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때 밤새 눈물, 고향 악몽 떠올라”…‘정청래픽’ 미얀마 출신 그녀 [스팟인터뷰]

오소영 2026. 5. 11.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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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강원 춘천시 스카이컨벤션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이본아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이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은 미얀마 출신 귀화 한국인이다.연합뉴스


미얀마 출신 귀화자, 여성, 청년, 정치인. 10일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인선된 이본아(31)씨를 설명하는 말들이다. 2018년 남편을 따라 한국으로 건너온 이 위원장은 귀화한 해인 2022년 ‘청년 김대중 연설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면서 처음 정계에 발을 디뎠다. 당시 대회를 주최하고 심사했던 김민석 국무총리와 인연이 닿아 20대 대선 선대위에서 다문화본부 선임팀장을 맡았다. 2024년 전당대회 땐 김 총리의 최고위원 도전을 도왔다.

그런 그에게 선대위원장직을 제의한 건 정청래 민주당 대표였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10일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해외에서) 이주해 대한민국 공동체에서 사는 가족이 200만명이다”며 “그 분들의 목소리와 여러 사정을 따뜻하게 살필 책무가 지자체에 있다”고 이 위원장을 영입한 사유를 설명했다. 대선·총선과 달리 지방선거에서는 체류 자격 취득일 3년이 경과한 외국인에게도 선거권이 주어진다. 이 위원장은 중앙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다문화가 이번 선거의 핵심”이라며 “외국인 출신도 정치를 할 수 있단 걸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2024년 1월 16일 한국에서 미얀마 쿠데타 규탄 시위를 하고 있는 이본아 선대위원장의 모습. 사진 이본아

Q. 이력이 특이하다. 정계 입문 계기는.

A. 한국에 입국한 지 3년 뒤인 2021년 2월 1일 미얀마에서 쿠데타가 일어났다. (태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고향 샨족 짜인또우 지역은 민주화 후에도 내전이 이어져서 폭행·연행 장면이 흔했다. 그때의 기억이 있어서 한국에서나마 쿠데타 반대 시위에 나섰는데, 그걸 본 이대선 ‘청년 김대중 재단’ 대표가 2022년 5월 “국회에 와서 미얀마 사태에 대한 연설을 해달라”고 연락했다. 이때 김대중 전 대통령과 민주당에 호기심이 생겨 당원이 됐다. 그때 연설 행사를 공동 주최했던 당시 김민석 민주당 의원과도 처음 만났다.

Q. 김민석 총리, 정청래 대표와의 인연은.

A. 김 총리는 고마운 분이다. 첫 만남 이후 식사 자리 등을 권하며 미얀마 상황 등을 자주 묻곤 했다. 2022년 내전이 한창이라 학교에 잘 가지 못하는 미얀마 학생들을 도울 방법을 같이 고민했다. 그게 인연이 돼서 2024년 8월 (김 총리가) 최고위원에 나갔을 때도 선거를 도왔다. 정 대표와는 본래 인연이 없었지만 다문화 분야의 사람을 찾다가 (내가) 추천이 됐다고 들었다. 8일 선대위원장 제의 전화가 걸려왔을 때는 연락처도 없어서 장난 전화인 줄 알았다. 받고 나서는 ‘감사하다. 잘 하겠다’고 했다.

2024년 7월20일 인천시당 당원대회가 열린 인천 남동체육관 앞에서 이본아 선대위원장이 김민석 당시 수석최고위원 후보의 선거 유세를 위한 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 이본아


Q. 미얀마에서 군사 독재를 겪은 경험이 선대위원장직 수락에 영향을 줬나.

A. 영향이 컸다. 계엄이 선포된 2024년 12월 3일엔 제2의 쿠데타를 겪는 기분이었다. 계엄 해제 표결을 하러 들어가지 않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미워 밤새 울었던 기억이 난다. 내란 심판인 이번 지방선거는 반드시 이기도록 열심히 준비해야 한다.

Q. 이주노동자 등 귀화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선거 전략은.

A. 여태 민주당에선 뚜렷한 다문화 정책이 없었다. 지난 3월부터 인천시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 활동했는데, 다문화 정책에 대한 질문을 했더니 당황하는 후보자들이 적잖았다. 이주 노동자, 결혼 이민자 등을 투표장으로 끌어낼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지난해 기준 이주배경인구(본인 또는 부모 중 한 명 이상이 이주 배경을 가진 사람)는 약 270만명이다. 그 중 투표권이 있는 사람은 중국, 베트남, 필리핀,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순으로 많다. 이들에게 어필할 정책을 고안해야 한다. 언어와 정보의 장벽으로 제도를 활용하지 못하는 분들도 많은 만큼 이들을 교육하는 역할도 하고 싶다. 특히 중국 출신이 많은 서울 영등포구, 외국인 노동자가 많은 안산·수원·부평·평택·부산을 집중적으로 지원할 생각이다.

오소영 기자 oh.so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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