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노사 '마지막 담판' 오늘 결론…총파업으로 치닫나
OPI 상한 폐지·제도화 놓고 평행선…21일 총파업 분수령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삼성전자[005930] 노사가 총파업을 앞두고 사실상 마지막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는다.
삼성전자와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는 12일 오전 10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사후조정 2차 사후조정 회의를 재개한다.
노조가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을 예고한 만큼, 이날 회의는 파업 전 노사 간 이견을 좁힐 수 있는 마지막 절차다.

◇ 핵심은 OPI 상한 폐지…노조 "제도화 없으면 조정 어렵다"
이번 사후조정의 최대 쟁점은 OPI 상한 폐지와 제도화 여부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지급하고, 현행 OPI 상한을 폐지하는 방안을 명문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은 전날 "영업이익 15%의 성과급 지급 및 상한 폐지, 제도화를 계속 요구하고 있다"며 "회사가 제도화에 대한 입장이 없으면 조정은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사측은 성과급 상한을 넘는 특별보상 지급 가능성을 열어두는 방식으로 접점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노조는 일회성 보상이나 조건부 특별포상이 아니라 제도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 파업도 부담, 대폭 수용도 부담…삼성의 딜레마
삼성전자는 협상 결렬에 따른 파업 리스크와 노조 요구 수용에 따른 후폭풍 사이에서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반도체 생산은 24시간 연속 공정으로 운영되는 만큼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생산 차질 우려가 불가피하다. 특히 메모리 업황이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와 범용 D램 가격 상승으로 회복세를 보이는 국면에서 파업이 발생하면 고객사 공급 일정과 글로벌 메모리 수급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파업 피해 규모를 둘러싼 시장의 추정도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총파업 현실화 시 피해액이 약 30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고, JP모건은 인건비 증가와 생산 손실 등을 감안할 경우 피해 규모가 최대 43조원에 달할 수 있다고 추산한 바 있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도 삼성전자에서 중대한 생산 차질이나 운영 불확실성이 발생할 경우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공급 부담이 커지고, 공급 병목과 가격 변동성 확대, 조달 불확실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 노노 갈등도 변수…DX·DS 성과급 구조 놓고 이견
노조 내부의 균열도 협상 전망을 복잡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조합원 비중이 큰 동행노조는 총파업을 주도하는 초기업노조가 반도체 중심의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중심의 성과급 확대를 요구하는 데 반발하며 공동투쟁본부에서 탈퇴했다.
동행노조는 사후조정 과정에서 전사 공통재원을 활용한 DX·DS 간 성과급 구조 개선 문제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초기업노조는 이번 사후조정에서는 기존 쟁점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 오늘 결론…'제도화' 수용 여부가 관건
삼성전자 노사는 앞서 지난 2~3월 조정 절차에서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지난해 7월 첫 파업 당시에도 사후조정이 진행됐지만 최종 타결에는 실패한 바 있다.
전례를 감안하면 이날 회의에서도 극적인 합의가 나오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많다.
결국 관건은 사측이 노조가 요구하는 '제도화'에 어느 정도 접근한 안을 제시할 수 있느냐다. 노조는 구두 약속이나 일회성 보상보다 명문화된 성과급 체계 개편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이 기존 특별보상안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경우 협상은 다시 빈손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협상이 결렬되면 노조는 예정대로 오는 21일 총파업 수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주가가 사상 최고치에 근접하며 주주와 전 세계 투자자의 이목이 집중된 상황에서, 이날 담판은 반도체 업황 회복기 생산 안정성과 국내 최대 제조업체의 노사관계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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