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년은 마이너스, 정부 손잡고 돌파해야”…하루 500㎞ 우상호 동행르포

하루 동안 강원 산길 500㎞를 달리는 내내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강원도지사 후보의 입에서는 강원도의 미래 구상이 쉬지 않고 쏟아졌다. 짙은 녹음이 펼쳐진 산길을 배경으로 그는 ‘올림픽 유산을 활용한 국제 관광도시 평창’, ‘산림자원과 청정에너지를 결합한 산업도시 정선·태백’ 등 지역별 맞춤형 청사진을 설명했다. 우 후보는 “지금까지 3만5000㎞ 이상 강원도 곳곳을 누비며 발전 구상을 다듬어왔다”고 말했다.
국민일보는 지난 7일 우 후보와 하루 일정을 동행 취재하며 강원 민심과 그의 구상을 직접 들었다. 우 후보는 모든 일정에서 “지난 4년은 강원도 입장에서 사실상 마이너스였다”며 “이제는 정부와 손잡고 강원의 잠재력을 제대로 살려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그는 “중앙정부와 가장 효과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후보”라는 점을 자신의 최대 강점으로 꼽았다.
이날 일정은 오전 9시 30분 평창군 평창읍에서 열린 한왕기 더불어민주당 평창군수 후보 개소식으로 시작됐다. 행사장에는 지지자들이 몰려들었고, 선거법상 후보 이름을 연호하는 대신 손뼉과 환호로 분위기를 달궜다. 현장에는 백승아 민주당 의원도 참석해 분위기를 띄웠다. 우 후보는 “평창은 동계올림픽이라는 세계적 자산을 가진 도시인데 그 유산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한 후보와 함께 평창을 강원도의 대표적인 스포츠·관광·마이스(MICE) 도시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선으로 이동한 우 후보는 최승준 정선군수 후보 개소식에서 폐광지역의 새로운 성장 모델을 제시했다. 그는 “최 후보와 함께 인문·역사 자원과 숲·자연 자원을 결합한 복합 힐링 거점을 조성하고, 강원랜드를 가족 단위 복합리조트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KTX 평창~정선선과 남북9축 고속도로 조기 추진도 약속했다.
오후에는 태백의 한 협동조합 카페에서 지역 여성들과 정책 간담회를 가졌다. 참석자들은 여성 경력 단절 문제, 공공돌봄 확대, 여성 건강검진 강화, 의료 공백 해소, 골목길 CCTV 설치 등 생활과 맞닿은 요구를 쏟아냈다. 우 후보는 “경력단절여성이 아니라 경력보유여성이라는 표현을 써야 한다”며 “강원형 공공일자리와 맞춤형 직업훈련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역내 병원의 기기가 노후화되고 큰 병원이 없어 서울로 실려갔다”는 한 참석자의 사례를 듣고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며 “의사가 상주하기 어렵다면 순회 방문 진료라도 도입해 예방 중심의 의료 서비스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간담회 후반부에는 태백의 미래를 둘러싼 우 후보의 구상이 쏟아졌다. 그는 “캐나다와 독일에서는 목재 산업이 핵심 산업인데 강원도는 눈앞의 산을 두고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목재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폐목재를 활용한 바이오매스와 청정수소 산업을 육성하면 강원도가 첨단 에너지 산업의 전진기지가 될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간담회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그동안 본 도지사 후보 가운데 가장 구체적으로 준비된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다”는 평가도 나왔다.
우 후보는 이후 김동구 더불어민주당 태백시장 후보 개소식에 참석하며 하루 일정을 마무리했다. 우 후보는 빡빡한 일정에도 “고향에서 봉사할 수 있다는 생각에 현장에선 하나도 힘들지 않다”며 웃어 보였다.
다만 현장의 민심은 기대와 신중론이 교차했다. 보수세가 강한 강원도답게 “도지사를 또 바꿀 필요가 있느냐”, “(김)진태가 진짜 우리(강원도) 사람”이라는 반응과 “이재명 대통령이 잘하니 이번에는 한번 믿어보겠다”는 기대가 공존했다. 반면 “정치에는 관심이 없다”며 선거 자체에 무관심한 유권자들도 적지 않았다.
태백에서 어린 자녀를 키우는 정모(25)씨는 “정치에 관심이 없어 누구를 찍어야 할지 아직 정하지 못했다”며 “당장 내 삶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선에 사는 50대 윤민재씨는 “민주당을 응원할 수는 없지만 현재 민주당 소속 최 군수는 응원한다”며 “4000원 목욕탕 같은 지역 맞춤형 복지정책을 잘 만들었고, 기본소득 시행 이후 지역 경기도 살아났다”고 말했다. 정선의 한 시장에서 채소를 판매하는 서모(60)씨는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시급한데 주식도 오르고 그런 부분을 잘 챙기고 있는것 같다”며 “평생 국민의힘만 찍었는데 이번에는 마음이 흔들린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근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보수층이 슬슬 입을 열기 시작한 것이다. 예상했던 흐름이다. 하지만 험지로 불렸던 지역에 다녀보면 응원을 많이 해주시고 분위기가 좋아졌다는 느낌이 든다. 지지율보단 공약에 집중해 지역민을 설득하면 자연스럽게 좋은 결과가 올 거라고 생각한다.”
-특히 청년층 지지율이 낮다
“매우 뼈아프고 안타깝다. 청년들이 삶이 팍팍해지면서 자기 삶을 지키는 데 집중하는 것은 당연하다. 타인을 배척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 청년들에게 숨통을 틔우고 더 많은 기회를 주어야 한다. 핵심은 청년이 머물고 싶은 환경과 양질의 일자리다. 청년 주택을 확대하고 교육·의료·교통 인프라를 확충하겠다. 강원도만의 특화된 산업을 육성해 청년들이 돌아오고 정착할 수 있는 강원을 만들겠다.”
-정치 경험은 많지만 도지사 선거는 처음이다
“국회의원은 지역 공약을 이야기해도 직접 책임지는 자리가 아니지만, 도지사는 내가 책임져야 하니 예산과 실효성을 훨씬 구체적으로 고민하게 된다. 강원도를 변화시키는 꿈을 꾸면서 빨리 일하고 싶단 의욕이 생긴다.”
-강원도 발전의 핵심은
“제일 시급한 것은 예산도 중요하지만 계획이다. 방향을 제대로 잡아야 한다. 방향을 잘못 잡으면 4년 동안 일을 안 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다른 지역이 한다고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강원도 현실에 맞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예컨데 김진태 지사가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겠다는 마음은 좋지만 원주는 반도체 공장이 들어올 수 있는 입지가 아니었다. 물이 부족하고, 삼성도 용인 투자 계획만으로도 2040년까지 꽉 차 있다고 한다. 이렇게 현실과 맞지 않는 계획에 매달리면 결국 허송세월하게 된다.”
-가장 먼저 추진할 사업은
“기업 유치와 관광 인프라 확충을 동시에 시작할 것이다. 몇몇 기업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AI 데이터 센터 및 연관산업 유치 등 첨단산업과 청정에너지산업, 식품가공 산업, 산림목재산업 같은 강원형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천혜의 자연환경을 활용한 복합관광단지를 조성해 사계절 내내 해외 관광객이 찾을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 해내고 싶다. 또 취임 즉시 비상경제플랜을 가동해 강원 경제 위기를 극복할 것이다.”
-강원도 지속적인 인구 감소에 대한 대책은?
“청년 인구 유출이 심각한 상황이다. 정주여건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청년 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교육·의료·교통 같은 생활 인프라를 확충해 ‘떠나라고 해도 떠나지 않을 만큼 매력적인 환경’을 만들고 싶다. 특히 양양 서피비치나 홍천 와썹타운처럼 청년들이 일자리 때문이 아니라 삶의 매력 때문에 모이는 사례를 기반으로 강원만의 정주 환경을 확산시킬 것이다.”
-김진태 후보의 지난 4년 도정을 평가하면
“강원도는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고, 인구는 150만 명 붕괴 직전이다. 도민 삶과 직결되는 성과를 체감하기 어렵다. 도지사는 행정을 통해 주민의 삶을 바꿔야 한다.”
-왜 앞으로 4년은 우상호여야 하나
“강원도는 지금 퇴보를 멈추고 성장으로 전환해야 할 결정적 시기다. 김진태 후보는 도정 성과를 자화자찬했지만, 도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실질적 성과는 없었다. 4선 국회의원, 원내대표, 청와대 정무수석을 거치며 쌓은 중앙정부 네트워크를 활용해 강원 경제를 살릴 수 있다. 전국 광역단체장 후보 가운데 중앙정부와 가장 가깝고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고 자부한다.”
평창·정선·태백=윤예솔 기자 pinetree2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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