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기지 않을 정도로 화려"... 짬침국립공원의 분홍빛 사냥꾼

이경호 2026. 5. 8.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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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침국립공원에서 만난 홍대머리황새는 한국 탐조인들에게는 꽤 낯선 새다.

홍대머리황새 떼는 짬침국립공원의 습지가 왜 살아 있는지를 증명해주는 듯했다.

홍대머리황새는 주로 수심 20~30cm 이하의 얕은 습지를 선호한다.

시기와 수위, 먹이 상황에 따라 개체 수가 크게 달라진다고 하는데, 필자는 운이 좋게 최소 300개체 이상의 홍대머리황새를 짬침국립공원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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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백로와 공존을 위한 비행] 한국엔 드문 홍대머리황새, 동남아 습지에선 상징적 대형 물새

[글쓴이 :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홍대머리황새와 버팔로
ⓒ 대전환경운동연합
짬침국립공원에서 만난 홍대머리황새는 한국 탐조인들에게는 꽤 낯선 새다. 한국에서는 기록이 드문 종이지만, 동남아시아 습지에서는 상징적인 대형 물새 가운데 하나다. 영어 이름은 페인티드 스토크(Painted Stork), 학명은 믹테리아 류코케팔라(Mycteria leucocephala)다.

이름 그대로 붉은 얼굴을 가지고 있고, 분홍빛 날개깃이 특징이다. 실제로 보니 믿기지 않을 정도로 화려해 보였다. 홍대머리황새 떼는 짬침국립공원의 습지가 왜 살아 있는지를 증명해주는 듯했다.

무리를 이뤄 먹이를 몰아가는 독특한 사냥 방식

가장 흥미로운 점은 홍대머리황새의 무리 사냥 습성이었다. 홍대머리황새는 혼자 먹이를 찾기도 하지만, 얕은 물에서는 여러 개체가 줄지어 이동하며 물고기를 한 방향으로 몰아붙이는 행동이 자주 관찰된다.

단순히 우연히 모여 있는 수준이 아니라 서로 일정 간격을 유지한 채 천천히 전진하면서 작은 어류나 양서류를 좁은 공간으로 압박한다. 그러면 개체들은 반쯤 벌린 부리를 좌우로 흔들며 먹이를 감지하고 순식간에 낚아챈다. 시각보다 촉각 의존도가 높은 사냥 방식이다.
 짬침에서 현장 모니터링 중인 필자의 모습
ⓒ 대전환경운동연합
특히 먹이가 풍부한 논습지나 얕은 범람원에서는 수십 마리가 동시에 움직이며 일종의 '포위망'을 만든다. 이 과정에서 발로 바닥을 휘저어 숨어 있던 물고기를 떠오르게 하거나, 날개를 펼쳐 그림자를 만들며 먹이를 놀라게 하는 행동도 보고된다.

일종의 협동 사냥인데, 특정 개체나 사냥감을 함께 사냥하지는 않기 때문에 협동을 통한 개별 사냥에 가깝다. 같이 몰면 더 잘 잡힌다는 것을 알고 일정 부분 협력하는 것이다.

숨막히는 야생의 협동전술, 황새 무리의 기막힌 사냥술 ⓒ 김병기의 환경새뜸

홍대머리황새는 주로 수심 20~30cm 이하의 얕은 습지를 선호한다. 먹이는 작은 물고기, 개구리, 갑각류, 수서곤충 등이다. 부리를 물속에 넣고 좌우로 흔드는 방식이 대표적이며, 먹이가 닿는 순간 반사적으로 부리를 닫는다고 한다.

이 때문에 탁도가 높아 시야가 흐린 물에서도 사냥이 가능하다. 베트남처럼 건기가 되면 먹이가 남아 있는 웅덩이에 새들이 집중되는데, 이때 짬침국립공원 같은 메콩강 범람원 습지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메콩 범람원이 지켜낸 마지막 서식처

사회성도 강한 편이라고 한다. 번식기에는 수백 마리가 집단 번식을 하며 왜가리, 따오기류와 함께 혼합 번식지를 이루기도 한다고 알려져 있다. 높은 나무 위에 둥지를 만들고, 건기 후반에 번식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어린 새들은 성장 뒤 수백 km 이상 이동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장거리 이동성 철새라기보다 강우와 수위 변화에 따라 이동하는 종이다. 먼 거리보다는 가까운 곳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 시기와 수위, 먹이 상황에 따라 개체 수가 크게 달라진다고 하는데, 필자는 운이 좋게 최소 300개체 이상의 홍대머리황새를 짬침국립공원에서 만났다.
 짬침의 홍대머리황새 모습
ⓒ 이경호
홍대머리황새는 세계에 대략 1만~2만 마리 수준으로 추정된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현재 '준위협' 종으로 평가하고 있다. 홍대머리황새의 가장 큰 위협은 습지 소실이다. 메콩강 유역과 남아시아 곳곳에서 논 개발, 수로 정비, 대규모 야자 플랜테이션으로 인한 농약 사용 증가 등으로 얕은 습지가 줄어들면서 먹이터가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홍대머리황새는 홍수와 건기라는 계절적 변화에 따른 물의 리듬을 따라 살아간다. 사람들은 늘 강을 직선으로 만들고, 범람원에 제방을 쌓고 땅을 넓힌다. 하지만 새들은 굽이치는 물과 범람원을 필요로 한다. 짬침의 잘 보전된 메콩 범람원은 이들에게 중요하고, 얼마 남지 않은 마지막 서식처로 보였다.
 짬침국립공원의 전경
ⓒ 대전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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