색당과 정의당의 연합정당인 녹색정의당은 한 후보가 불법 선거운동을 했다며 경찰에 고발 조치했고, 조국혁신당은 조속한 선관위 조사를 촉구했다. 선관위도 사실 관계 파악에 나섰지만, 이후 수사기관과의 '핑퐁' 속에서 흐지부지 넘어가고 말았다. 두 건 모두 공소시효는 2024년 10월 10일로 만료됐다.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는 <오마이뉴스>의 질의에 "조사·단속에 관한 사안이어서 관련해서 확인해 줄 수 없다"라며 "충실한 검토를 해서 답변할 예정이다. 조사 결과가 나오면 당사자에게는 통보하도록 되어 있다"라고만 말을 아꼈다.

고발 예고한 시민단체... 캠프 "기자회견을 한 것, 이후 질의응답은 마이크 안 잡아"

부산촛불행동은 12일 오후 2시, 한동훈 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으로 부산시선관위와 부산경찰청에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부산촛불행동 관계자는 "누구보다 법을 잘 하는 법률가이자 심지어 법무부 장관도 한 사람인데, 불특정 다수의 이목이 집중된 공개 장소에서 선거법을 지키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해당 관계자는 "선거 혼탁을 막기 위해 엄격하게 마이크 사용을 규정하고 있지 않느냐?"라며 "누구는 저렇게 할 수 있고, 누구는 저렇게 할 수 없다면 형평성의 원칙에도 어긋난다.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라고 날을 세웠다.

반면, 한동훈 후보 캠프 측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저희는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는 '기자회견'을 했던 것이다. 기자회견 도중에는 마이크를 잡았고, 이후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할 때는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았다"라며 선거법 위반 사항이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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