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결국 인텔 파운드리 손잡았다…파운드리 부활 가시화

김문기 기자 2026. 5. 9.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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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레이다] 애플-인텔, 반도체 위탁 생산 예비 합의

[디지털데일리 김문기기자] 애플과 인텔이 아이폰 및 맥 등 애플 기기에 탑재될 반도체를 인텔 파운드리에서 생산하기로 하는 예비 합의에 도달하며 미 반도체 제조 공급망의 대대적인 재편을 예고했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독점 보도에 따르면 애플(Apple)과 인텔(Intel)은 인텔이 애플 기기를 구동하는 칩의 일부를 제조한다는 내용의 예비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지난 1년 넘게 집중적인 협상을 이어왔으며, 최근 몇 달 사이 공식적인 거래 안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합의는 대만 TSMC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애플의 전략과 파운드리 사업을 부활시키려는 인텔의 이해관계, 그리고 '메이드 인 USA' 반도체를 강조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이 맞물린 결과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딜의 결정적인 촉매제 역할을 했다. 미 정부는 지난해 여름 약 90억 달러의 연방 보조금을 인텔 주식으로 전환해 지분 10%를 확보하며 인텔의 최대 주주 중 하나가 됐다.

하워드 러트닉(Howard Lutnick) 상무장관은 지난 1년 동안 팀 쿡 애플 CEO를 비롯해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잇따라 접촉하며 인텔 파운드리 이용을 강력히 권고해 왔다. 그 결과 인텔은 엔비디아(50억 달러 투자 및 CPU 위탁 생산), 스페이스X(테라팹 협력)에 이어 애플까지 고객사로 맞이하며 '빅3' 파트너십을 완성하게 됐다.

인텔은 지난해 립부 탄(Lip-Bu Tan)을 최고경영자로 영입한 이후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TSMC 출신의 로웨이젠(Wei-Jen Lo)을 영입하는 등 기술력을 강화하는 한편, 14A로 명명된 최첨단 공정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백악관에서 팀 쿡에게 인텔 활용을 직접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우리가 들어가자마자 애플과 엔비디아 등 똑똑한 사람들이 인텔로 모여들었다"며 정부 주도 반도체 정책의 성과를 자평하기도 했다.

애플 입장에서도 이번 합의는 선택이 아닌 필수에 가깝다. 팀 쿡 CEO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첨단 칩 공급 부족으로 아이폰과 맥의 수요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고 공식 시인한 바 있다.

특히 TSMC의 생산 용량이 엔비디아 등 AI 칩 설계사들로 쏠리면서 애플의 협상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애플은 지난 2020년 인텔 칩을 버리고 독자 설계 칩으로 전환했으나, 이번 합의를 통해 설계는 독자적으로 하되 제조는 다시 인텔의 공장을 활용하는 '실리적 동맹'을 맺게 됐다.

한편, TSMC의 기술력이 여전히 압도적이지만, 미 정부의 자금 지원과 행정적 압박이 결합된 인텔의 추격은 파운드리 시장의 경쟁 구도를 근본적으로 뒤흔들 수 있다. 결국 애플의 숙제는 인텔의 최첨단 공정이 TSMC 수준의 수율과 성능을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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