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배율규제 1배 강화시 조달비용 0.26%P 증가"…학계 "규제완화" 한목소리

문채석 2026. 5. 8.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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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신용카드학회 춘계세미나' 개최
서지용 교수, 레버리지 규제와 조달비용 상관관계 정량적 입증
"생산적 금융 활성화 위해 규제 완화 및 비금융 진출 허용해야"

카드사의 레버리지 배율 규제를 1배 강화할 경우 조달비용이 약 0.26%포인트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자산 건전성 규제 강화가 실제 자금 조달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정량적 지표로 입증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학계 전문가들은 카드사의 경영 애로를 해소하고 생산적 금융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금융당국이 조속히 레버리지 배율 규제를 완화하고 플랫폼 및 비금융 사업 진출 제한을 풀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신용카드학회가 8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개최한 2026 춘계세미나에 참석한 패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진호 상명대 교수, 석일홍 김·장 변호사, 장명현 여신금융연구소 선임연구원, 서지용 신용카드학회장, 이화여대 채상미 교수, 이건희 한국신용카드학회 이사, 최철 숙명여대 교수. 한국신용카드학회
"레버리지 규제, 조달비용 늘려 혁신 투자 저해"

8일 한국신용카드학회는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2026 춘계세미나'를 열고 '소비자 후생 제고 및 생산적 금융 활성화를 위한 금융규제 완화' 방안을 논의했다.

서지용 상명대 교수는 '레버리지 배율 규제 완화와 기대효과' 주제 발표를 통해 "레버리지 규제가 강해질수록 카드사의 조달비용을 늘려 혁신 투자 여력을 약화시킨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가 국내 7개 카드사의 2016년 1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의 패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레버리지 배율 규제가 1배 강화되면 조달비용은 약 0.26%포인트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레버리지 배율은 자기자본 대비 총자산 한도를 의미하며, 이 수치가 낮을수록 자산 건전성이 탄탄하다는 지표로 쓰인다. 서 교수는 "규제 한도에 근접할수록 신용평가사들이 등급을 낮게 평가해 위험 프리미엄이 급증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규제 한도가 1~2배만 완화되어도 조달비용이 0.23%포인트 하락하는 효과가 발생했다.

현재 금융당국의 규제 한도는 8배지만, 배당성향이 30%를 초과하는 카드사는 사실상 7배 규제를 적용받는다. 조사 결과 삼성카드가 4.9배로 가장 낮았으며, 현대카드는 7.1배로 규제 한도에 가장 근접했다. 서 교수는 "레버리지 규제 완화는 조달비용 절감으로 이어지고, 이는 결국 카드론 금리 인하를 통해 소비자 후생으로 직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자들이 여행지에서 카드 대신 가상자산으로 결제하는 모습을 표현한 이미지.
신수익 모델 창출해야"… 금산분리 완화 필요

채상미 이화여대 교수는 '카드사의 플랫폼·비금융 사업 진출 규제 완화 필요성' 발표에서 "빅테크 기업은 플랫폼에서 금융으로 자유롭게 영역을 확장하는 반면, 카드사는 금융사라는 이유로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꼬집었다.

채 교수에 따르면 카드사는 월 120억 건 이상의 결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이 데이터가 마이데이터 2.0이나 생성형 인공지능(AI)과 결합할 경우 ▲금융 소외계층 대상 대안신용평가 ▲소상공인 경영 인텔리전스 제공 ▲초개인화 금융 서비스 등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채 교수는 건전성 훼손, 소비자 보호 등 5가지 리스크를 언급하며 "규제 완화는 규제 철폐가 아니라, 사전 진입 규제에서 위험 기반의 사후 감독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카드사의 사업투자 방향과 제도변화' 발표에서 국내 기업금융을 대출 중심에서 투자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1000조원을 넘지만 벤처 투자는 13조원 수준에 불과하다. 그는 "해외 주요 카드사들이 핀테크 인수합병(M&A)이나 스타트업 지분 투자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확보한 것과 달리 한국은 기업공개(IPO) 투자에만 지나치게 쏠려 있다"며 금융회사가 기술 기업에 직접 투자할 수 있도록 금산분리와 부수 업무 제한을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명현 여신금융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법인카드 규제와 무이자 할부 구조 변화가 소비자 혜택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장 연구원은 "조달 스프레드 확대와 만기 압력 증가는 무이자 할부 혜택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비용 부담 배분과 소비자 편익 변화를 고려한 정교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도 규제 혁파 목소리가 높았다. 이건희 신용카드학회 이사는 "정부의 사잇돌대출 등은 절차가 복잡하고 금리 메리트가 낮아 카드사가 활용하기 어렵다"며 "카드채 발행 한도를 확대해 실질적인 자금 조달 여건을 개선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최철 숙명여대 교수는 "카드사는 이미 소비자와 가맹점을 잇는 플랫폼 역할을 수행 중"이라며 "신고 업무가 사실상 허가제처럼 운영되는 현실을 개선해 카드사가 자유롭게 금융·비금융 융합 모델을 설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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