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에 ‘도장’ 안 뺏겼다…MB “난 못 찍어” 버텨 지킨 것

「 제11회 현대차를 지켜내다 」
" 찍었나? 찍었어? "
몸과 마음, 정신이 모두 피폐해질대로 피폐해진 나에게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1980년 여름, 이틀을 신군부, 그중에서도 가장 무시무시했던 보안사령부에 감금돼 모진 협박과 취조를 당하다가 겨우 풀려난 직후였다.

새벽 4시, 야간 통행금지가 막 해제된 시각이었다. 차를 타고 광화문 네거리로 접어들던 내 눈에 현대건설 광화문 사옥이 들어왔다. 놀랍게도 12층에 불이 켜져 있었다. 회장실이 있던 층이다. 나는 집 대신 회사로 들어갔다. 경비원이 깜짝 놀라 달려나왔다.
" 아니, 사장님. 이 시간에 어쩐 일이십니까. "
" 12층에 누가 계십니까? 불이 켜져 있네요. "
그가 답했다.
" 회장님이십니다. 회장님께서 어제 퇴근하셨다가 다른 임직원들이 모두 퇴근한 후에 돌아오셔서 저렇게 밤을 세우고 계십니다. 그제도 똑같이 그러셨습니다. "

나는 회장실로 갔다. 나를 본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놀란 표정으로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그리고 서두의 질문을 던졌다.
정 회장이 물은 ‘찍음’의 주어는 나였고, 목적어는 도장이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정 회장이 나에게 맡긴 그의 인감 도장이었다.
새 권력이 보안사 취조실에서 나에게 도장을 찍으라고 닥달했던 대상은 한 장의 서류였다. 후술하겠지만 그건 현대그룹은 물론이고 대한민국의 운명과 미래까지 송두리째 집어삼킬 수 있었던 무서운 서류였다.
정 회장은 바로 그 도장을 찍었는지 나에게 물어본 것이었다. 이틀간의 밤샘 취조 끝에 기진맥진 상태였던 나는 간신히 입을 뗐다.
" 안 찍었습니다... "
정 회장은 깜짝 놀랐다.
" 아니, 어떻게 안 찍었어? "
놀랄 만도 했다. 그 자신이 온갖 방법을 동원해 저항했지만 결국 실패했던 일이었기 때문이다.
“이거 안 되겠구먼!”...정주영의 도장을 품고 신군부와 맞서다
내가 현대건설 사장이던 1979년 대한민국은 대격변에 휘말렸다. 10·26이 터지면서 ‘박정희 시대’가 18년만에 종막을 고했다. 그리고 12·12가 이어졌다. 전두환 보안사령관을 필두로 한 신군부는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어 권력을 통째로 거머쥐었다.

권좌에 오른 신군부는 국민의 반발을 잠재울 비책들이 필요했다. 언필칭 경제개혁이 그 첫 머리에 올랐다. 신군부는 해외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일부 경제학자들을 끌어들여 개혁 방안을 논의하게 했다. 그들이 내놓은 개혁 방안에는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신군부는 그걸 토대로 현대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를 내 놓았다. 정 회장은 그 요구가 왜 비상식적이고 무리한지 논리적으로 설명했다.
그러나 그들은 말이 통하지 않는 이들이었다. 그 벽이 너무나도 단단했던 터라 정 회장은 저항을 서서히 포기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실낱같은 희망을 버리진 않았다. 그의 마지막 희망이 바로 나였다.
정 회장은 앞서 나에게 자신의 인감 도장을 주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 이거 가지고 가서 정 찍어야 할 것 같으면 찍으시오. "
어려운 주문이었다. 그 말 속에서 ‘최대한 찍지 말고 버티라’는 정 회장의 속내가 고스란히 읽혔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미리 살짝 이야기하면 도장을 찍지 않을 수 있었던 건 내가 끈질기게 저항했기 때문이었다. 약간의 기지를 발휘한 것도 중요한 승인(勝因)이었다.
정 회장은 너무나도 기뻐하면서 그 경위를 몹시도 궁금해했다.
" 도대체, 어떻게 안 찍을 수 있었던 거야? "

정 회장이 답변을 종용하면서 내 옆으로 바싹 다가왔다. 그러면서 내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봤다. 순간 그가 경악했다.
" 자네, 자네 얼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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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신군부 불려갔던 MB…“자네 얼굴!” 정주영 경악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27019
■ 이명박 회고록 및 단독 인터뷰
「 〈이명박 회고록〉
“난 대통령 될거야, 당신은...” MB 경악한 정주영 폭탄 발언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17558
“내가 조연?” 정주영 분노했다…MB 곤혹케한 ‘유인촌 드라마’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18505
“이명박 이름만 돌림자 안썼다” MB, 친모 일본인설에 꺼낸 말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19441
“너 인마, 그딴 걱정을 왜 해!” MB 고대 보낸 ‘헌책방 욕쟁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20363
“이명박이란 놈이 건방지게!” 박정희 움직인 당돌한 편지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21334
정주영 “이군이 다 해먹었어?” 횡령범 몰린 MB, 반전 한마디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22263
“이명박 잘 나간다더니 끝났군”…기피부서 발령, MB 인사 반전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23343
“당신이 이명박이야? 죽고싶어?” 박정희 경호실과 맞짱뜨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24328
“이명박 조심해, ‘그거’ 할 놈이야” 박정희는 정주영에 경고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25324
박정희 “이제 그만합시다”…서거 며칠 전 MB에 온 ‘천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26042
〈이명박 전 대통령 단독 인터뷰〉
“인정하자, 보수는 참패했다” 이명박, 13년만에 처음 입 열다 ①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15706
尹, 수감중인 MB에 한 부탁 “UAE 국왕에게 편지 써달라” ②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15970
“그말 하니까 눈물이 다 나네” MB 울린 ‘한반도 대운하’ 좌절 ③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16349
」
박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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