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여인에 치인 ‘비호감’ 찰스…단 25분 만에 트럼프 제압했다

한지혜 2026. 5. 11.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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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이 없었다면 미국인들이 프랑스어를 쓰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국빈만찬장. 영국 국왕 찰스 3세(77)의 농담에 장내엔 웃음이 터졌다. 18세기 프렌치 인디언 전쟁에서 영국이 패권을 잡지 못했다면 오늘날 미국이 프랑스 식민지로 남았을 수 있다는 의미인 동시에, 과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이 없었다면 유럽은 독일어를 썼을 것”이라고 한 발언을 비틀어 되돌려준 것이기도 했다.

그는 이어 “영국도 1814년에 백악관을 재개발하려 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200여년 전 영국군이 백악관을 불태운 사건을 끌어와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리모델링 계획을 꼬집은 대담한 유머였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찰스 3세 국빈 만찬에서 찰스 3세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건배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앞선 그의 의회 연설도 극찬을 받았다. 25분간 이어진 연설에서 찰스는 민주주의와 법치, 동맹의 가치를 강조하며 최근 미국의 행보를 꼬집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한 번도 입에 올리지 않았다. 미국 언론과 외교가에선 “트럼프 시대 미국에 던진 가장 우아한 메시지”라는 극찬이 이어졌고 방미 전 30%대에 머물던 국빈 방문 긍정 여론은 70%까지 올라갔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 후 찰스 3세가 손을 흔들고 있다. 뒤엔 기립박수 치는 (왼쪽부터)JD 밴스 미 부통령,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AP=연합뉴스

‘국민 비호감’, ‘괴짜 왕세자’라 불리던 불운의 왕이 써 내려간 반전이자, 평생 그를 가렸던 어머니(엘리자베스 2세)와 전 아내(다이애나 왕세자비)의 그림자를 걷어내는 순간이었다.

1948년 태어난 찰스와 그의 아버지 에든버러 공작 필립, 어머니 엘리자베스 공주. 오른쪽은 2살의 찰스와 어머니. 사진 게티이미지

1948년 버킹엄궁에서 태어난 그는 네 살 때 어머니가 즉위하며 왕위 계승자가 됐다. 어린 나이에 평생의 운명이 정해진 셈이었다. 하지만 그를 기다리고 있던 건 동화 같은 왕자의 삶이 아니었다. 강인함을 중시한 아버지 필립공의 뜻에 따라 스코틀랜드 기숙학교 고든스턴으로 보내졌고, 그곳에서 깊은 고립감과 향수병에 시달렸다. 어린 찰스에게 어머니는 다정한 엄마보다 군주에 가까운 존재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여왕 곁에서 찰스는 늘 “아직 준비되지 않은 후계자”처럼 취급됐다. 엘리자베스 2세 사후에도 여론은 쉽게 그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일각에선 “영원한 왕세자”라는 조롱까지 따라붙었다.

1987년 11월 1일(현지시간) 당시 찰스 왕세자가 독일 서베를린 독일오페라극장에서 열린 영국 로열발레단 공연 리셉션에서 손님들과 대화하는 다이애나 왕세자비를 돌아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그의 삶을 뒤흔든 또 다른 존재는 전 부인 다이애나 스펜서였다. 1981년 다이애나와의 결혼은 세기의 결혼식이었다. 전 세계 수억명이 TV로 지켜봤지만 결말은 비극이었다. 불륜과 갈등 끝에 1996년 이혼했고, 이듬해 다이애나는 36세의 나이로 파리에서 교통사고로 숨졌다.

하지만 대중은 여전히 찰스보다 다이애나를 더 사랑했다. 에이즈 환자와 포옹하고 지뢰 제거 운동에 나선 다이애나는 국민의 왕세자비가 됐지만, 찰스는 차갑고 우유부단한 남편 이미지로 굳어졌다. 1994년 찰스가 불륜을 인정한 날 밤, 다이애나가 복수의 드레스를 입고 등장해 스포트라이트를 휩쓴 장면은 지금도 회자된다.

1994년 다이애나가 복수의 드레스(Revenge Dress)를 입은 모습. 사진 게티이미지

현재는 왕비가 된 카밀라 파커 볼스와 2005년 재혼했을 때도 비난은 거셌다. 다이애나가 생전 “이 결혼엔 세 사람이 있었다”고 말했던 장면이 대중 기억 속에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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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여인에 치인 ‘비호감’ 찰스…단 25분 만에 트럼프 제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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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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