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야 현실이야”…뒤통수치다 덜미 잡힌 주가조작단

김나연 매경이코노미 인턴기자(nayeun0701@naver.com) 2026. 5. 8.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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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영화 ‘작전’ 주인공 자처
한 달 만에 1900원→4000원
“부당이득 14억·원금 30억 몰수”
대검찰청, 리니언시 1호 사건
시세조종 사건 수사 결과 발표하는 신동환 부장검사 (연합뉴스)
2009년 개봉한 영화 ‘작전’의 주인공을 자처하던 유명 주가조작 전문가와 증권사 간부, 방송인 양정원씨 남편과 전직 축구선수 등이 얽힌 대규모 시세조종 사범들이 검찰에 적발돼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서로 속고 속이는 배신극 끝에 목표 수익 달성에 실패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신동환 부장검사)는 8일 브리핑을 열고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3명을 구속기소하고 공범 6명을 불구속·약식 기소했다고 밝혔다. 소재가 파악되지 않은 1명은 지명수배했다.

이들은 2024년 12월부터 2025년 4월까지 차명 계좌로 코스닥 상장사 주식을 289억원 이상 사고팔아 주가를 인위적으로 상승시키고 14억원 이상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서울남부지검 제공)
사건의 시작은 치밀했다. 기업사냥꾼 A씨와 당시 현직 증권사 부장 B씨가 시세조종을 기획했고, 방송인 양정원 씨의 배우자 C씨가 작전에 필요한 자금 30억원과 차명계좌, 대포폰을 제공했다. 이들은 통정매매와 가장매매를 통해 거래량을 평소의 400배까지 폭등시켰다. 1900원대였던 주가를 한 달 만에 4000원 선까지 끌어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목표했던 주당 7000원까지 오르는 데 시간이 걸리자, A씨 측 선수 중 한 명이 주식을 대거 팔고 해외로 잠적하는 ‘배신’을 감행했다. 주가가 하한가를 기록하자, 이후 이들은 프로축구 K-리그 출신의 주가조작 선수를 ‘용병’으로 추가 영입해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신 부장검사는 “주가가 애초 목표인 8000원~1만2500원까지 오르기도 전에 공범 한 명이 배신하며 부당이득액이 14억원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당이득액은 물론 시세조종에 쓰인 원금 30억원까지 전부 몰수·추징할 예정”이라며 “근본적인 범행 동기를 박탈하고 주가 조작을 하면 남는 건 형벌밖에 없다는 원칙을 실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대검찰청에 접수된 ‘자진 신고자 형벌 감면(리니언시)’ 1호다. 검찰은 자수자가 누구인지 밝히지 않았지만 “최종 유죄 확정시까지 진실을 밝히는 데 기여한 정도에 따라 형이 면제되거나 감경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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