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진주에서 광주전남통합특별시까지, 광주의 시간을 걷다
여경수 2026. 5. 11. 09:57
[여경수 기자]
지난 주말, 광주광역시 광산구에 위치한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광주전남지역대학에서 출석수업을 마친 뒤 광산구 첨단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지역명처럼 첨단산업단지가 조성되어 새로운 산업 거점으로 거듭나고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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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광주박물관 |
| ⓒ 여경수 |
일요일 아침에는 국립광주박물관을 찾았다. 33번 시내버스를 타고 목적지로 향했다. 도자기를 주제로 특성화된 이 박물관을 오전 내내 천천히 둘러보았다.
국립광주박물관은 지방에 세워진 최초의 국립박물관이다. 전국의 국립박물관을 두루 다녀본 나로서는, 이곳을 이제야 찾은 셈이다. 그동안 광주로 출장을 오면 5·18 유적지를 주로 찾거나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 들르는 것이 전부였다. 이번이 비로소 현대 이전의 광주를 들여다보는 기회가 되었다.
광주박물관 2층 역사문화실에서는 광주·전남의 역사가 약 6만 5천 년 전 구석기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초기철기시대를 대표하는 화순 대곡리유적의 청동거울과 청동방울, 삼한시대의 옹관 무덤과 원통형토기 같은 고유의 문화가 층층이 쌓여 있었다. 특히 광주 신창동유적은 초기철기시대부터 삼한시대에 걸쳐 형성된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복합농경마을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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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광주박물관 도자기전시실 |
| ⓒ 여경수 |
별도의 건물로 지어진 도자기 전시실도 인상적이었다. 고려청자에서 분청사기, 백자로 이어지는 여정이 한 공간 안에 펼쳐져 있었다. 특히 신안해저도자 전시실은 1323년 침몰한 무역선에서 인양된 도자기 2만 5천여 점을 중심으로, 당시 한·중·일 해상교류를 보여주는 공간이었다. 1976년 우연히 발굴된 이후 1982년까지 총 11차례에 걸쳐 발굴이 완료되었다.
이 신안해저유산의 발견이 국립광주박물관 건립의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다는 사실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마침 작년에 방영된 드라마 <파인: 촌뜨기들>이 신안해저유물과 관련된 내용이었는데,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새로웠다. 전시된 문화유산 중에 고려청자가 흥미로웠다. 중국으로 수출된 이후 다시 일본으로 수출하는 중이었으니, 당시 고려청자의 우수성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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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주역사민속박물관 광주역사민속박물관 |
| ⓒ 여경수 |
오후에는 광주역사민속박물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곳의 주변에는 광주비엔날레, 광주시립미술관 등 문화시설이 한데 모여 있어, 문화예술의 도시다운 면모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1층은 남도민속실로, 남도의 자연·농업·집·어업·시장·예술이라는 여섯 가지 주제로 전라도 사람들의 생활사를 펼쳐 보인다. 2층은 광주근대역사실로, 조선시대부터 일제강점기, 광복 이후까지의 광주 역사를 광주읍성·충장로·금남로 중심의 공간으로 나누어 다룬다.
1900년대에 사라진 광주읍성을 모형으로 복원해 광주의 옛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광주천에 보를 설치해서 광주읍성의 둘레에 해자를 만들었던 사실이 놀라웠다. 왜란과 호란을 맞아 의병장으로 활동했던 이들의 유산을 전시한 것도 볼만했다.
1920~1930년대 충장로 거리 재현을 통해 일제강점기의 생활상을 소개하고 있는 것도 흥미로웠다. 야외 전시장에는 선돌·석등·석장승·석불 등 돌과 관련된 민속자료가 전시되어 있어, 산책길로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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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주읍성 모형 |
| ⓒ 여경수 |
광주의 고대사를 살펴보던 중 마한과 관련된 전시물이 눈길을 끌었다. 광주가 호남의 중심지로 자리 잡게 된 배경이 새삼 궁금해졌다. 광주는 무진주(武珍州)라는 이름으로 백제 동성왕 때인 498년부터 기록에 등장한다.
이후 무진(茂珍)·해양(海陽)·광산(光山)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다 지금에 이르렀다. 2026년 7월 1일부터는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가 통합되어 '광주전남통합특별시'로 거듭난다. 무진주에서 시작된 이름의 여정이 또 한 번 새 장을 여는 셈이다.
해방 이전 광주의 모습을 들여다보니, 의외의 장면들이 적지 않아 흥미로웠다. 광주의 역사와 문화를 하루에 걸쳐 훑고 나니, 마치 영산강을 따라 거슬러 올라가며 과거를 거닐다 온 하루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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