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고문 의혹' 정형근 논란에 진행자와 설전..."지역내 신망 높다"

곽우신 2026. 5. 8.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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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 도중 질문 이어지자 "이 정도 하자"... 여권 "철회 안 할 거면 사퇴하라"

[곽우신 기자]

 8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와 전화 인터뷰에 나선 한동훈 후보는 정형근 전 의원을 후원회장으로 앉힌 이유에 대해 "일단 이건 지역 선거이다. 지역민의 정말 많은 추천을 받았다"라며 "(정 전 의원이) 지역 내 신망이 크시더라"라고 밝혔다.
ⓒ MBC
부산광역시 북구갑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과거 '고문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정형근 후원회장 관련 지적에 '발끈'하고 나섰다. 라디오 인터뷰 도중 진행자의 질문을 자르는 등 불쾌한 감정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다른 경쟁 후보들과 달리 지역구 연고가 없는 한 후보는, 지역과의 밀착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관련 인사들을 캠프로 끌어모으고 있다. 해당 지역구가 분구되기 이전 3선을 한 바 있는 정형근 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을 후원회장에 위촉한 것도 이같은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정 전 의원은 대표적인 공안 검사 출신 정치인으로, 여러 시국 사건 수사 과정에서 '고문'과 연루됐다는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관련 기사: '한동훈 후원회장' 정형근, 고문 의혹에 '묵사마' 구설 https://omn.kr/2i3dk). 여권에서도 정형근 전 한나라당 국회의원의 과거 언행을 지적하며,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형근 방어 나선 한동훈 "지역 내 신망이 크더라... 후원회장 아니라 나를 뽑는 것"

8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와 전화 인터뷰에 나선 한동훈 후보는 정 전 의원을 후원회장으로 앉힌 이유에 대해 "일단 이건 지역 선거이다. 지역민의 정말 많은 추천을 받았다"라며 "(정 전 의원이) 지역 내 신망이 크시더라"라고 밝혔다.

이어 "서병수 전 부산시장께서 탈당하시고 저희 명예선대위장을 맡아주셨잖느냐"라며 "박민식·전재수의 시대 전후해서 앞쪽에서 3선을 했던 정형근 전 의원, 그리고 지금까지 맡아오셨던 서병수 시장이 전부 다 저를 지지하시는 셈"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지역에서 한동훈이라는 사람을 받아주고 한동훈이라는 사람에 대해서 어떻게 보면 보증을 해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한 "정 전 의원 같이 누가 봐도 강한 보수 성향을 가지신 분께서도 계엄과 탄핵의 바다를 건너서 보수를 재건하겠다는 한동훈의 뜻에 공감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다만 "이건 제 선거지 후원회장을 선거하는 건 아니잖느냐"라며 "모든 생각이 같은 건 당연히 아니다"라고 거리를 두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하정우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후원회장을 맡은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을 걸고 넘어지기도 했다. "그분이 '부산 3기 암' 발언도 했었고, 라임 사태 때 거액 불법 금품수수로 기소돼서 재판 중인데 거기에 다 동의하고 공감해서 (하 후보가) 후원회장으로 모신 건 아니지 않겠느냐?"라는 반문이었다.

진행자가 정 전 의원의 고문 수사 가담 및 지시 의혹에 대해 따져 묻자, 한 후보는 재차 "이건 지역 선거고 후보는 저"라며 "선대위원장이 아니라 후보 후원회장이시잖느냐"라고 즉답을 피했다.

그러자 진행자는 정 전 의원이 2022년 2월 7일 보수 유튜브 채널 <자유헌정TV> 등에 출연해 사전투표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한 점을 꼬집었다. 한 후보가 보수 진영 내 부정선거 음모론을 비판했던 것과 배치되는 인사라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하지만 한 후보는 "이분이 제 선거의 방향성을 지정하는 분이 아니다"라며 "지역에서 저를 후원하고 지역민들의 마음을 모아주시는 분이다, 이렇게 이해해 주시라"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후원회장을 뽑는 것이 아니고 저를 뽑는 것"이라며, 다시 "그렇게 따진다면 제가 하정우 후보한테 '라임에서 돈 받아도 되는 것'인지 그리고 '부산 3기 암 발언에는 동의하기 때문에 모신 것이냐' 이렇게 묻고 싶다"라고 화살을 돌렸다.

진행자와 설전... 하정우 후원회장과 김대중 전 대통령까지 끌고 온 한동훈
 무소속 한동훈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예비후보가 4일 오후 부산 구포동 북구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뒤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 과정에서 질문을 이어가려는 진행자와 이를 끊고 화제를 돌리려는 한 후보 사이 언성이 높아지며 서로의 말이 맞물리기 시작했다. 한 후보는 "계속 물어보신다"라며 "지금 후원회장에 대해서 선거하는 건 아니니까 이 정도 하시자"라며 불쾌한 감정을 표하기도 했다.

한 후보는 "후원회장께서는 계엄과 탄핵 이후에, 계엄과 탄핵에 대한 저의 생각에 전적으로 공감을 표시해 오신 분"이라며 "제가 과거의 모든 문제를 가지고 '이런 사람은 안 되고' 이렇게 갈 수는 없다"라고 강변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저는 보수를 재건하는 데 있어서는 지금 미래를 향해 같이 갈 수 있는 사람들 다 모여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진행자가 집요하게 정 전 의원의 과거 행적을 지적하며, 한 후보가 평소 표방했던 가치에 적합한 인물인지를 따져 묻자, 한 후보는 "지금 계속 말꼬리를 잡으신다"라고 반발했다. 한 후보는 "제가 그분이 했던 모든 일에 동의하거나 공감하는 것이 아니고, 그분의 생각을 제 정책에 반영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이 정도 하시면 좋을 것 같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서 그는 "DJ 정권 당시에도 엄삼탁, 당시 안기부의 아주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지금 말씀하신 식의 그분을 영입하지 않았느냐?"라며 "그때 DJ 대통령께서 그분의 그런 과거 행적에 동의해서 모셨던 건 아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비교하기도 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태우 정권의 실세이자 안기부 핵심 인사를 포용했돈 점을 언급하며 "미래는 포용력 있게 열어야 하고 지금 이 선거는 지역에서의 신망을 중시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한 후보가 "다음 넘어가시면 어떨까 싶다"라고 반복해서 주제를 바꾸자고 요구하자, 진행자는 마지막으로 '지역에서의 신망'이 결국 '득표력'을 뜻하는지 물었다. 그러자 "제 말씀을 그대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다"라며 "그것까지 해석을 우리가 여기서 하나하나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라고 답변을 거부했다.

이어지는 여권의 비판... 박지원 "한동훈, 덜익은 땡감으로 낙과할 것"

여권의 비판은 계속되고 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아직 덜 익은 땡감으로 낙과 할 것'이라는 게 한동훈 비대위원장 임명 후 박지원의 논평이었다"라며 "아직도 땡감이고 낙과가 다가오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후원회장에 정형근! 역시 한동훈은 아직도 덜 익었고 땡감? 특수검사 후보! 공안검사, 안기부 대공수사국장 후원회장! 고문이 떠오른다"라고도 연결했다.

박지혜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7일 오후 "고문 조작 의혹 당사자 소환한 한동훈 후보, 이것이 한동훈 후보가 꿈꾸는 '미래'인가"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우리 현대사의 어두운 단면인 '고문 수사'와 '공안 통치'의 상징을 다시 정치의 중심으로 불러들인 비상식적인 결정"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한동훈 후보는 법치와 상식을 강조해왔다. 국가 공권력에 의한 인권 유린 의혹의 정점에 있는 인물을 후원회장으로 모신 것이 본인의 상식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부산 시민의 높은 민주의식과 자부심을 철저히 무시하는 처사"라고도 직격했다.

박병언 조국혁신당 선임대변인 역시 같은 날 "정형근은 85년 무렵 민주화운동을 이끌고 있던 김근태 당시 민청련 의장에 대해, 자백을 하지 않는다는 보고를 받고 고문수사를 지시한 장본인"이라며 "그런데, 한동훈 후보는 그 후원회장으로 정형근을 위촉함으로써, 정형근이 우리사회에 긍정적으로 복귀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의미를 부여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동훈 후보는 이번 인선을 철회해야 한다. 정형근 위촉이 철회되지 않는다면, 한동훈 후보가 사퇴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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