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사회도 건너뛰고… 4대 금융, 너도나도 “전북 가겠다”

박성영 2026. 5. 12.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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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가 정부의 제3금융중심지 구상에 맞춰 잇따라 전북혁신도시 거점 구축 계획을 내놨지만, 내부 검증 절차는 허술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4대 금융지주는 국민연금공단 거래 확대와 새만금 개발 수요 대응을 명분으로 전북혁신도시 거점 구축 계획을 각각 마련했다.

KB금융지주는 4대 지주 가운데 가장 먼저 전북혁신도시 금융타운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금융권에서는 4대 금융지주의 전북혁신도시 관련 계획을 두고 전형적인 '정부 눈치 보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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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투자 불구 내부 검증 허술
타당성 생략… 수익성 근거 불명확
연임 제한 속 ‘눈도장 찍기’ 눈초리
연합뉴스


4대 금융지주가 정부의 제3금융중심지 구상에 맞춰 잇따라 전북혁신도시 거점 구축 계획을 내놨지만, 내부 검증 절차는 허술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수백명 규모의 인력 배치와 연간 수십억원대 비용이 필요한 사업인데도 이사회 보고는 없었다. 일부 금융지주는 타당성 검토조차 하지 않았다. 수익성 근거도 불명확하다. 금융지주들이 회장 연임과 지배구조 개편을 앞두고 정부에 ‘눈도장’을 찍으려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4대 금융지주는 국민연금공단 거래 확대와 새만금 개발 수요 대응을 명분으로 전북혁신도시 거점 구축 계획을 각각 마련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있는 전북혁신도시를 중심으로 자산운용·투자은행(IB)·자본시장 영업 기회를 선점하겠다는 취지다. 금융지주마다 수십억원 규모를 투입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는데 ‘이사회 패싱’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4대 금융지주 모두 혁신도시 관련 계획을 이사회에 알리지 않았다. 금융권에서는 비용 부담이 작거나 중요도가 낮은 소규모 사업은 이사회에 별도로 보고하지 않는 관행이 있다. 그러나 이번 사업은 금융지주 차원의 전략적 판단과 재무적 부담이 동시에 걸린 사업인데도 이사회 검증을 거치지 않았다.

사업성 검토도 미약했다. 하나금융지주는 혁신도시 거점 구축 사업에 대한 별도 타당성 검토를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다른 금융지주들도 국민연금공단과 새만금 개발 수요를 근거로 수익성을 강조했지만 예상 수익과 시장 점유율 목표가 어떤 기준으로 산출됐는지는 명확히 제시하지 않았다.


가장 큰 규모의 계획을 내놓은 곳은 KB금융지주다. KB금융은 전북에 투자은행과 자본시장 영업인력 200여명을 배치하기로 했다. IB·자본시장·자산운용 분야에서 연간 80억~90억원의 수익을 내겠다는 목표다. 25조원 규모 새만금 투자사업에서 점유율 20%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지역 신규 인재도 100명가량 채용할 예정이다.

신한금융지주도 전북혁신도시 관련 인력을 현재 130명 수준에서 단계적으로 300여명까지 늘리기로 했다. 계열사별 국민연금공단 지점과 전주 사무소 개설도 검토 중이다. 하나금융지주도 혁신도시 인력을 2명에서 156명 이상으로 늘리고, 손해보험 콜센터를 이전할 예정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일부 계열사의 전주 사무소 개설과 우리은행 특화채널 운영 계획을 세웠다. 향후 5년간 65억원의 운영 비용도 투입할 예정이다.

4대 금융지주의 전북 거점 구축 계획이 잇따라 나온 시점도 논란을 키운다. 정부는 금융권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금융지주 회장 연임 제한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4대 금융지주가 허술한 과정을 거쳐 전북 거점 구축에 뛰어든 게 공교롭다는 의견이 적잖다.

KB금융지주는 4대 지주 가운데 가장 먼저 전북혁신도시 금융타운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의 임기는 올해 만료된다. 신한금융지주는 KB금융 발표 다음 날 자체 사업 계획을 공식화했다. 당시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연임 확정 전이었고 지난 3월 연임을 확정했다.

금융권에서는 4대 금융지주의 전북혁신도시 관련 계획을 두고 전형적인 ‘정부 눈치 보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 정도 규모의 인력 충원과 조직 재배치가 포함된 사업이라면 이사회에 보고하고 손익 분석을 엄밀하게 거치는 절차가 필요했을 것”이라며 “그런 심의 절차가 생략됐다면 주먹구구식 의사결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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