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접근도, 통합대응도 불가… 러·이란 군수동맥 된 ‘카스피해’

이가현 2026. 5. 10.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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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카스피해가 러시아와 이란이 군수물자를 상호 수송할 수 있는 대체 항로로 떠올랐다.

카스피해는 일본 열도와 맞먹는 규모의 세계 최대 내해로 이란과 러시아, 아제르바이잔,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에 둘러싸여 있다.

그동안 카스피해가 미국의 전략적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었던 사이 러시아와 이란이 이 빈 공간을 활용해 제재 회피와 군수 협력, 우회 무역망 구축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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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란전 거치며 군수 밀착
카스피해의 이란 구축함. 이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음. AP연합뉴스


이란 전쟁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카스피해가 러시아와 이란이 군수물자를 상호 수송할 수 있는 대체 항로로 떠올랐다. 반면 카스피해는 내해(內海)로 미군이 직접 개입하기 어렵고, 서로 다른 미군 사령부 관할로 나뉘어 통합 대응이 어려운 사각지대로 분류된다.

뉴욕타임스(NYT)는 9일(현지시간) 오랫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카스피해가 이란의 전략적 무역로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카스피해는 일본 열도와 맞먹는 규모의 세계 최대 내해로 이란과 러시아, 아제르바이잔,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에 둘러싸여 있다.

NYT에 따르면 러시아와 이란은 우크라이나전 이후 카스피해를 활용한 군사 협력을 강화해왔다. 이란은 우크라이나전 초기 러시아에 포탄 30만발과 탄약 100만발, 샤헤드 드론 등을 공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전 이후에는 러시아가 카스피해를 통해 드론 부품을 이란으로 보내고 있다고 한다. 드론 전력의 약 60%를 잃은 이란을 돕기 위해 러시아가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카스피해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지자 이스라엘은 개전 18일 만인 지난 3월 18일 이란 북부 카스피해 연안 반다르안잘리 항구에 위치한 이란 해군기지를 타격하기도 했다.

하지만 해당 항로는 사실상 미군의 통제 밖에 있다. 카스피해는 연안 5개국만 접근할 수 있는 폐쇄형 수역으로 페르시아만(걸프 해역)과 달리 미군이 선박을 차단하거나 검문하기 어렵다. 여기에 러시아와 아제르바이잔은 미군 유럽사령부(EUCOM), 이란·카자흐스탄·투르크메니스탄은 중부사령부(CENTCOM) 관할로 각각 나뉘어 있어 통합 대응도 쉽지 않다.

미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의 루크 코피 선임연구원은 “미국 정책결정권자들에게 카스피해는 지정학적 블랙홀과 같다”며 “거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취급된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카스피해가 미국의 전략적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었던 사이 러시아와 이란이 이 빈 공간을 활용해 제재 회피와 군수 협력, 우회 무역망 구축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프랑스 파리정치대학 시앙스포의 니콜 그라예프스키 교수는 “제재 회피와 군수 물자 이전에 가장 이상적인 장소를 생각한다면 바로 카스피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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