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에서 3만 7천 보 걸은 날, 실감하게 된 사실
[김종섭 기자]
지난 7일 프라하 여행 3일 차, 이날도 여전히 새벽에 눈이 떠졌다. 아들이 한국에서 여러 종류의 햇반 컵반과 라면을 준비해 왔다. 강된장 보리비빔밥, 버터 장조림비빔밥, 매콤한 김치날치알밥, 중화 마파 두부덮밥 등 종류도 다양했다. 이국 땅 새벽에 모처럼 야영지에서나 먹을 법한 한국 간편식으로 든든하게 아침 식사를 마치고 오전 7시 숙소를 나섰다. 가끔은 조리를 해 먹으려고 호텔이 아닌 한국의 리조트 같은 느낌의 숙소를 얻었다.
숙소는 1박에 20만 원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비교적 비싼 느낌이지만, 지금은 1박당 50만 원가량 숙박 요금이 올라 있다고 한다. 예약이 내년까지 끝난 상태라고 하니 운 좋게 숙소를 얻어낸 셈이 되었다. 시내 제일 번화한 중심가라 걸어서 대부분의 유명 관광지 순례가 가능하다.
7시 반에 숙소에서 나왔다. 아들은 며칠 정도 근교에서 볼일이 있어 이날은 특별히 시내 구석 색다른 여행을 하기 위해 아들 행선지 근처까지 도보로 동행했다. 중간에 걷다가 카페에 들어가 커피와 빵도 곁들였다. 인도나 도로 대부분이 시멘트나 아스팔트가 아니라, 타일을 붙이듯 돌을 박아 만든 길이라 울퉁불퉁한 인도를 걷는 것이 다소 부담스러운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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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라하 시내 백화점 내부 아시아 마트 |
| ⓒ 김종섭 |
두세 시간 쇼핑을 했다. 아들이 약속 장소에서 백화점으로 왔다. 대형 마트에서 음료와 맥주, 과일과 필요한 몇 가지를 사서 새로 산 캐리어에 담아 백화점을 빠져나와 일단 숙소로 향했다. 숙소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3시경, 프라하성을 관람하기로 했다. 가파른 프라하성 언덕길을 제대로 오르기 위해 먼저 늦은 점심 식사로 체력을 보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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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코의 전통 음식 '꼴레뇨'와 시원한 코젤 다크 맥주 |
| ⓒ 김종섭 |
여지없이 긴 대기 줄에 종업원은 몇 명이 왔냐고 묻더니, 세 사람 앉을 자리가 있다면서 대기 줄에서 빠져나와 식당 안으로 운 좋게 들어갔다.
아들은 이곳에서 전날 만난 손님들과 먹은 메뉴라면서 여러 가지를 한 상 푸짐하게 주문했다. 꼴레뇨(Koleno),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족발인데 족발 부분이 아니라 돼지 무릎 부위라고 한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체코의 대표 요리이다.
자우어크라우트(양배추 절임)와 머스터드소스가 곁들여져 있고, 슈니첼(Schnitzel)이라는 얇게 펴서 튀긴 돼지고기 요리와, 루콜라와 비트라는 채소 위에 구운 염소 치즈와 견과류, 살구를 올린 신선한 샐러드와 감자 샐러드까지 푸짐했다. 감자 샐러드의 현지 이름은 '브렘보로비 살라트(Bramborový salát)'라고 한다고 한다. 프라하에서 식탁에 빼놓을 수 없는 맥주로 우리는 짙은 색의 흑맥주인 코젤 다크 맥주를 곁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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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00년에 걸쳐 완공되었다는 프라하성 성당,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가 압권 |
| ⓒ 김종섭 |
첫 번째 프라하성 유료 관광지는 성당이다. 성당 내부의 스테인드글라스가 제일 압권이다. 성당은 무려 600년에 걸쳐 완공되었다고 한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신비로운 광경들이다. 프라하성에서 3시간 이상을 투어하고 걸어서 숙소로 오는 길에 작은 공원을 잠시 산책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숙소에서 잠시 쉬었다가 야경을 볼 계획이었는데 다들 침대에 누워 잠이 들어버렸다. 실컷 잤다고 생각했는데 밤 12시가 가까워오고 있다. 불빛이 꺼진 침대에 누워 오늘 하루 관광의 여정을 글로 옮겨가는데, 이내 아내는 잠들어 버리고 아들은 건넌방에서 코 고는 소리로 여정의 피곤함을 대신한다.
이날만 3만 7000보 이상을 걸었다. 우리 부부는 평상시 산책길에 1만 2000보를 걷는다. 그 산책 덕분인지 그 이상의 도보도 지탱한 원동력이 된 듯하다. 유럽 여행은 힘 있을 때 여행을 해야 한다고 하던 말들이 실감 난다. 걸을 수 있다는 건강한 체력 하나만으로도 지금 만족한 자신을 발견한 하루 여행으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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