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신나” 16년만 정권교체 헝가리 총리 취임식서 ‘막춤’ 춘 장관 후보

조문규 2026. 5. 11.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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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헝가리 보건부 장관 후보자 졸트 헤게두스가 머저르 페테르 신임 총리의 취임식에서 춤을 추고 있다.X 캡처


16년 만에 정권교체가 이뤄진 헝가리 신임 총리 취임식에서 차기 보건부장관 후보자의 막춤이 화제다.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지난 9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머저르 페테르 신임 총리의 취임식이 열렸다.

지난달 12일 치러진 헝가리 총선에서 ‘유럽의 트럼프’로 불리던 오르반 빅토르 총리가 이끄는 여당은 경제 악화, 사법부 장악 등으로 역풍을 맞아 머저르 페테르(45)의 야당 티서(Tisza)당에 큰 표 차로 패배, 16년 만에 권좌에서 물러났다. 티서당은 개헌에 필요한 의석(전체의 3분의 2 이상·133석)을 거뜬히 확보했다.

9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국회에서 열린 총리 취임식에서 졸트 헤게두스 보건부 장관 후보가 머자르 페테르 신임 총리(왼쪽) 옆에서 막춤을 추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날 헝가리 의회에서 열린 머저르 총리의 취임식에선 취임 연설 못지않게 차기 보건부 장관 후보자로 유력한 졸트 헤게두스(56)의 막춤이 인기를 끌었다. 정형외과 의사인 그는 이날 수만 명의 인파가 몰린 공식 연단에서 ‘에어 기타(Air guitar·기타를 들지 않고 실제로 기타를 치는 것처럼 흉내 내는 춤)’와 ‘오징어 춤’을 선보였다. 그는 밴드의 연주에 맞춰 관객의 호응을 유도하기도 했고, 다른 의원들을 무대 위로 끌어올려 같이 춤을 추며 취임식 흥을 돋웠다. 약 3분간 이어진 그의 춤으로 행사의 흥은 한층 고조됐다.

취임식 이후 그는 가디언 인터뷰에서 “음악이 시작되자 관중들이 얼마나 이 순간을 기다려왔는지가 느껴졌다”며 “시민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인기로 국민의 건강한 생활 습관과 정신 건강을 독려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헝가리 티서당이 총선에서 압승한 가운데 지난달 12일(현지시간) 차기 내각 보건부 장관 후보로 꼽히는 정치인 졸트 헤게두스가 승리를 기뻐하며 춤추고 있다.사진 X 캡처


헤게두스는 앞선 지난달에도 선거 승리 후 즉흥적으로 춤을 춰 화제가 된 바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총선에서 압승한 티서당의 당시 머저르 대표는 지난 12일 오후 11시쯤 부다페스트 도나우강 앞 단상에서 총선 승리 연설을 했다. 이후 노래가 연주되자 단상 위 정치인들은 손뼉을 치고 깃발을 흔들며 승리를 축하했다.

헤게두스는 이날도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단상 위 정치인들 앞으로 나와 팔다리를 휘두르며 뛰고, 팔을 꼬면서 온몸으로 흐느적거리는 막춤을 선보였다. 그는 이날도 에어기타를 추며 단상을 독차지했다. 당시 현장 지지자들은 같이 흥을 즐기며 환호했다. 네티즌들도 “건강의 상징 그 자체다. 보건부 장관에 적합하다”라며 호응했다.

헝가리에는 거리와 광장에서 시민들이 다 함께 춤을 추는 ‘탄하즈(Tanchaz·춤추는 집)’ 문화가 있다. 전통 계승의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2011년 유네스코(UNESCO)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한편 16년간 이어져 온 장기 독재를 무너뜨린 머저르는 친유럽 성향의 중도 우파 지도자다.

선거에 패배한 오르반 정부는 사법부·언론을 장악하려는 시도로 거센 반발을 불러왔다. 오르반 정부는 2010년 집권 이후 개헌과 30차례 이상의 선거법 개정을 통해 권력 구조를 재편했다. 결선투표를 폐지하는 등 다수당에 유리한 선거 구조를 구축해 “여당에 유리한 제도 설계”(애틀랜틱카운슬)라는 비판이 끊임없이 나왔다.

판사 조기퇴직 추진 등으로 사법부 인사에도 영향력을 행사했다. 2011년엔 헌법을 바꿔 정부가 대법원장과 대법관을 해임할 수 있게 했으며, 11명이던 헌법재판관을 15명으로 늘리면서 늘어난 4명에 대해선 여당 단독 임명이 가능하도록 해 헌재를 장악했다. 그는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나자 비상사태라며 의회를 무력화하는 행정명령 통치를 남발해 독재 논란을 자초했다. 친러 행보도 논란거리였다.

오르반이 패배한 이유로는 우선 경제 상황 악화도 꼽힌다. 국제통화기금(IMF) 추산 헝가리는 2022년 14.5%, 2023년 17.6%로 2년 연속 유럽연합(EU) 최고 수준의 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성장률은 0.7%에 그쳤다.

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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