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두테르테 부통령 탄핵안, 하원 통과…상원 ‘정치 전쟁’ 예고

필리핀 하원은 11일(현지시간) 세라 두테르테 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찬성 255명, 반대 26명, 기권 6명이라는 압도적인 표차로 가결 처리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의 정적이자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인 두테르테 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또 한 번 해임 위기에 몰리게 됐다.
이번 탄핵안의 핵심 쟁점은 예산 유용과 뇌물 수수 의혹, 그리고 국가적 파문을 일으켰던 대통령 부부 암살 모의 혐의다.
두테르테 부통령은 앞서 2024년 11월, 자신의 신변에 이상이 생길 경우 대통령 부부를 암살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발언으로 거센 비판을 받았다.
탄핵을 주도한 비엔베니도아반테 의원은 “이번 소추는 정치적 이해관계가 아닌 법치주의 확립을 위한 결단”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부통령 측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법정 공방을 예고한 상태다.
필리핀 헌법에 따라 하원을 통과한 탄핵안은 이제 상원의 심판대에 오른다. 상원의원 24명 중 3분의 2인 16명 이상이 찬성하면 부통령은 즉시 해임된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두테르테 부통령에게 유리하게 흘러가는 분위기다. 하원 가결 당일, 상원에서는 전격적인 지도부 교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두테르테 측 의원들이 주도하여 기존 상원의장을 해임하고, 부통령의 최측근인 앨런 피터 카예타노 의원을 새 의장으로 선출하며 상원 과반을 장악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원의 인적 구성을 근거로 탄핵안이 최종 기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2월에도 탄핵안이 하원을 통과했으나 대법원의 위헌 판결과 상원의 보류로 무산된 전례가 있다.
데니스 코로나시온산토토마스대 교수는 “현재 상원 구도상 탄핵은 어렵겠지만, 심판 과정에서 부패 증거가 구체적으로 드러날 경우 부통령의 2028년 대선 가도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탄핵 심판은 법리적인 다툼을 넘어 차기 대권을 둘러싼 마르코스 진영과 두테르테 가문 사이의 사활을 건 ‘정치적 전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성표 기자 muze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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