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강원이 북한?’ 스프링거 네이처 오류…철회 논문 100건

박진호 2026. 5. 11.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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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ㆍ과학 분야 세계 최대 학술 전문 출판사인 ‘스프링거 네이처(Springer Nature)’. [사진 홈페이지 캡처]


연구자들 논문 지난 2월 잇따라 철회


세계 최대 학술 전문 출판사 스프링거 네이처(Springer Nature)가 시스템 오류로 인해 국내 연구자들의 논문 약 100건을 철회한 사실이 확인됐다.

11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부터 스프링거 네이처 발간 저널에 논문을 투고한 강원대 소속 연구자들은 지난 2월 논문이 잇따라 강제 철회되는 일을 겪었다.

대학 측과 연구자들이 스프링거 네이처에 문의한 결과 일부 저자가 ‘UN 제재 명단’과 일치한다는 이유로 논문이 철회된 것으로 나타났다. 스프링거 네이처 측은 자체 조사를 통해 시스템의 자동 필터링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사실을 확인했다. ‘Kangwon(강원)’의 표기가 북한의 행정구역명인 ‘Kangwon Province(강원도)’와 시스템상에서 동일하게 인식되면서 발생한 오류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스프링거 네이처 측은 오류를 인지한 이후에도 시스템을 복구하지 않고 “철회된 기록은 시스템상 복구할 수 없다”며 연구자들에게 재투고를 강요했다.

의학ㆍ과학 분야 세계 최대 학술 전문 출판사인 ‘스프링거 네이처(Springer Nature)’. [사진 홈페이지 캡처]


“연구자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이와 관련 스프링거 네이처에 중앙일보가 확인 요청 메일을 보낸 결과 “이번 사건으로 영향을 받은 연구자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sincerely apologises to the researchers affected by this incident).”며 “이번 문제는 한 기관과 약 100건의 논문 투고에 영향을 미쳤다. (The issue affected one institution and approximately 100 submissions)”고 밝혔다.

이어 “내부 심사 과정의 오류로 강원대로부터 제출된 원고들이 잘못 처리됐다”며 “문제를 확인한 이후 대학 측에 오류를 인정하고, 영향받은 저자들과 직접 소통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또 “기존 상태로는 편집 시스템에서 원고를 계속 처리할 수 없어 재투고를 요청했다. 편집 및 동료심사 절차를 정상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조치였다”며 “이로 인해 발생한 혼란과 연구자들에게 추가 부담이 가해진 점에 대해 깊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번 사태가 자동화 시스템에 과도하게 의존한 결과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스프링거 네이처는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스프링거 네이처는 “관련 절차를 수정하고 내부 지침과 교육을 강화했다”며 “유사한 문제가 다시 발생할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추가 점검 절차도 도입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재투고된 원고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영향을 받은 저자들에 대한 지원을 우선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연구자들은 여전히 처음 투고와 동일한 절차를 다시 밟고 있어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의학ㆍ과학 분야 세계 최대 학술 전문 출판사인 ‘스프링거 네이처(Springer Nature)’. [사진 홈페이지 캡처]


빠른 처리 약속 안 지켜 피해 커


지난 2월 최종 승인 직전 논문이 철회된 A교수는 “재투고 시 빠른 처리를 약속했지만, 실제로는 모든 절차를 다시 거치고 있다”며 “UN 제재 관련 기록이 잘못 남을 경우 해외 주요 나라 입국 등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어쩔 수 없이 절차를 따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논문 투고는 초기 검토, 외부 심사, 수정 등 까다로운 과정을 거치며, 통상 완료까지 약 3개월이 소요된다. 이미 수개월간 심사와 수정을 거친 논문을 다시 처음부터 제출해야 하는 재투고는 연구자에게 상당한 부담을 준다. 특히 취업이나 연구 성과 등 일정이 촉박한 경우 피해는 더욱 클 수밖에 없다.

한편 스프링거 네이처는 세계 3대 학술지로 꼽히는 네이처를 포함한 네이처 포트폴리오(Nature Portfolio), 스프링거(Springer), BMC(BioMed Central), 팔그레이브 맥밀란(Palgrave Macmillan) 등 다양한 학술 저널을 발간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학술 출판사다.

춘천=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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