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에 기포 든 '버블 초콜릿'은 누가 만들었을까 [맛있는 이야기]
가스 주입한 액체 초콜릿 건조해 생산
3년 만에 단종됐다가 전후 폭발적 인기
편집자주
최초의 과자는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 발견됐다고 합니다. 과자는 인간 역사의 매 순간을 함께 해 온 셈이지요. 비스킷, 초콜릿, 아이스크림까지. 우리가 사랑하는 과자들에 얽힌 맛있는 이야기를 전해 드립니다.
수입산 초콜릿이 국내에도 유통되면서 소비자의 이목을 끈 제품이 있다. 속에 구멍이 송송 뚫려 기포가 가득한 일명 '버블 초콜릿'이다. 스위스 네슬레의 에어로(Aero), 영국 캐드버리 버블리(Bubbly)가 대표적인 제품이다. 생김새도 맛도 독특한 버블 초콜릿은 누가 만든 걸까.
버블 초콜릿의 공식 명칭은 에어레이티드 초콜릿

버블 초콜릿의 특징은 다름 아닌 식감이다. 딱딱한 일반 초콜릿과 달리, 버블 초콜릿은 마치 공기처럼 보드랍게 부스러지기 때문이다. 초콜릿 속에 가득한 기포가 실제로 공기층을 담고 있는 탓이다. 덕분에 버블 초콜릿은 일반 초콜릿보다 입 안에서 잘 녹고, 촉촉하며, 입안에 텁텁함이 남지 않는 깔끔한 뒷맛을 가져 열렬한 매니아 층을 형성하고 있다.
이런 버블 초콜릿의 공식 명칭은 에어레이티드(Aerated) 초콜릿. '공기를 충전한 초콜릿' 정도로 번역할 수 있다. 에어레이티드 초콜릿은 1930년대에 발명됐으며, 고체 형태 초콜릿 중에서는 신세대에 해당하는 제품이다.
1930년대 초콜릿 전쟁에서 태어난 혁신

에어레이티드 초콜릿은 1935년 영국 제과업체 라운트리가 특허 낸 상품이다. 에어레이티드 초콜릿은 발매와 동시에 영국 및 영연방 국가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이로 인해 '초콜릿 전쟁'이 벌어지기까지 했다.
1930년대 당시 유럽 초콜릿 시장은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굴지의 초콜릿 기업 캐드버리가 고품질 우유를 혼합한 '밀크 초콜릿'을 내놔 시장을 강타했고, 미국에선 초콜릿 스프레드를 가득 채워 넣은 초코 바인 '마즈 바'가 수입돼 전통 초콜릿 장인들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초콜릿 신제품이 우후죽순 쏟아지던 시절, 라운트리는 전에 없던 초콜릿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 개발에 막대한 노력을 기울였다.
라운트리는 고압 용기에 넣은 액체 초콜릿에 가스를 주입해 기포를 만들고, 그 상태로 동결 건조해 초코바 형태로 굳히는 독특한 공법을 개발했다. 때마침 1930년대에 인기를 끌던 '동결 건조' 기술을 초콜릿 생산에 접목한 혁신이었다. 에어레이티드 초콜릿은 독특한 식감 덕분에 소비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라운트리는 라이벌 캐드버리를 꺾기 위해 "에어레이티드 초콜릿이 밀크 초콜릿보다 우월한 식품"이라는 취지로 광고를 내걸었고, 캐드버리가 이에 반발하며 기업 간 신경전으로 비화했다.
제2차 세계대전 발발하며 단종…전후 비로소 꽃피워

다만 에어레이티드 초콜릿은 얼마 안 가 단종됐는데, 1939년 발발한 제2차 세계대전 때문이었다. 당시 영국은 국내 생산 시설 대부분을 군수 공장으로 전환하고 배급제를 시행했고, 이 때문에 라운트리도 고급 식료품인 초콜릿을 따로 생산할 여유가 없었다. 라운트리는 전후 에어레이티드 초콜릿 생산을 재개했다. 에어레이티드 초콜릿은 곧 영국을 넘어 미국, 뉴질랜드 등으로 수출되며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에어레이티드 초콜릿이라는 특허명도 점차 자취를 감췄다. 고압 용기, 동결 기술의 발달로 초콜릿 내부에 가스를 주입하는 기술은 더는 라운트리의 전유물이 아니게 됐기 때문이다.

1980년대에는 라운트리의 경쟁사였던 캐드버리가 라운트리보다 훨씬 촘촘한 기포층을 자랑하는 '위스파' 초코 바를 내놓으며 마이크로 에어레이티드 초콜릿 시대를 열어젖혔고, 이후 버블리 초콜릿까지 성공시켜 사실상 에어레이티드 초콜릿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한편 라운트리는 1988년 스위스 출신 다국적 제과업체 네슬레에 인수됐다. 한때 라운트리의 에어레이티드 초콜릿 제품이던 에어로는 이제 네슬레 산하에서 생산되고 있다.
국내 제과업체도 에어레이티드 초콜릿을 개발한 바 있다. 롯데제과 가나초콜릿은 2004년 첫 번째 에어레이티드 초콜릿인 '에어셀'을 출시했다. 에어셀은 2012년 단종됐지만, 이후 가나초콜릿은 2017년 2세대 제품인 '가나 에어라이트'를 선보였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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