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랜차이즈 9가지 구조적 문제와 해결 방안[최석진의 로앤비즈]

최석진 2026. 5. 12. 08:49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회 토론회서 동반성장연구소 발표
과도한 물류 마진·광고비 등 전가 지적
깜깜이 정산·굿즈 강매·근접 출점도 문제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달 발표한 '2025년 가맹사업 현황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가맹본부 수는 9960개, 브랜드 수는 1만3725개, 가맹점 수는 37만9739개로 전년 대비 각각 13.2%, 10.9%, 4.0% 증가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정체를 극복하고 다시 성장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시장의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피자헛을 시작으로 현재 20개가 넘는 국내 유명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가맹본부를 상대로 한 '차액가맹금' 소송이 진행되고 있고, 지난해에만 3만5000개 이상의 가맹점이 폐업하며 폐점률(약 10.1%)이 처음으로 두 자릿수에 진입했다.

지난달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개최된 '프랜차이즈 산업, 더 나은 내일을 위한 토론회'에서 이다연 동반성장연구소 이사가 기조발제를 하는 모습. 최석진 기자

성장 일변도로 달려온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은 구조적 문제 해결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한 단계 더 도약해야 할 변곡점에 서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0일 국회에서 열린 '프랜차이즈 산업, 더 나은 내일을 위한 토론회'에서 이다연 동반성장연구소 이사 겸 청년센터장은 여러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을 직접 만나서 들은 애로 사항과 연구 결과를 토대로 ▲본사의 비현실적인 판매가 유지 전략 및 원가 인상분 전가 ▲물류 결제 시스템(OMS)의 불합리성 및 현금 결제 강제 ▲기획 상품(굿즈) 강매 ▲전자결제대행(PG)사 강제 지정 및 불투명한 정산 ▲권장품목 지정 제도 악용 및 차액가맹금 과다 수수 ▲무분별한 근접 출점 등 9가지 구조적 문제점을 지적하며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동반성장연구소는 2012년 동반성장위원장직에서 물러난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우리 사회의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고 '더불어 잘사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설립한 순수 민간 연구기관이다.

과도한 물류 마진·비용 전가

가맹점주들이 토로하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본사가 필수품목이나 구입권장품목을 지정해 사실상 원부자재 구입을 강제하면서 시장가격보다 오히려 높은 가격에 판매하고 남은 차익(물류 마진)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한다는 점이었다. 토론회에 참석한 한 메가커피 가맹점주는 "본사가 제공하는 아이스 컵을 시장에서는 절반 가격에 구매할 수 있었다"고 했다. 가맹사업의 통일적 이미지나 중심 상품 품질의 균질성과 직접 관계가 없는 공산품이나 설비의 경우 가맹점이 자유롭게 개별 구입할 수 있도록 보장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는 인건비나 원부자재 가격, 물류비 인상 등 원가 인상 요인이 발생해도 판매가에 반영하지 않고, 그 부담을 가맹점 공급가 인상을 통해 본사의 마진을 방어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메가커피의 경우 '가성비 브랜드'라는 타이틀 유지를 위해 7년째 아이스 아메리카노 가격을 2000원으로 동결해왔는데, 2019년 8350원이었던 최저 시급은 올해 1만320원으로 23.6% 상승했고, 원두 1㎏ 가격은 2022년 3월 1만7600원에서 불과 3년 만인 2025년 4월 2만3650원으로 34%나 상승했다. 탄력적 판매가 인상과 점주의 적정 마진이 보장되는 판매가 책정 가이드라인이 요구된다. 이 밖에도 모바일 상품권 수수료나 각종 할인 프로모션 비용을 점주에게 전가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본사 차원의 상품 광고비는 전액 본사가 부담한다'고 공표해온 BHC는 2015년 10월부터 생닭 1마리당 400원씩의 광고비를 징수해 왔고, 2017년부터는 신선육 공급 단가에 400원의 광고비를 합산해 공급가를 인상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점주 협의회 추산에 따르면 2015년 이후 가맹점에 떠넘겨진 광고비 규모만 무려 204억원에 달한다. 이 이사는 광고비나 판촉비 집행 내역 공개를 의무화하고, 광고비 규모 책정과 집행 계획 수립 단계부터 정보 공개와 협의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불합리한 결제·정산 시스템

각종 물류대금을 본사 명의의 가상 계좌를 통해 현금으로 선입금 받는 물류 결제 시스템과 과도한 PG 수수료, 불투명한 정산 시스템도 개선이 시급한 과제다. 메가커피의 경우 본사가 운영하는 직영점에서는 물류 대금을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게 한 반면, 일반 가맹점은 본사 명의의 계좌에 반드시 현금을 예치해야 우유나 원두 같은 원부자재 구입이 가능하다. 4000개가 넘는 가맹점이 100만원씩만 예치해도 본사는 40억원이라는 막대한 현금에 대한 이자 수익을 얻게 되는 구조다. 점주들의 자금 운용에 숨통을 틔우기 위해서는 신용카드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고 기존처럼 서울보증보험 기반 사후 결제 방식을 병행해야 한다고 이 이사는 제안했다.

운영의 통일성과 데이터 관리를 명분으로 본사가 지정한 POS 시스템과 연동된 특정 PG사와의 계약이 강제돼 본사는 거액의 리베이트를 챙기는 대신, 점주들은 수수료 인하 혜택도 받지 못한 채 고비용을 감수해야 하는 현실도 개선 과제 중 하나다. 나아가 각종 제휴 및 프로모션에 대한 할인 분담률, 수수료율 등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제공받지 못하는 '깜깜이 정산' 실태 해결을 위해 '결제 수단별 통합 정산 명세서' 발행을 의무화하고 PG 수수료를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

굿즈 강매·근접 출점

매장 매출 증대를 명분으로 본사가 각종 굿즈를 가맹점에 강제 할당하는 것도 점주들을 힘들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메가커피의 경우 2023년 12월 미니언즈 콜라보를 시작으로 1년간 '캐치! 티니핑' 등 무려 7차례에 걸쳐 한 매장당 200만원 이상의 굿즈 대금이 강제로 징수됐다. 심지어 굿즈 대금을 물류 예치금에서 강제 차감하거나, 본사가 운영하는 직영 온라인 몰에서 점주들에게 공급한 가격보다 훨씬 싸게 판매하는 '역마진' 상황도 발생했다. 매장의 상권과 점주의 판단에 따라 발주 수량을 선택할 수 있게 하고, 판매되지 않은 재고에 대한 조건 없는 반품 및 환불 처리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이 이사는 제안했다.

본사가 '특수상권'이라는 명목으로 출점 거리 제한 규정의 예외를 적용해 기존 가맹점에 근접한 거리에 신규 점포 허가를 내주거나, 대형 직영점을 출점하는 사례도 문제로 지적됐다. 메가커피는 서울 명동역 주변에 이미 4개의 가맹점이 영업 중이던 지난해 9월 그 중심 지역에 5층 규모의 대형 직영점을 출점했다. 점주들의 영업권 보호를 위해 실효성 있는 도보 거리에 기반을 둔 영업 지역 설정과 인근 출점 시 기존 점주와의 협의 및 보상 기준 마련이 요구된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거래조사팀장 출신 김상윤 법무법인 지평 파트너변호사는 "차액가맹금 관련 분쟁은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간 정보의 비대칭과 협상력의 차이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한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공정위는 가맹본부가 필수품목의 종류 및 공급가격 산정방식을 계약서에 반드시 기재하고, 필수품목 거래조건을 가맹점주에게 불리하게 변경 시 가맹점주와 협의하도록 관련 법령을 개정했고, 가맹점사업자단체 등록제를 도입하고 정보공개서와 관련한 제도 개선도 추진 중"이라며 "이 같은 개선 내용의 취지에 따라 상생의 문화가 시장에 뿌리내리도록 정부, 가맹본부, 가맹점주가 함께 노력해야 하며, 추후 제도 운영 과정에서 미비점이 드러나면 이를 보완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석진 로앤비즈 스페셜리스트 csj0404@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