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싸지는 대신 도수치료 0원? 5세대 실손 갈아타기 전 ‘필독’

5세대 실손의료보험이 지난 6일 출시된 이후 소비자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비중증 비급여 보장은 대폭 줄어들지만, 중증 비급여와 임신·출산 관련 보장은 강화되고 보험료도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가입 세대와 병원 이용 패턴에 따라 유불리가 극명하게 갈릴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암·뇌·심장질환 등 중증 비급여 보장 강화다. 예컨대 중증 암으로 상급종합병원에 입원해 비급여 진료비가 3000만원 발생했다면, 4세대 실손에서는 자기부담률 30%가 적용돼 보험금 2100만원을 받고 가입자가 900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반면 5세대에서는 상급종합병원 입원 시 연간 자기부담 상한 500만원이 새롭게 적용돼 가입자 부담은 약 400만원 줄어 500만원이 되고, 보험금이 2500만원으로 늘어난다.
실손보험은 세대가 바뀔수록 자기부담률이 높아지는 구조였다. 통상 1세대(2009년 이전)는 자기부담이 거의 없고, 2세대(2009~2017년)는 10~20%대 비율로 자기부담이 생겨났다. 이후 3세대와 4세대를 거치며 비급여 자기부담률은 20~30% 수준까지 높아졌다. 이번 5세대에서는 비중증 비급여 자기부담률이 50%까지 올라갔다. 대신 중증 비급여에 대해선 30%의 자기부담률이 유지되고 연간 자기부담 상한액 500만원도 처음 도입됐다. 이에 따라 중증 치료를 받았을 땐 일부 3·4세대 가입자보다 5세대가 유리한 경우가 생겨난다.
임신·출산 보장이 새롭게 포함된 점도 특징이다. 기존 1~4세대 실손은 자연분만·제왕절개·산전검사·산후관리 등을 대부분 ‘질병이 아닌 자연적 생리현상’으로 분류해 보장하지 않았다. 임신중독증, 자궁외임신, 전치태반 등 질병 코드가 붙는 경우에만 일부 보장이 가능했다. 발달장애 치료 역시 기존 실손에선 보장이 제한적이었다. 반면 5세대부터는 임신·출산·발달장애 관련 급여 의료비가 처음 보장 범위에 포함되면서 출산을 앞둔 가입자들에겐 5세대가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감기·독감·폐렴 등으로 의원급 급여 진료를 받았을 땐 보장이 일부 축소될 수 있다. 동네의원에서 독감·폐렴으로 각종 검사와 처치를 받아 총 외래진료비 15만원(건강보험공단 10만5000원, 자기부담 4만5000원)이 발생했다고 가정하면 4세대에서는 최소 자기부담금 1만원을 제외한 3만5000원을 보험금으로 받을 수 있다. 하지만 5세대에서는 건강보험 본인부담률 30%가 자기부담금으로 반영되면서 보험금이 3만1500원 수준으로 줄어든다. 상대적으로 소액 진료에서는 4세대와 5세대 보험금 차이가 크지 않다. 이보다 급여 치료비가 높아지거나 상급병원으로 갈수록 5세대 가입자의 자기부담이 더 커지는 구조다.
도수치료·비급여 주사 등 비중증 비급여 보장은 더 크게 축소된다. 비급여 외래 치료비가 50만원 발생한 경우 4세대 실손은 자기부담금(30%)를 제외한 약 35만원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반면 5세대 실손에서는 도수치료·체외충격파 치료·비급여 주사제 등 일부 비중증 비급여 항목이 보장 대상에서 기본적으로 제외된다. 따라서 해당 치료를 자주 받는 가입자는 5세대 전환 시 보험금 수령액이 크게 줄거나 아예 보장을 받지 못할 수 있다.
5세대 실손의 최대 장점은 보험료가 크게 낮아진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5세대 실손보험료는 1·2세대 대비 절반 이상, 4세대 대비 평균 30%가량 낮아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월 10만원 안팎의 보험료를 내는 일부 3·4세대 가입자 가운데 ▶병원 이용 빈도가 낮고 ▶중증 질환 진료 가능성이 크거나 ▶임신·출산 보장을 고려하는 경우엔 5세대 전환을 검토하는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
다만 2013년 3월 이전 가입자(약 1700만 명)로 재가입 조항이 없는 1세대와 일부 2세대 가입자의 경우엔 5세대로 전환할 유인이 크지 않다. 1세대 실손은 자기부담이 거의 없고, 중증 비급여 치료 역시 가입 한도 내에서 대부분 보장 가능하다. 여기에 도수치료·비급여 주사 등 비중증 비급여 보장도 상대적으로 폭넓기 때문이다. 특히 1세대 가입자 상당수가 2009년 이전 가입한 50대 이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임신·출산 보장 확대의 실익은 크지 않은 반면 향후 의료비 지출 가능성은 높다. 이들의 경우 굳이 보장을 축소하면서까지 5세대로 갈아탈 필요성이 낮다.
그럼에도 높은 보험료 부담으로 해지를 고민하는 1·2세대 가입자라면 오는 11월부터 시행 예정인 ‘선택형 할인특약’과 ‘계약전환 할인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기존 계약을 유지하면서도 ▶근골격계 물리치료·체외충격파 치료·비급여 주사제 보장 제외 ▶비급여 자기공명영상(MRI)·자기공명혈관조영술(MRA) 보장 제외 ▶자기부담률 20% 적용 등을 선택하는 ‘선택형 할인특약’에 가입해 보험료를 낮출 수 있다. 또 기존 계약을 5세대 실손으로 전환할 경우 5세대 보험료를 3년간 50% 할인받을 수 있다. 일부 1·2세대 가입자는 기존 보험료 대비 최종적으로 80% 이상 보험료 부담을 낮출 수 있다.

김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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