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가 품은 365개 섬, 진면목 보려면 꼭 들러야 합니다
[정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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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도 지도 선착장에 설치된 개도 종합관광 안내판 |
| ⓒ 정병진 |
여수에는 섬이 365개나 있습니다. 유인도 45개와 무인도 320개를 합친 숫자입니다. 제가 지금껏 가본 여수의 섬이 얼마나 될까 헤아려 보니 고작 스무 곳 남짓이었습니다. 앞으로 유인도만이라도 모두 둘러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여수를 여행했다는 사람들에게 종종 이렇게 말합니다.
"여수의 진면목을 보려면 꼭 섬을 둘러봐야 합니다."
섬을 보지 않고 돌아간 여수 여행은 여수의 가장 깊은 아름다움을 놓친 여행이라는 게 저의 소견입니다.
현재 개도는 연륙교가 없는 여수 섬 가운데 금오도 다음으로 큰 섬입니다. 면적은 9.495㎢, 인구는 약 400명 남짓입니다. 주민들 말에 따르면 한때는 인구가 5천 명 가까이 되었던 적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 정도로 큰 섬이었고 멸치와 전복 양식 등으로 제법 잘 살았던 곳입니다.
이 섬에는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있습니다. 주민 한 분은 예전 행정구역 개편 당시 "면사무소와 중학교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당시 주민들은 "면사무소보다 아이들 학교가 더 중요하다"며 중학교를 택했다고 합니다. 섬 주민들이 교육을 얼마나 중시하였는지 알려주는 대목이었습니다.
"말을 기다리던 소녀"… 500년 마녀목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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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녀목 '마녀목'으로 불리는 느티나무 고목 전설을 들려주는 마을 어르신 |
| ⓒ 정병진 |
그분은 "어릴 때는 이런 전설이 있는 줄 몰랐는데 나이 들어서야 알게 됐다"며 '마녀목 전설'을 들려주셨습니다.
원나라가 침략하던 시절, 개도에서도 전쟁에 사용할 말을 길렀다고 합니다. 당시 한 소녀가 점박이 말을 정성껏 키우고 있었는데, 어느 날 원나라 장수가 섬에 들어와 하필 그 말을 데려갔다고 합니다. 소녀는 큰 충격을 받아 병이 들었고, 그러던 어느 날 피를 흘리는 점박이 말이 다시 섬으로 돌아왔습니다.
전쟁터에서 상처를 입고 돌아온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병든 소녀는 결국 세상을 떠났고 말 역시 얼마 지나지 않아 죽고 말았습니다. 주민들은 두 존재를 함께 묻고 그 자리에 느티나무를 심었습니다. 그것이 지금의 '마녀목'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마녀'는 '말을 기르던 소녀'를 뜻한다고 했습니다.
세월 속에서 마녀목은 새끼 나무를 퍼뜨렸습니다. 주변에 서 있는 두 그루의 느티나무는 어르신이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에는 아주 작은 나무였는데, 70여 년이 흐른 지금은 제법 큰 나무로 자라 있었습니다.
청석포의 천연 돌침대와 이름도 재밌는 '딴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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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석포 청석포 몽돌해변과 그 부근의 편편한 바위 |
| ⓒ 정병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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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층계처럼 돼 있는 바위 편편하게 층계처럼 돼 있는 바위. 옛날에 구들장으로 쓰려고 바위를 잘라내 이렇게 되었다고 한다. 이곳은 젊은이들이 캠핑장으로 즐겨 찾는다. |
| ⓒ 정병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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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딴섬과 바깥 딴섬 월항마을 가는 길에 보이는 딴섬과 바깥 딴섬 |
| ⓒ 정병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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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담길 월항마을의 돌담길 |
| ⓒ 정병진 |
마을 가장 높은 곳쯤 올라갔을 때 집 두 채가 나란히 보였습니다. 밭에서 김을 매던 할머니께 말을 건넸더니, 자신은 원래 다른 곳에 살다가 아들을 따라 얼마 전 이곳으로 들어와 아직 동네 사정을 잘 모른다고 했습니다. 아드님은 퇴직한 뒤 개도가 너무 좋아 집을 짓고 들어와 살고 있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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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항마을 앞바다 월항마을 맨 위쪽에 위치한 A씨 집에서 바라본 전망 |
| ⓒ 정병진 |
"사람들은 섬이라 하면 불편하다고만 생각하지만, 조용하고 여유롭게 살기엔 섬만 한 곳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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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씨의 개인 정원 모전마을 B씨의 개인 정원과 마을과 바다 풍경 |
| ⓒ 정병진 |
주인장이 건네준 커피를 마시며 정원을 바라보는데 마치 멋진 펜션에 와 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바다와 정원이 한데 어우러진 풍경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것은 그 넓은 정원에 잡초 하나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었습니다. 얼마나 부지런히 손질했는지 그대로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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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약밭 호령마을에서 시작하는 '사람길'을 걷다가 만난 숲속의 작약밭 |
| ⓒ 정병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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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길에서 보이는 여 사람길 전망 데크에서 보이는 여(바다 위로 삐죽 솟은 바위) |
| ⓒ 정병진 |
사람길은 더 이어졌지만 이번에는 끝까지 가보지 못했습니다. 아마 계속 걸으면 개도를 한 바퀴 돌아볼 수 있을 듯했습니다.
개도를 처음 둘러보았는데 아직 오염되지 않은 정겨운 섬이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여석마을 돌벅수와 모전마을 몽돌해변을 보지 못해 아쉽습니다. 다음에 다시 가서 봐야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겨자씨신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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