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재고 ‘뚝뚝’...“수요 파괴 온다” 월가의 경고

최창원 매경이코노미 기자(choi.changwon@mk.co.kr) 2026. 5. 8.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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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 바닥→가격↑→강제적 수요 감소
실물경제 둔화 이어져 경기 침체 우려
JP모건 “6월, 상업용 원유 재고 임계점”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연합뉴스)
전 세계 원유 재고가 빠르게 줄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S&P 글로벌 에너지 자료를 인용해 지난 4월 전 세계 원유 재고가 약 2억배럴(하루 평균 660만배럴)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짐 버크하드 S&P 글로벌 에너지 원유 리서치 책임자는 “일반적으로 한 달간 글로벌 재고 변동폭은 수십만~100만배럴 수준”이라며 “4월 감소분은 통상적인 범위를 크게 벗어난다”고 설명했다.

월가에서는 ‘수요 파괴(demand destruction)’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수요 파괴는 원자재 시장에서 주로 쓰이는 용어다. 원유 재고 급감이 유가 급등으로 이어지면, 소비자와 기업이 버티지 못하고 소비 자체를 줄이는 현상을 뜻한다. 예를 들어 기름값 부담에 운전을 줄이거나, 항공·물류·화학 기업 등이 비용 부담 때문에 생산과 운송을 축소하는 식이다. 높은 가격이 강제로 수요를 꺾어 시장 균형을 맞추는 셈이다. 문제는 이 과정이 실물경제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소비는 위축되고 기업 투자도 줄어들면서 경기 전반에 부담을 줄 수 있다.

JP모건은 최근 ‘Oil Flash note’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제는 원유 재고를 풀어 시장을 안정시키는 것도 한계 수준에 직면했다”며 “관리 가능한 조정(managed adjustment) 국면에서 강제적 조정(forced adjustment) 국면으로 바뀌고 있다”고 짚었다. 그동안은 산유국 증산이나 비축유 방출로 가격 급등을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공급 부족과 재고 감소폭이 너무 커 시장 스스로 수요를 꺾는 방식으로 균형을 맞춰야 하는 상황이라는 의미다.

JP모건은 오는 6월 상업용 원유 재고가 ‘임계 수준(operational stress levels)’에 봉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임계 수준은 더 이상 재고 여유가 없는 상황을 일컫는다.

골드만삭스도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원유 재고가 8년 만의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휘발유·경유·항공유 등 정제유 재고는 전 세계적으로 약 45일분 수준에 불과하다고 추산했다. 골드만삭스는 “일부 지역과 제품의 재고 소진 속도는 심각하게 걱정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 칼라일그룹의 제프 커리 최고전략책임자(CIO)도 최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미국 원유 재고가 7월 중 바닥을 드러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오늘 당장 전쟁이 끝나고 원유 생산이 재개되더라도 공급망이 정상 흐름을 되찾기까지는 최소 3개월 이상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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