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사망 사건 경종 울린 판결" "이러면 누가 자식 군에 보내나"

김화빈 2026. 5. 8.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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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채해병 순직 임성근 전 사단장 3년 선고에 오열한 모친 "지휘관들 잘못된 지시로 자식 허망하게 보내"

[김화빈, 이정민 기자]

▲ 채해병 모친 기자회견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채해병 순직 사건 관련 혐의에 대해 1심 법원이 징역 3년을 선고한 가운데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채해병 어머니와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의견을 밝히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채해병 순직사고 발생 1024일 만에 법원이 임성근 전 해병대1사단장을 사고 원인의 큰 책임자로 지목하고 징역 3년을 선고하자, "군 사망 사건에서 보이는 은폐나 축소 왜곡 문제에 경종을 울린 중요한 판결"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고인의 유족은 "형량에 너무 실망스럽다"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관련기사: "이런 사람 처음 본다" 재판장도 경악한 임성근 태도, 징역 3년 부메랑 https://omn.kr/2i3pv).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 22부(재판장 조형우 부장판사)는 8일 오전 채해병 사망과 관련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를 받는 임성근 전 사단장(소장), 박상현 전 여단장(대령), 최진규 전 포11대대장(중령), 이용민 전 포7대대장(중령), 장수만 전 제7포병대대 본부중대장(대위)에 대한 선고공판을 열고 피고인 전원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임 전 사단장에 대해 징역 3년을 선고하고 그가 청구한 보석신청을 기각했다. 박 전 여단장과 최 전 대대장에겐 금고 1년 6개월을, 이 전 대대장에겐 금고 10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 했다. 장 전 본부중대장에겐 금고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사고의 가장 큰 원인은 상급 지휘관들의 무리하고 잘못된 지시에 있고, 장 전 본부중대장은 현장 지휘관으로서 (하급자가) 거스르기 어려운 상부의 지시를 그대로 이행하기 위해 입수를 강행했다"라며 "상급 지휘관들에게 그 책임을 제대로 물을 수밖에 없다"라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유족의 오열 "임성근 절대 용서 못 해... 형량 너무 가벼워 실망"
▲ 채해병 모친 기자회견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채해병 순직 사건 관련 혐의에 대해 법원이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했다.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채해병 어머니가 기자회견을 하며 발언을 정리한 메모지를 손에 들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선고 직후 법원 복도에서 "소중한 아들이 보고싶다"라며 오열하던 채해병의 모친은 "지휘관들의 잘못된 판단과 지시로 허망하게 (자식을) 보낸 부모의 억울함과 원통함을 조금이라도 위로받을 수 있게 법의 엄중함을 보여줄 줄 알았다"라며 "형량에 너무 실망스럽다"라고 말했다.

채해병 모친 하아무개씨는 이날 낮 12시 법원 청사 내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들 희생에 대한 책임이 이렇게 가볍다면 어느 부모가 안심하고 자식을 군에 보내겠나"라며 "지휘관 임성근, 박상현, 최진규에 대해 끝까지 엄벌과 처벌을 원한다. 절대 용서 못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부모 입장에서는 징역 20년이나 10년 (선고가) 나와도 제 자식은 지금 없지 않나"라며 "지금 사는 게 사는 게 아니고, 모든 게 단절이 돼 버렸다. 모든 게 무의미하게 살고 있다"라고 말했다.

1심 선고를 방청한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판결문에서 이례적으로 임 전 사단장에 대한 질책이 명확하게 있었다"라며 "군 사망 사건에서 보이는 (사건 책임의) 은폐나 축소 왜곡 문제를 일소할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경종을 울린 매우 중요한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임 소장은 "대한민국은 징병제 국가이고 '군 복무로 인해서 불이익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헌법에 명시돼 있는데 (국가는) 국방의 의무만 강조할 뿐 불이익에 대해서는 전혀 얘기하지 않고 있다"라며 "그런 점에서 주요 군 지휘관들에게 큰 경종을 울리는 판결이 될 것"이라고 했다.

군인권센터는 이후 성명에서 "채해병 죽음에 처음으로 법적 책임이 인정된 것"이라면서도 "오늘의 유죄가 이 사건 마침표가 되어선 안 된다. (이 사건과 관련된) 수사 외압 사건의 전모는 아직 재판 중이며, (이 사건 초동) 수사기록을 회수하고 박정훈 전 해병대수사단장을 항명죄로 기소해 진실을 틀어막으려던 윤석열과 그 공범들이 아직 법의 심판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해병대 예비역들 일갈 "부하 죽음에 책임 떠밀고 구명 로비 시도한 지휘관들 책임 물어야"
▲ 임성근 전 사단장 1심 징역 3년 선고, 해병대예비역연대 기자회견 채상병 순직 사고의 책임자로 지목돼 재판에 넘겨진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에 대한 1심 선고가 내려진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원들과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이 사건 초기부터 진상규명을 위해 활동해 온 해병대 예비역들은 "오늘의 판단이 군 지휘관 특히, 해병대에 무겁게 느껴지기 바란다"라고 일갈했다. 정원철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장은 "고인과 유족의 회복할 수 없는 피해는 물론 이 사건에 대한 국민적 분노, 해병대의 명예 실추 등을 생각하면 무겁다고 보기 어려운 판결"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날 선고 직후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명령에 죽고 명령에 사는 군에서 임성근은 합참의 단편명령을 불복종하며 현장을 지휘했고, 박상현은 위법하고 무리한 명령을 분별없이 따르며 장병들을 위험 속으로 내몰았다"라며 "임성근이 항명해 군의 질서를 문란케하여 중대한 사고로 이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회장은 "채상병 순직 이후 VIP 격노와 수사 외압으로 이어졌다. 윤석열 정권은 사단장과 여단장을 혐의자에서 제외했다"라며 "채해병이 숨지던 그날 해병대 지휘관들은 부하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서로 떠넘기고, 혼자 살겠다고 구명 로비 시도하고, 동료를 항명죄로 팔아넘겼다"라고 질타했다.
▲ 임성근 전 사단장 1심 징역 3년 선고, 해병대예비역연대 기자회견 채상병 순직 사고의 책임자로 지목돼 재판에 넘겨진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에 대한 1심 선고가 내려진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원들과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석열이 왜 격노했는지, 수사외압의 배경이 무엇인지 아직 제대로 (진상규명이) 이뤄지지 못했다"라며 "우리는 오늘의 판결을 끝이 아니라 시작으로 기억하고, 채해병을 순직에 이르게 한 세력에 대해 끝까지 법·역사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채해병의 억울한 죽음의 진실이 이제서야 조금 밝혀진 것 같다"라면서도 "무슨 이유에서 수사 외압이 이뤄졌는지, 당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왜 호주대사로 급히 나가게 됐는지 이런 부분들이 철저히 밝혀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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