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 얼마가 필요합니까?"... 참군인 김오랑 동상 세우려는 시민들
[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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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오랑 중령 |
| ⓒ 김준철 |
돌려 묻지 않았다. 동상 건립에 금전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김오랑중령기념사업회>를 이끄는 김준철 대한군인기념사업회 회장에게 단도직입으로 물었다. 지난 6일 김 회장이 자신의 SNS에 '김오랑 중령 동상 건립모금' 글을 올린 이후의 일이다.
김 회장은 "5월 예정인 '김오랑 중령 무공훈장 전수식'에 이어 6월에 동상 건립을 위한 '범국민 모금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라면서 "특전사령부에서 있었던 관계 기관 회의(국방부, 육군본부, 특전사, 기념사업회)에서 위치와 전신 동상의 형태, 제막 시기, 인가 주체 등에서는 확정이 되었다"라고 알렸다.
그런데 김 회장은 "국방부 재원 확보에 한계가 있는 것이 고민거리"라면서 "김오랑 중령의 97세 누님이 일부 기부를 하지만 어려움이 있다"라고 고민을 토로했다.
김 회장은 "김오랑 중령 동상은 올해 특전사령부, 내년 태릉 육사에 세울 계획이다. 동상 한 기에 3억 원의 예산이니 6억 원이 필요하다. 나의 몫은 1억+1억이다. 5월 동안 개인적으로 모금활동을 시작하겠다"라고 의지를 보였다. 이어 "특전사령부는 간이 정문을 통과해서 150m를 진입해야 영내외가 구분되는 정문이 있다. 김오랑 중령의 동상은 간이 정문과 위병 정문 사이에 위치하게 되는데, 기단을 포함해 25미터 높이 정도를 생각해 본다"라고 덧붙였다.
그래서 연락을 드린 거다. 나도 '마음 보태보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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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오랑 중령의 묘 앞에서. 시민들과 함께. |
| ⓒ 권택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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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오랑 중령의 묘 앞에서. 시민들과 함께. |
| ⓒ 권택상 |
그리고 오는 6월 6일 오후 2시 현충일을 맞아 다시 한번 현충원투어를 계획하고 있다.
올해도 현충일을 맞아 시민들과 김오랑 중령에게 술 한잔 올릴 예정이다. 하지만 이번 투어에는 또 하나의 목적이 있다. 바로 그의 동상을 세우는데 필요한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시민들의 연대로 김오랑 중령의 동상이 특전사령부와 육군사관학교에 세워지길 바란다. 아래와 같다.
[참군인 김오랑 중령 동상 건립 기금 마련을 위한 현충원투어]
일시 – 2026년 6월 6일 토요일 오후 2시 / 약 3시간에서 4시간 진행
해설 – 김종훈 오마이뉴스 기자 / 현충원한바퀴, 임정로드 등 저자
출발장소 – 서울현충원 만남의집 앞
투어순서 – 만남의 집 집결 > 참군인 김오랑 > 광주 투입 군인들 > 김홍준 > 이승만 > 백낙준 > 박정희 영구차 > 참군인 정병주 > 신태영·이응준 > 정선엽 병장
투어 신청하기 - https://forms.gle/G7WPiqRrjGRtDxev8
다만 이번 투어는 평소와 다른 점이 하나 있다. 참가비를 받을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취지가 훼손될까 싶어 필자가 주관하는 행사는 단 한 차례도 비용을 받은 적이 없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왜 참가비를 받지 않느냐'는 이야기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예외를 두고자 한다. 시민들의 마음을 모아 김오랑 중령 동상 건립에 마중물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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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12 쿠데타에 맞섰다 사망한 참군인 김오랑 중령 묘. |
| ⓒ 김종훈 |
참군인 김오랑, 전두환이 일으킨 12.12 군사반란 당시 상관인 정병주 육군특수전사령관을 보호하다 반란군 총탄에 맞아 전사한 군인이다. 하지만 반란군은 사건 직후 김 중령이 선제 사격해 3공수 측이 응사했다고 왜곡했고, 사망 원인 역시 '직무 수행이나 훈련 중에 사망'을 뜻하는 순직으로 기록했다. 이후 국립서울현충원 김 중령의 묘비에 '순직'이라고 새겨졌다.
2022년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진상규명위)의 조사로 반란군이 정 사령관을 체포하려고 총기를 먼저 사용했고 이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김 중령이 권총으로 응사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진상규명위는 "망인의 죽음을 개인적 죽음으로 축소하고 불법적 살상 행위를 정당화하려는 신군부의 기만이 있었다"고 결론 내렸다. 이어 국방부에 재심사를 요청했고, 국방부 중앙전공상심의위원회는 같은 해 11월 김 중령의 죽음을 '전사'로 인정했다.
군 인사법은 적과의 교전이나 반란 진압 과정에서 숨진 경우를 '전사'로 규정한다. 김 중령이 12.12 군사반란에 대항하다가 사망한 사실이 명백한 만큼 전사가 타당하다는 의미다.
<서울의 봄> 개봉 이후 김 중령의 죽음이 재조명되면서 '1979년 12월 13일 서울에서 순직'이라고만 기재됐던 고인의 묘비는 새 묘비로 교체됐다. '12.12 군사반란 중 전사'했다는 내용이 새롭게 추가됐다. 부인 고 백영옥 여사의 이름도 함께 새겨졌다. 백 여사는 남편 사망 소식에 충격을 받아 실명했고, 전두환·노태우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준비하던 중 1991년 부산에서 실족사했다.
지난 3월 31일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2014년 김 중령에게 추서된 보국훈장 삼일장 취소안을 의결했다. 김 중령에게 무공훈장을 새로 수여하기 위해서다. 보국훈장은 전투 이외 공적을, 무공훈장은 전투 중 세운 공적을 대상으로 하는 훈장이다. 상훈법상 '중복 수여의 금지'에 따라 동일한 공적에 대해 훈장을 거듭 수여할 수 없는 법적 제약이 있다. 기존 보국훈장을 취소하고 무공훈장을 재추서하는 방안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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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오랑 중령 |
| ⓒ 김준철 |
결론부터 말하면, 가르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후보생 시절을 포함해 위관 장교로 4년 가까이 군 생활을 이어갔다. 하지만 단 한 번도 김오랑, 정선엽 등 12.12 당시 반란군에 맞서 싸우다 전사한 군인들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럴 것이 대한민국 국군은 참군인 김오랑 중령의 추모비 건립조차 부정적인 태도로 일관해 왔다.
2013년 국회에서 김 중령에 대한 무공훈장 추서와 추모비 건립안이 발의돼 상임위와 본회의에서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됐지만 국방부가 제동을 걸었다. 추모비를 세울 정도의 업적을 세웠냐는 이유였다. 결국 김 중령이 나온 육사나 특전사령부 어디에도 추모비는 세워지지 않았다. 대신 김 중령의 고향인 김해시 삼정동 삼성초등학교와 삼정중학교 사이의 산책로에 김해시민의 뜻을 모은 흉상이 세워졌다. 2014년 6월의 일이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 들어 무공훈장이 재추서되고, 그가 사망한 특전사령부와 그가 나온 육군사관학교에 동상이 세워지는 길이 열렸다.
김 회장은 동상 건립의 의미를 <오마이뉴스>에 아래와 같이 말했다.
"'안이한 불의의 길보다 험난한 정의의 길을 택한다'는 육사 생도 신조에 김오랑 중령만큼 어울리는 군인이 있을까. 만약 김 중령 흉상이 육사 내에 세워져 있었다면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 때 육사 출신 사령관들이 그렇게 쉽게 불법행위에 동조할 수 있었을까 생각하면 답은 간단하다."
참군인 김오랑 중령의 동상이 특전사와 육사에 세워지길 바란다. 오는 6월 6일 현충일, 참군인 김오랑에게 술 한잔 올리며 말하고 싶다. 당신을 기억하는 대한민국 시민들이 전국에서 마음을 모았다고. 기금 마련을 위한 계좌는 현충원투어 신청 링크에 들어가면 확인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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